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

2013.10.15 16:07

김사 조회 수:243 추천:28

백일홍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바람 한 점 살랑  물망초 위를 걸어가면서
나를 잊지 마세요 한다  

햇살 한줌 발갛게 내려와 코스모스 위에 앉아
키득 키득 웃는 소녀여!  
시리도록 하얀 교복의 깃에 꼽은 장미 하나가
내 앞에 다가온다

살짝 언 논바닥을 자박자박 얼을 깨던 설레움을
무지개살이 퍼진 날망으로 기어오르던 유년을
너와 함께 한 날들을 포갠다

아무도 걷지 않은 곳, 고운이슬이 피어나고
달빛이 걸었던 길,
별들이 강변으로 소복이 내리면
지독히 울어 대던 여린 날들

유성 하나 긋고 건너가면 슬퍼 울었던
내 그대여 ,
태양이 막 떨어져 오면,
우리는 숲의 노래들을 뜨락에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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