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갈이

2007.12.14 06:09

노기제 조회 수:689 추천:132

                옷 갈이
        동문이란 띠로 함께 묶인 연고로, 우리 17동기들 한 해 동안 기쁜 맘으로 바빴습니다. 조용히 뒤 돌아 볼 새도 없이, 연말 행사에 땀이 납니다. 그러나 유난히 가슴이 훈훈합니다. 평생 한 번도 가족 아닌 남에게서 살뜰한 보살핌을 받아본 적 없는 제 입장에선 선배님, 후배님들의 생활이 된 사랑의 보살핌 때문입니다.
        그 따사한, 강한 열을 뿜던 2007년을 보내야 합니다. 많이 서운합니다. 꼬옥 부등켜안고 이대로 사랑 받으며 살고 싶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오래 계속 될 수 없는 것이 우리들 삶이란 것, 잘 알기 때문입니다. 붙잡고 놓아 주지 않을래요. 과연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사랑해주신 동문님들, 이왕이면 우리 함께 다시 사랑하며 살아요. 참여 하지 못했던 동문님들에게도 나누어 주려면 더 뜨겁게 사랑해야하니까요. 어느 만큼의 세월을 거슬러 가서 내 곁에 있던 짝꿍이나, 마음속에 소중히 품었던 풋사랑의 그 누구, 아니면 땀 흘리며 신나게 뛰놀던 옆 반 친구. 동창회 명부에서 찾아보고 직접 전화하고, 연락해서 우리 더 많은 동문들이 얼굴을 마주하면 아마 2007년은 떠나지 못하고 우리 곁에 머물 것입니다.
        이 세상 어느 동창회도 따라오지 못할 따뜻하고, 정겹고, 사랑이 넘치는 천하 사대부중고 동창횝니다. 한 사람도 울타리 밖에서 맴도는 친구 없이 모두 품어주는 동창회로 한 올 한 올 엮어 나가는 2007년 세모. 새롭게 2008이란 옷을 갈아입어도 그 따뜻함 접지 못할 것입니다. 여기 모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그 한 올의 역할을 확실하게 담당하여 달아오른 사랑의 열기가 지속되도록 게을리 안 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정겨웠던 2007년의 옷 갈이를 기쁜 맘으로 도울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이 훈훈하여, 완전히 새 옷 입은 2008년엔 시린 가슴 전혀 없도록 다 같이 힘을 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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