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현직 유명인들이 들려주는 '시의 모든 세계'

2013.09.24 13:05

박영숙영 조회 수:510 추천:37

시는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문학 장르 중의 하나다. 그 중에서도 시는 인간의 감정과 정서와 생각을 짧은 언어로 표현하여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는 문학 양식이다.


시인은 자신의 ‘세계의 틀’을 벗어나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표현으로 사물을 꿰뚫어보고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창작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유쾌한 시학강의』에서는 강은교, 이승하, 강희안 등 16인의 현직 시인이 자신만의 고유한 ‘시 창작 방법’을 말하면서 어떻게 하면 감동적이고 정서적인 시를 창작할 것인지 그 비밀을 털어놓는다. 시인들은 한결같이 “시는 쓰면 쓸수록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니 시를 쓰기 위해서는 기초 닦기나 준비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소와 같은 우직한 걸음으로 자신의 모든 생활습관에서부터 시 창작을 위한 기초를 닦아 가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시는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라는 김수영의 말이 모든 시인들의 마음속에 새겨야 할 진리라는 것을 강조한다.

웹진 시인광장 【Webzine Poetsplaza  SINCE 2006】


  삶과 에로스와 ‘시마詩魔’와 시론詩論

  아가사 크리스티의 『나일강의 죽음』마지막 장면이 생각납니다. 나일강을 배경으로 호화여객선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영국의 부자상속녀이며 아름다운 미모의 여자인 리넷 리지웨이는 친구인 재클린 드벨포의 잘생긴 약혼녀 시몬 도일을 가로챕니다.


리넷 리지웨이의 돈이 필요했던 시몬 도일은 거짓 결혼 후 아내를 죽이고 이 음모를 목격한 다른 승객들은 원래의 약혼녀인 재클린 드벨포의 공모하에 죽어나갑니다. 포와로 탐정에 의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자 재크린 드밸포는 사랑하는 남자 시몬 도일을 권총으로 쏘고 자신도 자살합니다.


이 광경을 보던 승객하나가 ‘사랑이란 그렇게 무서운 것일 수도 있군요’라고 탄식하자 포와로가 대답합니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위대한 러브스토리가 비극인 겁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 말은 67편의 추리소설과 중편과 로맨스소설등을 포함해 전세계 4억부가 팔린 아가사 크리스트의 사실상의 문학관이자 인생관을 드러낸 말입니다.


이 말을 저는 시에 대입하고자 합니다. ‘시란 무서운 것일 수도 있군요’라고 누가 말한다면 ‘그 때문에 대부분의 위대한 시들이 비극인 겁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생각의 배경에는 시란 삶의 표현이고 삶이란 결국은 에로스의 자기현시라는 견해를 인정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삶은 시대와 개인에 따라 천변만화의 변주와 양태를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삶이 죽음을 대극으로 하는 에로스의 긴장이라는 점에서는 과거나 지금이나 혹은 미래까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시가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은 이규보의 ‘시마詩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규보는 「시벽詩癖」이라는 시를 만년에 지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이 이미 칠십을 넘었고 /지위 또한 삼공三公에 올랐네. /이제는 시 짓는 일 벗을 만 하건만 /어찌해서 그만두지 못하는가. 아침에 귀뚜라미처럼 읊조리고 /저녁엔 올빼미인 양 노래하네. /어찌할 수 없는 시마詩魔란 놈 /아침저녁으로 몰래 따라다니며 /한번 붙으면 잠시도 놓아주지 않아 /나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네. /날이면 날마다 심간心肝을 깎아 /몇 편의 시를 쥐어 짜내니 /기름기와 진액은 다 빠지고 /살도 또한 남아있지 않다오. /뼈만 남아 괴롭게 읊조리니 /이 모양 참으로 우습건만 /깜짝 놀랄 만한 시를 지어서 /천년 뒤에 남길 것도 없다네. /손바닥 부비며 혼자 크게 웃다가 /웃음 그치고는 다시 읊조려본다. /살고 죽는 것이 여기에 달렸으니 /이 병은 의원도 고치기 어려워라.



  이규보의  ‘시마詩魔’란 시인의 ‘시를 쓰고 싶은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을 말하며 마치 사랑에 빠진 연인이 모든 상황을 뛰어넘은 에로스의 충동을 수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개체의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종족의 번식을 향한 에로스의 충동을 우리는 곤충이나 물고기등의 삶에서 확인하지만 이런 충동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생각으로는 인간에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삶에는 이성으로서 헤아릴 수 없는 심연과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저는 시도 마찬가지로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존재의 심연과 비밀에 관한 수수께끼가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시인들과 철학자들이 시에 관한 정의定議와 시론을 저작했지만 모두 시라는 코끼리의 일부분을 드러냈을 뿐 시의 모습은 항상 인간의 의미망을 초월합니다. 인류라는 종의 삶이 아직 완결되지 않은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 웹진 『시인광장』은 그동안 ‘시인들의 문학강좌’를 통해 소개된 우리시대 현장시인들의 생생한 시론을 함께 묶는 기획을 했습니다. 이 기획이 시를 사랑하고 공부하는 독자들이 삶과 에로스와 시의 비밀을 파악하는데 일부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백겸(시인, 웹진 『시인광장』주간)



