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광고 모델

2007.08.05 13:44

노기제 조회 수:638 추천:136

20070727                        스포츠 광고 모델

        듣고 흘려 버릴법한 말 한 마디를 기억해 줌에 놀랐다. 문우 이윤홍 시인과 대화를 하게 되면 잊지도 않고 꼭 묻는 말이 있다. 아직도 스포츠 모델이 되길 원하시나요? 그 마음 절대 버리지 마세요. 항상 젊게 사시는 비결이니까요.
        우연한 자리에서 가벼운 대화가 오갈 때, 내 희망 사항 하나를 말했다. 많은 사람이 합석한 모임이었으니 여러 사람이 들었다.  내게 가장 적합한 일을 하고 싶다고. 특별하게 전공한 과목도 없고, 어느 한 부분에 두각을 나타내지도 않는다. 다방면에 두루 스쳐가는 모습이다. 따지고 보면 아주 잘하는 것은 하나도 없고, 못하는 것도 없다. 거기에 나이를 감안 한다면 충분히 쓸모가 있다고 나 스스로 덧셈, 뺄셈을 해 보고 결론을 지은 희망 사항이다.
        젊은 시절에 권투선수이셨던 친정아버지의 유전인자 탓인가. 각종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듣고 보고 생각하며 기회를 기다리다 여건이 허락하면 곧 실전에 임한다. 1973년도에 이민 와서 취미 생활에 눈 돌리기까지는 마음속에서만 영글던 소망이었다. 20대 후반이던 신체는 막상 운동을 시작할 무렵엔 40대로 접어들었다. 나이가 나를 막을 수 있을까. 아니다. 경제적으로 안정세가 되고, 여기저기 아픈 데가 생기며 사는 것 자체가 짜증스럽다.
        그래서 수영부터 시작했다. 곧 테니스에 입문하고 겨울엔 스키를 접수했다. 승마장에 얼굴을 내 밀고, 스쿠버 다이빙 강의를 듣고 자격증을 취한 후, 비행기 조종까지 욕심을 냈다. 다음엔 윈드써핑 장비를 사 들이고 수상스키까지 섭렵했다. 아무 곳이나 장비가 있으면 카약킹, 제트 스키, 래프팅은 겁 없이 한다. 아이스 스케이팅, 배구, 농구정도는 여고 시절에 친해 진 운동이고 특히 중거리 육상 선수 시절도 있었다. 오년, 십년, 십 오년, 이십 년, 세월이 흐르면서 지치지도 않고 하나씩 몸에 익힌 운동들이다.
        2007년, 요즘 세상엔 누구나 다 하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내 세대에선 아니다. 최근엔 골프에 맛을 들인 단계고, 인라인 스케이트로 바닷바람을 가르는 실력이다. 나 스스로 판단하기에 이정도면 어느 스포츠 업계에서 장비 판매를 위한 모델정도로 써 볼만 하지 않을까 해서 갖게 된 소망이다.
        여러 조건을 갖춘 모델이란 선입견을 없애고, 나이와 실력만을 엄두에 둔 나의 판단 일 뿐이다. 얼굴 받혀주는 모델, 몸매가 되는 모델, 뭐 그런 건 좀 양보를 받아야 할 사항인 것 나도 잘 안다. 그러니 희망 사항이라 잖는가. 야무진 나의 꿈이니, 말 해 놓고 나 자신도 머쓱해 하는 상황이다.
        꿈을 버리지 말라고 농담 같은 진담을 잊지 않고 해 주는 문우가 있음에 나 스스로 마음을 다 잡는다. 아직도 난 내 희망을 삭제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음을 확인 한다. 그리곤 어떻게 구체화 시킬 방법은 없을까 고 한 단계 올려  놓아 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데 혹시? 이 나이에 모델이란 직업을 갖게 되고 수입도 짭짤하게 생기고, 거 꽤 괜찮은 노후가 될 것 같다.
        그러면서 날마다 게을러지려는 몸을 채근 한다. 귀찮지만 밖으로 나간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란 요가나 줄넘기다. 고정 된 자전거 타기나 훌라후프도 있다. 그래도 유산소 운동이 좋다. 바다나 호수로 가야 할, 여건이 안 따라 준다면 강아지 데리고 동네 뒷산으로 간다. 최소, 한 시간 반은 걸린다. 그 정도 면 하루 운동량은 족하다. 주말에 남편과 함께 가는 하루 종일 걷는 등산이나 바위타기도 있다. 특히 요즘엔 바위타기에 재미를 붙였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하는 귀찮음이 있지만, 위험한 순간들 극복하고 돌아오는 희열 때문에 견딜만하다.
        어떤 운동이던 겁 없이 대들던 자세가, 요즘엔 약간 진중해 진 모습이다. 바위에 붙어 미끄러지며 위험을 느낄 땐, 순간 오늘로 끝을 내자라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무사히 내려와선 그 다음 바위 타기는 언제인가 기다리기 일쑤다. 이끌어 주는 산악회 어른이 더 연세 드시면, 그도 끝이 날 운동이다. 남편과 둘이선 하기 힘든 여건이다. 세상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는 성경말씀이 기억난다.
        앞으로 또 어떤 종류의 새로운 스포츠를 대하게 될 런지 알 순 없지만, 이 정도라면 광고계에서 내게 한 번 쯤 고개 돌려 봄직도 하건만, 아직은 때가 아닌 모양이다. 착각은 자유니까 내가 나를 두고 착각하며 행복해 하는 이 모습에 응원이 아니면, 그냥 모른 척. 기다려 주면, 언젠가 반드시 폼 나는 스포츠 모델로 보여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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