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사연

2004.11.22 03:05

노기제 조회 수:620 추천:128

111804                                비 논리적 횡포
                                                                                        
        세계 선교방송이 자정부터 새벽 여섯시까지 새롭게 청취자들을 찾아 뵙겠다고
광고 방송을 한다. 이상하다. 우리가 하는 사랑의 메아리 방송시간이 5시 반부터 여섯시까진데 그렇담 라디오 코리아가 우리를 끼워 시간을 팔았나?
        교회의 교리를 가르치는 대신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하면서 라디오 선교방송을 꾸려 온지 10년이다. 내가 참여해서 아나운서 역을 맡아 온 기간이 사년이 넘었다. 그 동안 설교를 담당하셨던 목사님이 북가주로 이주하시며 새 목사님이 맡으시고, 또 사정이 바뀌어 현재의 한 대명 목사님이 담당하신지 일 년 남짓 되어 꾸준히 애청자들과 살뜰한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이다.         
        계약기간이 있으니 걱정할 일이 아니라며 기다려 보자는 운영진을 뒤로하고 내가 직접 새로 방송을 하겠다는 곳에 전화를 했다. 현재 우리가 방송을 하고 있는 상황을 말하고 11월 1일 부터는 우리의 소속이 어디가 되느냐고 물었다.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냐는 듯, 우린 모르는 일이니 라디오 코리아에 직접 물어보란다.
        사태가 심상치 않아 우리 사랑의 메아리 운영진에 알렸다. 그럴리가 있겠느냐며 느긋한 반응이다. 상황이 급한데 그냥 있다가 인사도 못하고 짤릴 것 같다고 엄살을 떨었다. 드디어 11월 1일 새벽이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우리 방송은 한 마디 설명도 없이 사라지고 새로 세계복음방송의 프로그램이 방송 됐다. 그제서야 사랑의 메아리 방송분야 전체를 책임지신 분이 라디오 코리아에 전화하니 서로 모르는 소리라고 미루는 현상에 직접 찾아가 사장님 면담을 요청했다.  이러쿵 저러쿵 미안하다며 원래 이런 계약은 자기네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일방적으로 해약할 수 있는 거라나.
        보여주는 계약서를 보니, 이건 광고주와 맺는 광고 계약서다. 거기엔 정말 그런 문구가 있다. 어떠어떠한 경우엔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 할 수도 있다는 문장이다. 하지만 이건 광고가 아닌, 방송 프로그램이다. 처음부터 아예 불성실한 일을 눈 똥그랗게 뜨고 자행한 것이다. 괘씸하다. 정말 상대 못할 인간들 아닌가. 이게 뭔가. 가만히 물러나고 말아야 하나? 하늘을 우럴어 투정을 부려본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셔요.
        사랑의 메아리 선교방송진 모두가 각자 곰곰히 기도해 본다. 무슨 뜻일까. 왜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허락하셨나? 다 집어 치우고 편히 살라는 말씀인가. 편하지가 않은데 왜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 이건 분명 하나님 사업인데. 포악한 인간들이 휘두르는대로 휘둘리고 주저 앉는 것이 하나님 뜻일까?
        이런 어려운 일을 당하고 보니 사랑의 메아리 방송진이 무척 외로운 것을 보았다. 우리 뒤에 든든하게 울타리 진 제칠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단에서 대대적인 대응책을 응원 받을 수도 있을텐데. 뚝 떨어진 고아 신세인 것을 느끼면서 다시 하늘에 직접 일렀다. 우리를 깡그리 무시하고, 지들 멋대로 계약을 파기하고, 한 마디 예고도 없이 시간을 뺏어버린 인간들을 하나님께 일러 바쳤다. 속이 시원하다. 그렇지만 이대로 끝나선 안 된다. 어차피 힘 없는 우리가 대항 할 순 없다.  무슨 방법으로든지 하나님께서 개입하시기만 기도 하며 인도하시는대로 대처할 결심들을 했다.
        그동안 아주 적은 분들이 사랑의 메아리를 돕고 계신다. 그리고 많은 애청자들이 우리 편이다. 재정이 넉넉지 못해도 하나님 빽으로 지탱 해 왔다. 한 대명 목사님이 설교를 맡으신 후 작은 사무실을 얻어 교회로 꾸몄다. 안식일에 외롭게 모이기 시작했고, 안식일 교인이 아닌 일반사람들을 상대로 말씀을 전한다. 일 년 남짓에 아홉 영혼에게 침례를 베풀었다. 아직도 일반 장감리교의 거센 반발로 제칠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란 팻말은 걸지 못하고 방송을 했지만, 그들은 안다. 우리를 너무도 잘 안다. 이번에도 불교방송에 시간을 줄 지언정 안식일교엔 못 준다 라며 언질을 흘린다.
        세상의 핍박을 받는다. 그들을 욕하고 억울해서 분을 품다가도 우리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하늘에 맡기자. 차분히 인도하시는 대로 대응하자. 끝내 그들로 후회하게 만들어 주시리라. 우린 다시 방송시간을 얻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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