봄을 위하여 /천상병 외

2014.05.14 07:08

박영숙영 조회 수:313 추천:31

봄을 위하여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천상병·시인, 1930-1993)


+ 無言으로 오는 봄

뭐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천지신명天地神明께 쑥스럽지 않느냐
참된 것은 그저 묵묵히 있을 뿐
호들갑이라고는 전연 없네
말을 잘함으로써 우선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무지무지한
추위를 넘기고
사방에 봄빛이 깔리고 있는데
할 말이 가장 많은 듯한
그것을 그냥
눈부시게 아름답게만 치르는
이 엄청난 비밀을
곰곰이 느껴보게나
(박재삼·시인, 1933-1997)


+ 봄

불타버린 낙산사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기념사진을 찍다가
이렇게 웃어도 되는가?

날이 저물어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연둣빛 촉을 틔운 봄이
낙산사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바늘구멍을 통과한 낙타가 쉬는 것처럼
편안한 얼굴

나는 그 모습이 좋아
폐허의 낙산사에서 미소 지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던 것이다.
(맹문재·시인, 1963-)


+ 봄 일기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봄맞이

바람이
들판으로
봄 마중 갔다.

흙 묻은
비닐 조각 병 조각
널려 있다.

새싹이랑
겨울잠 깬 친구들
터억 막고 있다.

아차,
봄맞이 들판 대청소를
깜빡했다.
(추필숙·시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유튜브 박영숙영 영상'시모음' 박영숙영 2020.01.10 100
공지 우리나라 국경일 박영숙영 2015.07.06 341
공지 우리나라에는 1년 중 몇 개의 국경일이 있을까요? 박영숙영 2015.07.06 1630
공지 무궁화/ 단재 신채호 박영숙영 2015.06.16 274
공지 무궁화, 나라꽃의 유래 박영숙영 2015.06.16 709
공지 ★피묻은 肉親(육친)의 옷을 씻으면서★ 박영숙영 2014.10.19 442
공지 [펌]박정희 대통령의 눈물과 박근혜의 눈물 박영숙영 2014.06.14 413
공지 박정희 대통령의 눈물 / 머리카락도 짤라 팔았다 박영숙영 2014.05.28 376
공지 어느 독일인이 쓴 한국인과 일본인 ** 박영숙영 2011.08.02 500
공지 저작권 문제 있음 연락주시면 곧 지우겠습니다. 박영숙영 2014.02.08 211
172 4월 愛.. 은방울꽃 2011.04.12 477
171 나는 엄마의 어린 딸 / 어머니에 관한 시 모음 박영숙영 2014.05.14 476
170 미주한국문학켐프 한마당 박영숙 2009.08.23 475
169 방문 감사 문인귀 2009.09.02 468
168 씨뿌리는 법칙 남정 2011.02.24 464
167 거짓말의 시를 쓰면서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463
166 매미소리 난설 2009.08.09 459
165 잊혀진 여자 / 로랑 생 박영숙영 2013.02.15 458
164 [스크랩]웃음과 건강 이야기.... 박영숙영 2011.04.16 458
163 [스크랩]ㅡ탈무드/유대인의 3 대 명언 박영숙영 2011.04.16 458
162 “응”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5.08 457
161 행복 썬파워 2009.05.31 456
160 감사합니다 ^^* 백선영 2009.08.07 452
159 멍 /박형준 박영숙영 2014.03.29 446
158 성탄절의 축복 장태숙 2009.12.24 445
157 잘 받았습니다. 오연희 2008.11.26 440
156 새 술은 새 부대에/ 방문 감사 애천 2009.12.24 438
155 믿음, 소망, 사랑.. 은방울꽃 2010.01.18 432
154 ♥ 입주 환영 축하!!! ♥ 이기윤 2008.09.08 430
153 중앙일보 <문예마당>에 박영숙님의 詩 file 이기윤 2009.06.22 429
152 늦가을, 단풍도 국화도 익어가고.. 은방울꽃 2009.11.01 427
151 축하합니다. 박영호 2008.12.25 425
150 어떤결심 /이해인 박영숙영 2010.12.09 423
149 얼마나 가슴으로 살고 있는가. ? 박영숙 2009.07.31 417
148 즐거운 추석 되십시오 정정인 2008.09.12 413
147 [스크랩] 어느 부부의 슬픈 이야기 박영숙영 2011.04.24 412
146 [스크랩] 얼굴이란 박영숙영 2011.02.28 410
145 반가웠습니다, 성영라 2009.08.08 409
144 소경의 등불 / 탈무드 박영숙영 2012.03.22 405
143 축 성탄 김동찬 2008.12.25 400
142 스크랩 ㅡ행복 ? 박영숙영 2011.02.28 398
141 2011년의 나의 좌우명 박영숙영 2010.12.28 396
140 풀꽃들 시위 썬파워 2009.06.30 396
139 팬티 / 임보 박영숙영 2014.02.07 393
138 환영합니다 노기제 2008.09.09 392
137 [스크랩] ㅡ7 학년 8 반. 조야.. /유심조 박영숙영 2010.12.13 386
136 예배의 참뜻/법정 박영숙영 2010.12.10 385
135 ★♥보람된 “한가위”맞으소서! ♥★ 이기윤 2008.09.08 385
134 ** 웃음과 건강** 박영숙영 2011.04.16 384
133 곡시哭詩 / 문정희 박영숙영 2019.02.13 383
132 [펌]사랑의 노래 /신경림(시와해설) 박영숙영 2014.06.18 383
131 스크랩 ㅡ마음을...... 박영숙영 2011.02.28 382
130 내 사랑은/문정희 박영숙영 2014.05.08 380
129 경상도 할머니 한분이 /유심조 박영숙영 2010.09.18 379
128 너도밤나무 /꽃말 : 당당한 자신감 박영숙영 2014.02.07 379
127 봄의 시모음/ 노천명 외 박영숙영 2014.05.14 375
126 [스크랩]- 사자와 누 이야기 - 박영숙영 2011.06.10 374
125 [스크랩]ㅡ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박영숙영 2011.04.16 374
124 입주를 추카합니다 정국희 2008.08.22 374
123 술 한잔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369
122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367
121 어머니의 동백꽃/도종환 박영숙영 2014.03.29 364
120 시집 잘 접수했습니다 김영교 2011.03.06 360
119 강아지와 남편,/유심조 박영숙영 2011.02.18 360
118 [스크랩]ㅡ고통이 주는 의미를 깨달아라 박영숙영 2010.12.10 350
117 [스크랩]ㅡ할미꽃 박영숙영 2011.07.06 328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9
어제:
86
전체:
885,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