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대상 수상작 모음/ 홍성란, 정수자

2014.05.07 22:41

박영숙영 조회 수:435 추천:28

제4회 한국시조대상 수상작 모음



금강송/정수자

군말이나 수사 따위 버린 지 오래인 듯
뼛속까지 곧게 섰는 서슬 푸른 직립들
하늘의 깊이를 잴 뿐 곁을 두지 않는다
꽃다발 같은 것은 너럭바위나 받는 것
눈꽃 그 가벼움의 무거움을 안 뒤부터
설봉의 흰 이마들과 오직 깊게 마주설 뿐
조락 이후 충천하는 개골의 결기 같은
팔을 다 잘라낸 후 건져 올린 골법 같은
붉은 저! 금강 직필들! 허공이 움찔 솟는다



편서풍/ 정수자


바람에도 편이 있어 동으로만 닫는 걸까
일찍이 산 너머로 몸이 닳던 맨발처럼  
편서풍
습한 질주는
편애의
오랜 습관
―덩달아 요동치던 머리칼을 수습하고
―허리통 매만지며 머쓱해진 나무처럼
―중력에 기대어 늙는 지구의 관습처럼
맨발의 바랑인 양 바람을 경전 삼는
맹목의 맨발인 양 방향을 편식하는
편서풍
푸른 질주는
미완의
오랜 편애


춤 / 홍성란


얼마만한 축복이었을까
얼마만한 슬픔이었을까


그대 창문 앞
그대 텅빈 뜨락에

세계를 뒤흔들어 놓고 사라지는
가랑 잎
하나


상강霜降 무렵/ 홍성란

  
산자락 붉나무 코끝도 빨간 아침
  
버틴다고 버틴 산발치 배추들이 소름 돋은 고갱이 환히 내밀고 있다
무슨 기척에 도망갔는지 웃잎만 건드린 어린 고라니 엉덩이 강종강종
건너갔을 마른개울 저만치  

겁먹은 어미의 긴 속눈썹 눈망울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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