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눈

2014.02.14 07:48

김수영 조회 수:470 추천: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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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눈                                              


     사람을 비롯하여 모든 생물은 눈을 가지고 있어서 사물을 볼 수 있는 축복을 누리고 산다. 아무리 하나님께서 천지 만물을 아름답게 창조하였어도 눈이 없어 볼 수 없다면 하나님의 솜씨를 감상할 수 없어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할까. 눈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를 바라보며 그분께 감사하고 찬양을 드리고 그분을 높일 수 있어서 우리는 여간 행복하지가 않다. 하다못해 식물들도 눈을 가지고 있다. 꽃눈, 잎눈, 씨눈 등 눈을 통해 생명이 발아하고 성장하고 열매를 맺고 인간에게 무한한 유익을 준다.    

     눈이 얼굴에 그것도 제일 윗부분에 한 개 아닌 두 개를 균형 있게 만들어 놓으셨다. 코 위에 눈이 한 개만 있다면 얼마나 보기 흉하겠는가. 한쪽 눈이 고장 났을 때 다른 한쪽으로 볼 수 있어서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세심하게 배려하셔서 눈을 두 개를 주신 것이 여간 고맙지가 않다. 우리 신체 부위 가운데 제일 높은 곳에 눈을 만들어 주셔서 우리는 멀리도 가까이도 볼 수 있다.     

     인간의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눈이 맑고 청아한 사람은 심성이 곱고 아름답다고 한다. 눈이 심술궂게 생긴 사람은 사납고 표독스럽다고 한다. 늘 마음을 갈고 닦는 사람은 눈이 선하고 어질게 보인다고 한다. 법정 스님의 눈이나 김수환 추기경의 눈은 더없이 맑고 깨끗하게 보였다고 한다. 예수님의 눈은 직접 보지 않았어도 자비와 긍휼을 늘 베푸셨으니 인자한 눈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이 마음에 무엇을 품느냐에 따라 눈빛이 달라지고 눈에 생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눈도 종류가 있다고 한다. 육안과 심안과 영안으로 구분할 수가 있다. 육안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사리를 판단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심안은 육안으로 보이는 것을 가지고 마음에 받아들여 그 속에 보이지 않는 것도 찾아내어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예술을 창작해 내는 사람들이다. 시인들이나 수필가, 미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분들은 육안뿐만 아니라 심안을 갖고 있어서 두 개의 눈을 가진 셈이다. 영안이 열려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분들은 육안, 심안, 영안 등 세 개의 눈을 가진 사람들이다. 영안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신이 존재하고 다스린다고 믿을 때 자연 만물이 신비롭고 창조주의 섭리와 오묘한 진리를 깨달아 신과 영적으로 교감하는 사람들이다.     

     이왕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세 개의 눈, 육안, 심안, 영안을 모두 갖고 사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삼차원의 세계에까지 넘나들며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육안은 쇠퇴하기 시작하여 노안이 되어 사물이 잘 보이지 않아 우리를 안타깝게 만들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도 눈을 다쳐 실명할 수도 있고 잘 안 보일 수도 있다. 비록 육체의 육안은 잘 안 보인다 해도 심안과 영안이 밝다면 육체의 장애를 극복할 수가 있다. 좋은 예가 헬 랜 캘러라고 생각이 든다. 그녀는 시각과 청각의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도 할 수 없는 분야를 석권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그렇게 되기까지 뒤에서 헌신적으로 도운 앤 설리번 선생이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는 시각 장애를 딛고 정상인도 하기 어려운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미 백악관 국가 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에 임명되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그렇게 되기까지 눈물겨운 내조를 한 아내 석은옥 여사가 있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 앤 설리번 여사는 헬랜캘러의 심안과 영안을 모두 열어 주었고, 석은옥 여사 역시 남편 강영우 박사의 심안과 영안을 모두 열어 주었다. 이 위대한 두 여성이 아니었다면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 헬랜캘러와 강영우 박사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눈은 비록 육안이 망가져 볼 수 없다 해도 심안과 영안을 가진 사람으로 육안을 가진 사람보다 더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해 본다. 베토벤은 시각은 괜찮았지만, 청력을 잃었던 1802 - 1814년 사이에 창작의욕이 가장 왕성하였다. 교향곡 3번 ‘영웅’과 5번 ‘운명’, 6번 ‘전원’을 작곡하였다. 이때 피아노 협주곡 ‘황제’도 작곡하였다. 베토벤은 비록 귀로는 들을 수 없었지만, 영감을 준 심안과 영안이 있었기에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육안을 갖고 심안과 영안을 동원하여 인류 발전에 공헌한다면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시각장애나 청각장애란 고난을 딛고 더 위대한 일을 한다면 더 찬사를 보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마음의 창문을 통하여, 영의 창문을 통하여 영의 세계를 발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람이 된다면 이 세상은 더욱 살기 좋은 곳이 되리라 믿어본다. 누가 가장 아름다운 눈을 가졌을까. 아마도 예수님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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