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그리고 절약
2009.08.15 03:45
20090624 잔소리, 그리고 절약
또 싸웠다. 말귀를 못 알아 듣는다. 아니, 알아 듣기를 거부한다. 전화를 쓰면 얼마나 쓴다고 전화도 못하게 하느냐고 악을 쓴다. 그렇게 알아 듣도록 설명을 해 줬으면 이젠, 알아서 집 전화로 걸 때, 쎌 폰으로 걸 때를 구별 할 줄 알아야 되는 거 아닌가. 이건 아이들과의 말 싸움이 아닌, 바로 나와 남편과의 티격태격 큰 소리가 나는 경우다.
원래 전화 걸 일이 없는 직업을 가진 남편과 달리, 걸려 오는 전화가 모두 사업과 연결 된 직업을 가졌던 난, 초창기 부터 비싼 전화료 내면서도 쎌폰을 사용 했었다. 그러다 일을 그만 두고, 사용하지 않게 된 쎌폰을 비상용으로 시집 조카부부와 가족플랜으로 가입 하고 남편도 전화기를 한 대 소유하게 됐다. 처음엔 갖고 다니는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하며 쓰지도 않더니 점점 산악회 회원들과는 모든 연락을 쎌폰으로 한다.
피아노 교습을 하는 조카며느리가 전화 사용량이 많음을 감안해서 우리부부는 될 수 있는대로 제한 된 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버라이즌끼리 공짜, 주말에 공짜, 밤 9시 이후 공짜. 가까운 지역번호는 집 전화를 이용하고, 롱 디스턴스를 걸려면, 무료 시간대에 쎌폰으로 걸도록 남편에게 코치를 몇 번 했다. 말 자체를 이해 하지 못하고 뭔가 코치 한대로 따라 하려는 반응은 보이는데 답이 틀린다. 다시 차근차근 일러줬다. 또 틀린다.
적어 줄까? 뭐 그리 복잡하다고 그거 하나 못 외우느냐고 타박까진 안 하려 했는데 그만. 아니나 다를까. 버럭 소리를 지르며 그깐 전화값이 얼마나 된다고 생 난리냔다. 허기사 자기가 벌어 오는 돈이 얼만데 전화값 아끼라고 잔소리 할까. 나두 참 너무 하긴 한데, 그렇다고 절약할 수 있는 걸 깡그리 무시하고 생각 없이 살아야 하나? 그래. 맘대루 허셔.
소리지르고 화내며 반항은 하지만 계속 지켜 보면, 나름대로 생각하면서 마누라가 시키던대로 해 보려고 애를 쓰며 답을 맞추고 있다. 전혀 내색하지 말자고 스스로 타이르며 나만 그 공식을 적용해서 지혜롭게 쎌폰을 쓴다. 한 동안 잔소리 안 해도 정답대로 전화 사용을 잘 하는가 싶더니, 또 한 동안은 전혀 전화를 쓰지 않는다.
그러다 요 며칠 휴가 동안에 전화를 거는데, 친구가 하는 약국에 전화를 하며 쎌폰을 쓴다. 몇 번인가 걸고 끊고, 또 걸고 끊으며 혼잣말로 번호가 바뀌었데. 그러다 또 건다. 무슨 소린가 해서, 거는 전화번호를 보니 원 세상에 바보 같이. 우리집이랑 똑같은 국번이다. 그것도 번호가 바뀌었다는 레코딩이 나오는 걸, 자꾸 걸고, 끊고, 또 걸고, 끊고,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이쯤해서 이 남자의 경제관념이 얼마나 무신경 한가를 감지 했어야 하는데, 잘난척 따지기 잘하는 요 여자는 그만 속사포 핀잔을 날리고 말았다.
