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부가
2011.11.24 07:03
20111106
망부가
누가 감히 당신의 심장을
멎게 했단 말입니까
가슴 두근거리며 가까이 가야 할
천국 문 한 발작 앞에서
당신은 혼자였습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적신으로 왔던 그 모습 그대로
적신으로 채비 하신 마지막 길
비로소 하늘 문 앞에 설 수 있음에
놀라기도 하셨을 터
반 백년 지켜 온 당신 옆자리
그 때, 나 거기 없었음을 자책합니다
새벽 찬 공기 안개 서린 뜨거운 못가
지상의 마지막 발 뗄 곳을
스스로 선택하지 아니하셨음에
무수히 많은 한탄의 눈물이
보라색이었습니다
허나, 잠잠하렵니다
당신을 그 곳으로 안내한 이들은
당신이 경험 못 한 좋은 곳을 보이고 싶었던 사랑이었음을
넉넉히 아는 까닭입니다
당신 잠든 곳 불 밝혀 놓고
당신의 손으로 받아 낸 셀 수 없는 어린 생명들이
한 해 한 해 나이 더해 가며
감사함의 노래 들려드리기를
이어 갈 것입니다
그렇게 난 당신 곁에 있겠습니다
**주: 미주에서 평생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셨던
한영일 선생님께서 한국 방문시 누님들과
즐거운 온천여행 중, 새벽에 온천탕에서 홀로
변을 당하신 후, 선생님의 시신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 오신 사모님께 드리는 글.
망부가
누가 감히 당신의 심장을
멎게 했단 말입니까
가슴 두근거리며 가까이 가야 할
천국 문 한 발작 앞에서
당신은 혼자였습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적신으로 왔던 그 모습 그대로
적신으로 채비 하신 마지막 길
비로소 하늘 문 앞에 설 수 있음에
놀라기도 하셨을 터
반 백년 지켜 온 당신 옆자리
그 때, 나 거기 없었음을 자책합니다
새벽 찬 공기 안개 서린 뜨거운 못가
지상의 마지막 발 뗄 곳을
스스로 선택하지 아니하셨음에
무수히 많은 한탄의 눈물이
보라색이었습니다
허나, 잠잠하렵니다
당신을 그 곳으로 안내한 이들은
당신이 경험 못 한 좋은 곳을 보이고 싶었던 사랑이었음을
넉넉히 아는 까닭입니다
당신 잠든 곳 불 밝혀 놓고
당신의 손으로 받아 낸 셀 수 없는 어린 생명들이
한 해 한 해 나이 더해 가며
감사함의 노래 들려드리기를
이어 갈 것입니다
그렇게 난 당신 곁에 있겠습니다
**주: 미주에서 평생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셨던
한영일 선생님께서 한국 방문시 누님들과
즐거운 온천여행 중, 새벽에 온천탕에서 홀로
변을 당하신 후, 선생님의 시신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 오신 사모님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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