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추억

2014.06.08 15:31

김수영 조회 수:278 추천:31

유월이 오면
청잣빛 하늘이 곱게 내려와
입맟추는 그리운 추억의 고향바다

좋아라 춤추는 은빛 파도의 율동 속에
살아 생동하는 바다의 언어가
영롱한 구술로 나를 꿰어 칭칭 감으면
나는 아름다운 유월의 넝쿨장미로
바다의 등에 기어오른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장미꽃잎이
파도를 타고 사방으로 하얀 포말과 함께
꽃말이 눈부시게 향기 되어 날린다

동족상잔의 뼈아픈 잔상이 내 가슴에 남아
수박씨처럼 까맣게 내 마음이 타들어 갈 때면
하얀 모시옷을 입으시고 식탁에 앉으시어
분홍빛 넝쿨 장미가 담장을 기어오르면
빨갛게 익은 수박 한 조각 내 입에 넣어주시던
아버님이 몹시 그리워 눈시울을 적시는 데….

아! 유월이 오면
파도를 타고 마중 나오시는 아버님의 환영이
여름 수박처럼 싱그럽게 떠올라
분홍빛 넝쿨 장미꽃의 향기가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8 이외수 씨를 만나다/엣세이 집 '하악 하악'을 읽고 김수영 2012.03.01 509
217 디딤돌과 걸림돌 file 김수영 2012.06.19 507
216 한여름 밤의 꿈 file 김수영 2013.09.03 506
215 거룩한 그 이름, 예수여 김수영 2013.12.22 499
214 이 아침에/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김수영 2014.12.16 497
213 불꽃놀이 김수영 2013.03.14 497
212 더 좋아 김수영 2012.02.22 495
211 은행단풍잎 김수영 2013.11.06 494
210 김수영 2012.11.22 494
209 추석 김수영 2012.09.28 490
208 김치 매니아 김수영 2013.08.05 479
207 여행 김수영 2012.03.06 477
206 In remembrance of Dr. Schofield with the Edelweiss flower 김수영 2012.05.24 472
205 아름다운 눈 김수영 2014.02.14 470
204 어느 노신사의 인생 역전 드라마 김수영 2012.11.18 468
203 노숙인도 노숙인 나름이다 김수영 2013.05.25 460
202 고요한, 거룩한 밤 김수영 2012.12.25 456
201 동병상련 김수영 2013.08.03 446
200 이웃사촌 김수영 2012.10.08 439
199 겨울비야 김수영 2014.12.03 423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6
어제:
37
전체:
225,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