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이 영전에

2009.12.20 23:34

노기제 조회 수:1079 추천:251

                        현창이 영전에

이보게 친구 현창이
새삼 다시 불러 보네.
자네가 그리도 맘에 들어 하던 이 호칭을
내 다시 부름세.
따뜻하고 정감있는 호칭이 너무 좋다고
싱글벙글 환해지던 자네 표정이
보이는 듯 했던 그 날 이후
참된 우정이 무언지 서로 알아가던 시간들

결코 자네 혼자 투병하지 않게 하려
이렇게 저렇게 팔색조 되어 가며
하늘이 주시는 회복의 능력을 체험케 하려 했네

탄복하며 힘을 내던 자네.
잘 따라 주며 회복하던 모습에
그만 방심하고 글줄 놓아버리며
무소식이 희소식인 줄 알고 평안하겠노라 한 지 달포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니라서
궂은 소식 죽을 힘 다해 독수리 타법으로 쳐 보내니
친구들에게도, 여기 누님에게도, 정말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

퇴원하면 만나자 기다리게 해 놓구서
끝내 편지통 열어 볼 힘 얻지 못하고
스르르 놓아 버렸나 자네

기운 차리면 읽어 보려니
읽을 편지 많아 얼굴 하나 가득 웃음 담고 기뻐하라고
읽지않음 수신확인 계속 보면서도
쓰고 보내고, 쓰고 보낸 내 편지 쌓여 있네 그려

이보게 친구 현창이.
잠든 자네 곁에 모인 우리들 가슴이
이리 젖어오는 이유를 자네는 알겠나?

하나님 앞에 모든걸 정리하라는 말의 뜻을
차근히 함께 논하자던 자네.
해 바뀌고 봄이 오면 얼굴 마주하고 얘기 할 수 있으려니
자네도 나도 그리 믿고 있었잖은가.

지식으로, 의학으로 해결하려 말고
자네 현창일 제일 잘 아시는 하나님께
전부 맡기고 편히 살자 했던 내말
갸웃둥 대면서도 그리 해보겠다 애쓰던 자네를
우리 하나님께서 모른다 아니하실걸세

이보게 친구 현창이
분명 하나님 만나고 잠든 자네를 확인하며
남겨진 진희씨, 민정이, 유정이 외 자네와 사랑으로 엮인 가족들
그리고 자네와의 잠시 이별에 가슴 허한 친구들, 지인들
우린 잔잔한 미소로 잠든 자네 곁을 지나가겠네
우리 모두, 자네와 함께 했던 나름대로의 시간들을 추억하면서
자넨, 여전히 우리들 가슴에 살아 있을것이네 그려.

이보게 친구 현창이
역시 헤어짐은 슬픈 것이네 그려
12월17일 오후 4시 10분, 번호확인불가능
내 손전화에 남겨진 날짜가
한국시간 12월 18일 오전 9시 10분
받지 못한 그 전화가 혹여 자네였는가 가슴 아리네

이보게 친구 현창이
자네와 나 이렇게 친구 되었음이
하늘이 주신 축복이었음을 자네도 알고 신기하다 했네
경이로운 우리 사이, 참 친구였네그려.

이 시간 내가 힘들어 자네 위로가 필요한데
야박하게 떠난 자넨, 모른다 평안하구먼
그러시게 친구 현창이
다 모른다 고개 돌리고 푸욱 편히 주무시게나
예수님 재림하실 그 때, 썩지 아니할 몸으로 부활하여
우리 모두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이런 잠시 이별에 무에 그리 가슴찢고 울고만 있겠나
기다림세
기쁜 그날까지 우리 다 함께 기다림세



자네의 늦깍이 참 친구 기제가 썼네
2009년 12월 20일 밤 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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