그 뒤는 더 얘기 해서 뭐하랴. 젊잖지 못한 막말에 소리는 있는대로 지르며 퍼 붓는데 피할 도리가 없다. 그냥 입 다물고 생각 했다. 이게 절약하며 사는 것일지언정 지혜롭게 사는것은 아니란 사실을.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편을 바보 취급하면서 화나게 만드는 발언은 아예 머리속에서 지워버리자. 사실 그게 뭐 그리 화 나는 일인가 살짝 의아하기도 하지만, 어쨋던 저리 버럭 화를 내니, 내가 완전 후퇴하는 수 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 뿐이 아니다. 남편이 치약 다 쓰고 버린 걸 다시 주워서 쓰면 하루 네 번씩 닦는 내가 열흘 이상을 쓸 수 있다. 그것도 소리소리 지르며 제발 좀 버리라고 야단법석이다. 뭘 그렇게 아끼느냐고 인상을 쓰며 질색을 한다. 내가 그렇게 안달이라서 자기가 큰 돈을 못 번다는 논리를 펴기도 하면서.
이런소리를 이민초기 때 미국방문 하셨던 울엄마가 했다. “너 결혼 전에 내돈 쓸 땐 안 그러더니 왜 이렇게 쪼잔해졌니? 별일이다. 결혼하구 철 들었구나.” 그랬나? 난 원래 내가 그렇게 알뜰살뜰 살림꾼인 줄 알았는데, 힘들여 일 하면서 내 스스로 벌고, 애 쓰는 남편 안쓰러워 흥청대지 못한 이민생활이 아마도 나를 이렇게 꼴 지웠나보다.
그래도 난 여전히 전화 값 아끼고, 요거조거 절약 방법 이용하면서 이대로 살꺼다. 일 불짜리 면셔츠 사러 그 가게 또 갈꺼구, 저녁 8시 이후, 반값에 파는 반찬 사러 시간 맞춰 마켓에 가고 싶구, 어디 세일 광고 없나 눈에 불키고 볼거구………..넉넉하게 돈 뿌리며 살 때보다 훨씬 살맛나는 삶으로 내게 다가오기에.
그러나 남편 긁어대며 함께 그렇게 살자고는 안 해야지.
또 싸웠다. 말귀를 못 알아 듣는다. 아니, 알아 듣기를 거부한다. 전화를 쓰면 얼마나 쓴다고 전화도 못하게 하느냐고 악을 쓴다. 그렇게 알아 듣도록 설명을 해 줬으면 이젠, 알아서 집 전화로 걸 때, 쎌 폰으로 걸 때를 구별 할 줄 알아야 되는 거 아닌가. 이건 아이들과의 말 싸움이 아닌, 바로 나와 남편과의 티격태격 큰 소리가 나는 경우다.
원래 전화 걸 일이 없는 직업을 가진 남편과 달리, 걸려 오는 전화가 모두 사업과 연결 된 직업을 가졌던 난, 초창기 부터 비싼 전화료 내면서도 쎌폰을 사용 했었다. 그러다 일을 그만 두고, 사용하지 않게 된 쎌폰을 비상용으로 시집 조카부부와 가족플랜으로 가입 하고 남편도 전화기를 한 대 소유하게 됐다. 처음엔 갖고 다니는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하며 쓰지도 않더니 점점 산악회 회원들과는 모든 연락을 쎌폰으로 한다.
피아노 교습을 하는 조카며느리가 전화 사용량이 많음을 감안해서 우리부부는 될 수 있는대로 제한 된 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버라이즌끼리 공짜, 주말에 공짜, 밤 9시 이후 공짜. 가까운 지역번호는 집 전화를 이용하고, 롱 디스턴스를 걸려면, 무료 시간대에 쎌폰으로 걸도록 남편에게 코치를 몇 번 했다. 말 자체를 이해 하지 못하고 뭔가 코치 한대로 따라 하려는 반응은 보이는데 답이 틀린다. 다시 차근차근 일러줬다. 또 틀린다.
