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는데/시
2018.12.14 08:19
첫 눈이 내리는데
김수영 (2018년 12월 5일)
목화 솜처럼 하얀 눈이
장독을 덮고
초가지붕을 감싸고
까치밥으로 남은 빨간 감에도
싸리문 위에도
소리없이 내린다
온 천지가
소복입은 여인처럼
너무 하얘 눈이 부신데
내 마음에 발자국만 남기고 떠난 이여
그 발자국은 화석이 되어
하얗게 눈꽃을 피우고
사뿐히 걸어오는 환영만
아른거린다
가을에 낙엽실어 보낸 엽서에
초겨울 눈으로 불꽃놀이를 하나요
문풍지를 흔들다 잠이 든 바람
죽은 듯 고요만이 가득한데
내 마음 속에
눈꽃은 계속 피어 오르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98 | 전기가 없는 세상에 살아보니 | 김수영 | 2019.04.26 | 107 |
297 | 대나무 숲/시 | 김수영 | 2019.03.27 | 82 |
296 | 내가 만난 '애국자' 스코필드 박사 | 김수영 | 2019.03.27 | 57 |
295 | 부자와 가난한 자 | 김수영 | 2019.02.03 | 93 |
294 | '팔순 시집'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1] | 김수영 | 2018.12.14 | 128 |
» | 첫눈이 내리는데/시 | 김수영 | 2018.12.14 | 80 |
292 | 그냥 그대로가 좋소/시 | 김수영 | 2018.12.14 | 68 |
291 | 북가주에서 생각한 포카혼타스 | 김수영 | 2018.12.14 | 65 |
290 | 링컨 박물관이 처한 어려움 | 김수영 | 2018.12.14 | 66 |
289 | 달라진 미스 아메리카 심사기준 | 김수영 | 2018.10.05 | 87 |
288 | 자랑스러운 '학술원 회장' 오빠 [1] | 김수영 | 2018.08.01 | 107 |
287 | 젓가락 | 김수영 | 2018.07.24 | 69 |
286 | 아름다운 식당 '요산재' | 김수영 | 2018.07.24 | 83 |
285 | 머리카락 선물 | 김수영 | 2018.07.24 | 132 |
284 | 갑자기 경찰이 따라왔다 | 김수영 | 2018.05.02 | 92 |
283 | 이갑수 시인의 '신은 망했다' [1] | 김수영 | 2018.03.22 | 118 |
282 | 북한의 특사, 김여정의 눈물 [2] | 김수영 | 2018.03.19 | 109 |
281 | 백악관의 매그놀리아 트리 [1] | 김수영 | 2018.02.17 | 98 |
280 | 잊을 수 없는 누명/중앙일보 '이 아침에' [1] | 김수영 | 2018.02.04 | 97 |
279 | 감동적인 홈스테이 경험/중앙일보 '이 아침에' | 김수영 | 2017.12.26 | 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