현직 유명인들이 들려주는 '시의 모든 세계'


詩다운 시란 무엇인가?”
시 창작 비밀의 모든 것
- 시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시는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문학 장르 중의 하나다. 그 중에서도 시는 인간의 감정과 정서와 생각을 짧은 언어로 표현하여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는 문학 양식이다. 본문에서 시인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시 창작 방법’을 말하면서 어떻게 하면 감동적이고 정서적인 시를 창작할 것인지 그 비밀을 털어놓는다. 시인은 자신의 ‘세계의 틀’을 벗어나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표현으로 사물을 꿰뚫어보고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창작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강은교 시인이 말하는 ‘시 창작을 위한 7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식 없는 시를 써라. 둘째 시는 감상이 아니라 경험임을 기억하라. 셋째 시가 처음 당신에게 다가왔던 때를 돌아보고 자신을, 자신이 시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넷째 시를 쓰려면 전율할 줄 아는 힘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우리는 틀을 깨는 연습이 필요하다. 여섯째 ‘낯설게 하기’와 ‘침묵의 기법’을 읽히자. 일곱째 시인이 되려는 사람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해선 안 된다.


  공광규 시인은 자신의 시 창작 방법을 이렇게 말한다. 첫째 경험을 옮긴다, 둘째 이야기를 꾸며낸다, 셋째 솔직하게 표현한다, 넷째 고전과 선배에게 배운다, 다섯째 재미있게 만든다, 여섯째 현실 문제를 건드린다, 일곱째 쉽게 알도록 쓴다.


  김영남 시인은 ‘시를 쉽게 쓰는 요령’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시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라, 둘째 구체적인 소재로 상상하라, 셋째 좋은 시를 모방해 보라, 넷째 시의 이중 구조에 눈을 떠라, 다섯째 제목을 제대로 붙이려면 기법을 알아야 한다. 여섯째 시대 감각에 맞는 시어를 선택하라, 일곱째 퇴고하는 법을 배워라.


  강은교, 김영남 시인은 이렇게 시를 쓰는 태도, 즉 시인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시 제목을 어떻게 하면 잘 붙일 수 있는지, 그리고 최종 퇴고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시 창작의 전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특히 시인은 남의 시를 보고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다른 시인의 작품을 통해 배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문재 시인은 첫 문장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첫 문장은 ‘호객 행위’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짧은 시를 많이 읽으라고 강조한다. 짧은 시에는 시인의 시력과 시야가 압축되어 있고, 사물과 사태, 삶과 세계의 핵심을 치고 들어가는 직관력은 물론이고 직관한 내용을 최소한의 어휘로 형상화하는 솜씨가 있기 때문이란다.


  조태일 시인은 생전에 “쓰는 일은 시 창작의 처음이자 끝이다”라고 하였다. 시 창작의 실제는 쓰는 일에서 시작되고 쓰는 일로 끝이 나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딘가에 수많은 시문학 지망생들이 습작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다. 치열한 습작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좋은 시가 창작될 수 없다. 한 줄의 시라도 시는 철저한 연습을 필요로 하고 문장과의 싸움을 원한다



시인의 내밀한 고백
  - 나는 어떻게 시인이 되었는가?


  시인들은 한결같이 “시는 쓰면 쓸수록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니 시를 쓰기 위해서는 기초 닦기나 준비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소와 같은 우직한 걸음으로 자신의 모든 생활습관에서부터 시 창작을 위한 기초를 닦아 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인은 어떻게 되는가? 조태일 시인은 시인이 될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고백한다. 첫째 문학체험을 많이 하라, 둘째 사고를 깊고 풍부하게 하라, 셋째 쓰고 또 써라, 넷째 관찰하는 눈을 가져라, 다섯째 따뜻한 가슴으로 사물을 보라, 여섯째 고치고 또 고쳐라, 일곱째 자연에게 배우라.
  조태일 시인은 “인간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방황하는 것이다”는 괴테의 말을 들어 시인은 어느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시 쓰기는 죽을 때까지 부단한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말이다.
  이은봉 시인은 시의 안에서 ‘나’는 늘 생각하는 ‘나’로 존재한다. 생각하는 ‘나’는 ‘나’를 거듭해 성찰하고 반성함을 중시한다. 성찰하고 반성한다는 것은 내가 ‘나’를 고쳐 나가고, 바꿔나간다는 것을 뜻한다. 시 안에서의 ‘나’는 이처럼 끊임없이 ‘나’를 갈고 닦으며 향상시킨다. 시 쓰기가 자아 찾기가 되는 까닭이, 자아를 절차탁마하는 일이 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시 쓰기가 ‘나’를 찾아 거듭 훈련시키고 단련시키는 과정이고 방법인 까닭이, 곧 자기수행의 방법이고 과정인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시인은 오직 시를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이런 시적 상상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는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라는 김수영의 말은 시인들이 마음속에 새겨야 할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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