적어 줄까? 뭐 그리 복잡하다고 그거 하나 못 외우느냐고 타박까진 안 하려 했는데 그만. 아니나 다를까. 버럭 소리를 지르며 그깐 전화값이 얼마나 된다고 생 난리냔다. 허기사 자기가 벌어 오는 돈이 얼만데 전화값 아끼라고 잔소리 할까. 나두 참 너무 하긴 한데, 그렇다고 절약할 수 있는 걸 깡그리 무시하고 생각 없이 살아야 하나? 그래. 맘대루 허셔.
소리지르고 화내며 반항은 하지만 계속 지켜 보면, 나름대로 생각하면서 마누라가 시키던대로 해 보려고 애를 쓰며 답을 맞추고 있다. 전혀 내색하지 말자고 스스로 타이르며 나만 그 공식을 적용해서 지혜롭게 쎌폰을 쓴다. 한 동안 잔소리 안 해도 정답대로 전화 사용을 잘 하는가 싶더니, 또 한 동안은 전혀 전화를 쓰지 않는다.
그러다 요 며칠 휴가 동안에 전화를 거는데, 친구가 하는 약국에 전화를 하며 쎌폰을 쓴다. 몇 번인가 걸고 끊고, 또 걸고 끊으며 혼잣말로 번호가 바뀌었데. 그러다 또 건다. 무슨 소린가 해서, 거는 전화번호를 보니 원 세상에 바보 같이. 우리집이랑 똑같은 국번이다. 그것도 번호가 바뀌었다는 레코딩이 나오는 걸, 자꾸 걸고, 끊고, 또 걸고, 끊고,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이쯤해서 이 남자의 경제관념이 얼마나 무신경 한가를 감지 했어야 하는데, 잘난척 따지기 잘하는 요 여자는 그만 속사포 핀잔을 날리고 말았다.
그 뒤는 더 얘기 해서 뭐하랴. 젊잖지 못한 막말에 소리는 있는대로 지르며 퍼 붓는데 피할 도리가 없다. 그냥 입 다물고 생각 했다. 이게 절약하며 사는 것일지언정 지혜롭게 사는것은 아니란 사실을.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편을 바보 취급하면서 화나게 만드는 발언은 아예 머리속에서 지워버리자. 사실 그게 뭐 그리 화 나는 일인가 살짝 의아하기도 하지만, 어쨋던 저리 버럭 화를 내니, 내가 완전 후퇴하는 수 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 뿐이 아니다. 남편이 치약 다 쓰고 버린 걸 다시 주워서 쓰면 하루 네 번씩 닦는 내가 열흘 이상을 쓸 수 있다. 그것도 소리소리 지르며 제발 좀 버리라고 야단법석이다. 뭘 그렇게 아끼느냐고 인상을 쓰며 질색을 한다. 내가 그렇게 안달이라서 자기가 큰 돈을 못 번다는 논리를 펴기도 하면서.
이런소리를 이민초기 때 미국방문 하셨던 울엄마가 했다. “너 결혼 전에 내돈 쓸 땐 안 그러더니 왜 이렇게 쪼잔해졌니? 별일이다. 결혼하구 철 들었구나.” 그랬나? 난 원래 내가 그렇게 알뜰살뜰 살림꾼인 줄 알았는데, 힘들여 일 하면서 내 스스로 벌고, 애 쓰는 남편 안쓰러워 흥청대지 못한 이민생활이 아마도 나를 이렇게 꼴 지웠나보다.
그래도 난 여전히 전화 값 아끼고, 요거조거 절약 방법 이용하면서 이대로 살꺼다. 일 불짜리 면셔츠 사러 그 가게 또 갈꺼구, 저녁 8시 이후, 반값에 파는 반찬 사러 시간 맞춰 마켓에 가고 싶구, 어디 세일 광고 없나 눈에 불키고 볼거구………..넉넉하게 돈 뿌리며 살 때보다 훨씬 살맛나는 삶으로 내게 다가오기에.
그러나 남편 긁어대며 함께 그렇게 살자고는 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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