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간다 / 김억

2012.03.12 22:31

박영숙영 조회 수:506 추천:81

밤이도다

봄이도다.



밤만도 애닯은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봄 밤 → 낭만적 심상보다는 모든 것을 상실한 암담한 고뇌의 현실을 상징하는 시어

   * 봄만도 생각인데 → 현실적으로 와 있는 봄은 자아가 기대하는 봄이 아니라는 것

   * 저 바람 → 거센 제국주의의 폭압적인 힘을 상징

   * 슬피우는 새

        → 구속없이 자유로이 나는 새가 아니라, 슬피우는 새의 모습을 통해 시대상황이 주는 절망감을 안고

                   살아가는 자아의 모습을 나타냄(감정이입)

   * 검은 내 → 검은 연기('밤'의 이미지와 동일)

   * 종소리는 빗긴다 → 종소리(새시대를 예고하는 이미지)가 비껴 지나가는 절망적 상황. (공감각적)

   * 말도 없는 밤의 설움 → 침묵할 수밖에 없는 시대상황의 인식에서 오는 서러움

   * 소리 없는 봄의 가슴 → 생성의 봄이 도래해도 기쁨과 희망을 말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

   * 님은 탄식한다.

        → 님은 시적 자아 자신일 수도 있고, 동시대를 살아가며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어떤 사람일 수도

              있고, 조국이 될 수도 있겠다.  탄식하는 님의 모습을 통해 상실감이나 슬픔은 시적자아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냄.



◆ 주제 ⇒ 봄밤의 애상적 정서(봄을 상실한 자의 비애와 절망감)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시적 상황(봄밤) 제시

◆ 2연 : 봄밤의 애달픔

◆ 3연 : 덧없이 빠른 세월(무상감)

◆ 4연 : 자아의 슬픈 정서

◆ 5연 : 절망적 상황

◆ 6연 : 자아의 서럽고 답답한 심회

◆ 7연 : 임의 탄식을 통한 상실감의 재확인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암담한 시대 상황을 인식한 데서 비롯된 작품으로, 독백체의 표현과 간결한 구조를 통하여 주관적 정서를 절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정서적으로는 우리 전통시에서 보여주는 애상과 비애를 바탕으로 상실과 체념의 미학을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현실 인식에서 오는 어떤 적극적 행동의 미학이 표출되지 못하고, 수동적 자세로 탄식하는 데에 머물고 있는 흠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리 시의 전통성과 시인의 내적 번민이 만나 시적으로 잘 승화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신체시에서 보여준 계몽성으로부터 탈피하여 개인의 주관적 정서를 상징적 수법으로 표현하려는 노력의 결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 된다.



[김억의 시문학사적 기여도]

① 근대시의 영역 확대 → 초기에 <태서문예신보>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서구시를 번역해서 소개하는 한편, 프랑스 상징시의 기법을 도입하여 우리 근대시의 영역을 넓힘.

② 민요적 서정시의 활로 개척 → 1920년대 중반 이후에는 우리의 민요 및 한시에 대한 관심을 지니면서 민요적 가락을 지닌 민요시를 추구하였다. 특히 순수한 우리말을 발굴하고 시어가 지니는 정감과 어조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우리 민족 고유의 정조를 담은 민요적 서정시에 주력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주요한, 김소월, 김동환 등에 의해 계속 이어지게 된다.

③ 시에 대한 이론(시론) 수립 → 시에 대한 이론과 평론을 통하여 한국 현대시의 이론적 배경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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