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게 하는 일

2010.06.11 01:21

노기제 조회 수:756 추천:155

20100610                미치게 하는 일
        
        취미가 뭐냐? 글쎄…..즐기기 위하여 사랑하며 좋아서 하는 일이 뭐냐고 물으면 언제나 망서리게 되거든요. 확실히 모른다는 뜻이기도 해요. 나 자신에게 먼저 거클지게 답하고 싶답니다.

        그러려면 먼저, 내가 하는 짓거리들을 나열하면서 생각을 해야겠네요. 남들 다 하는 공부는 안 했어요. 대학 입학 때, 두번이나 낙방할 만큼요. 공부 한답시고 책상에 앉으면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거나 엎드려 자는거죠.
        
         취민 줄도 모르고 시작한 달리기가 전국체전 참가로 이어졌지만 2년만에 시들해졌구요. 이어진 등산? 별 재미 못 느낀걸요. 그나저나 내가 좋다고 다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구요. 돈과 시간이 따라 주지 않으면 미치고 싶은 열정이 있어도 암것도 아니잖아요.

        결혼하고 미국와서 먹고 살기 바쁘다가 어느정도 자리 잡고 시작한 운동이, 사대부중 일 학년 때 시작한 수영을 다시 시작 했답니다. 물을 좋아하고,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동네 시립 수영장에서 25번 입장 패스 20불에 사면 언제든 내가 가고 싶을 때 가서 즐길 수 있었으니 부담 없이 취미 생활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내 이름 건 통관사 사무실 열고, 시간 쪼개가며 취미 생활 벌리기 시작 해서, 가야금, 장고 배우기, 기타 배우기, 합창단 연습가기, 스쿠바 다이빙 배워 자격증 딴 후 트립 따라 다니기, 비행기 조종 배우기, 스노우 스키 배우기, 수상스키 배우기, 승마 다니기, 젯스키 타러 다니기, 윈드써핑 하러 호수로 바다로 나가기, 암벽타기, 글짓기 배워 등단하고, 마이크 잡고 선교 방송하기…..아휴 숨차. 미쳤죠? 네에. 뭐든 할 때면 완전히 미쳐서 돌아 다녀요. 그 외에 기본적인 운동은 테니스, 베드민턴, 탁구. 인라인 스케이트, 얼음위 스케이트, 스쿠터 타고 동네 마켓가기.

        이정도로 해 두죠. 내가 생각해도 머리가 좀 어찌 된 사람 같으니까요. 그런데요. 정말 즐기면서 사랑하면서 푸욱 빠져요.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그 중에서 번듯하게 잘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위 “폼” 같은 건 아랑곳 하지 않거든요. 내가 즐기는 데, 스트레스 받으며 신경 쓸일 없다는 거죠. 곁에서 누가 입을 삐죽거리며 “별거 아니네” 그래도 난 좋은걸요. 내가 행복한데 까짓 남의 눈치 볼 것 없죠.

        곰곰히 생각했어요. 그 중에 내가 제일 좋아 하는 건 뭘까? 요즘 나이 든다는 느낌이 오면서, 그 동안 했던 좋아하는 일들이 하나 두울 주춤하더라구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어서 안 가고, 힘들어서 싫고, 귀찮아서 안 하고, 뭔 이유가 그리 많이 생기는지요.

        그러다가 확실하게 내 맘에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종목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바로 마이크 잡고 낭독하는 일이에요. 목사님 설교 방송하실 때 앞 뒤 멘트 하면서 성경 구절 낭독 하거나, 내가 쓴 수필을 문우들 앞에서 낭독 할 때나, 작가들 출판기념회 때, 그 들 작품 낭송하는 일, 바로 그 일이 내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주고, 희열을 느끼고, 따라오는 보너스는, 듣는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무심결에 해 주는 칭찬의 소립니다.

        어느 취미 생활에 무슨 칭찬이 따르겠어요? 그런데 칭찬이란 마약이 슬며시 따라오니 완전 환각 상태까지 갈 수 있더라구요. 이렇게 말 만 해도 가슴이 마구 뛰네요. 자꾸 하고 싶구요. 게다가 이건 하늘이 주신 선물이에요. 어릴적 학교 다닐 때 부터 몇 분 선생님들이 알아 보시고 칭찬 해 주시고, 어떤 선생님은 우리 반에 들어 오시기만 하면, “아무개 일어나 책 읽어” 시키시곤 읽는 내내 얼굴 가득 미소를 띄고 계셨던걸요. 지금도 눈에 선해요. 아주 만족해 하시던 그 선생님 얼굴이요.

        누구던 내 낭독을 듣고 기뻐지고, 미소 할 수 있다면 바로 그 일이 내게 주어진 남을 위하는 일이 란 생각이 드네요.  어떤 모양새로, 언제,  내게 다가 올런지 모를  봉사의 길을 알아냈으니 하늘에 감사를 드립니다. 내가 해서 기쁘고, 남에게 좋은 일이 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 일이거든요. 마음 아픈 사람, 우울 한 사람, 병든 사람, 그 들을 기쁘게 해 준다면 말예요. 내가 너무 오바 하는 건가?
        이제부턴 혼신을 다 해서 취미 생활을 하려구요. 아아 기분 좋네요.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96,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