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

2010.11.30 03:13

김수영 조회 수:933 추천: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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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대학 다닐 때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란 영화를 본적이 있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1957년에 제작된영화로서 무성영화시대 때 공포영화의 우상이 었던 론 체니의 생애를 영화한 작품이다. 한 영화 속에 론 체니가 여러사람으로 분장하여 각각 다른 연기를 잘 해서 그야말로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란 별명이 붙게되었다. 당대에 찰리 채프린과 함께 명성을 날렸던 훌륭한 명배우였다. 

   나는 평생을 살면서 천의 얼굴을 가진 사람은 아직 못 보았지만 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본적이 있다. 그 중에도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이 두 얼굴을 가지고 상대방 기독교인에게 누명을 씌워 돈을 갈취해 갈려고 공갈협 박을 한 사실에 나는 아연실색한 일이 있었다. 두 분의 아들이 모두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목사 한 분이 집을 빌려 여러 명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를 돌보고 있었다. 한국청년들도 있고 미국청년들도 함께 기거했다. 내가 잘 아는 오 집사 아들은 같은 한국 청년과 함께 한 방에 기거하고 있었다. 그 청년은 증세가 좀 가벼웠고 오 집사 아들은 증세가 좀 심한 편이었다. 하루는 각자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오 집사 아들이 잠에서 깨어나 자고있는 청년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려고 잠에서 깨어난 청년은 자기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오 집사 아들을 보자 깜짝 놀랐다. 화가 난 청년이 주먹으로 오 집사 아들의 얼굴을 치려 하자 놀란 오 집사 아들이 한쪽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한쪽 손으로 청년의 손을 막으며 자기방어를 했다. 상대방이 때리려하자 반사적으로 오 집사 아들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손등에 청년의 손가락뼈가 부러졌다. 병원에서 석고를 하고 치료 중이였다. 의사가 부러진 손가락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글씨를 쓸 수 없고 손놀림이 매우 부자유스러워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을 내렸다고 했다. 그 청년 아버지는 오 집사 아들이 자고 있는 자기 아들을 먼저주먹질하는 바람에 놀라 잠에서 깨어나 주먹을 막다가 손가락뼈가 부러졌다고 거짓말을 했다. 오 집사와 그녀의 남편을 불러 치료비 일체와 앞으로 손이 불구가 되면 보상을 해 줘야 한다며 생떼를 쓰면서 협박을 한다고 했다. 병원에 치료 받으러 다니는데도 오 집사 차편을 이용해 오 집사가 데리고 다녔다. 그 청년 부모는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병원엘 갈 수 없다며 오 집사에게 강요했다. 오 집사는 나를 찾아와 자기 아들이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 했다. 자기 아들에게 물어봐도 자기가 먼저 때린 적이 없고 오히려 그 청년이 주먹으로 때릴 때 손등으로 방어하다가 청년이 되려 다쳤다는 것이다. 목격자가 없고 증인이 없으니 그냥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 어떻하면 이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느냐며 나를 붙잡고 울먹였다. 나는 집사님에게 말해 주었다. 그 청년이 석고를 하고 있으니 부러진 손가락을 볼 수도 없고 어느정도 상처를 입었는지 알 수 없으니 그 청년과 함께 UCI의료센터에 가서 담당 의사를 만나야 한다고 했다. 미국인 의사를 찾아가 병원기록을 확인하고 의사와 면담해서 진단이 어떻게 내려졌는지 우선은 확인부터 해야 한다고 일러 주었다. 집사님은 영어를 못해 나와 함께 병원에 같이 가자고 했다. 그 청년과 함께 UCI 의료센터를 찾아가 담당 미국의사를 만났다. 이 청년은 오 집사가 영어를 전혀 못하니까 나도 영어를 오 집사 처럼 전혀 못하는 줄 알고 있었다. 마음놓고 담당의사와 영어로 의사가 묻는 말에 답변하며 부상 당할 때의 상황을 소상히 의사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나는 옆에서 영어로 설명하는 청년의 말을 듣고 소스라쳐 놀랐다. 그담당 의사 한테 자기도 모르게 진실을 고백하고 있었다. 자기가 너무 놀라 먼저 주먹으로 치려고 하다가 상대방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바람에 상대방 손등에 손가락이 부러졌다고 했다. 나는 옆에서 듣고 있는데 너무나 기가 막혀서 입을 다 문체 할 말을 잃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의사와 그 청년의 대화가 다 끝나자 내가 직접 영어로 의사에게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자 그 청년은 깜짝 놀라며 새파랗게 질리는 것 같이 보였다. 나는 의사의 진단을 확인하고 오 집사와 함께 그 청년의 집에 같이 가서 부모님을 만나겠다고 했다. 내 차에 그 청년과 오 집사를 태우고 그 청년의 집으로 찾아가 부모를 만났다. 나는 병원에서 발견한 사실을 그 부모에게다 말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자기 아들이 먼저 때리려고 하다가 다쳤는데 상대방이 그랬다고 어떻게 뒤집어씌울 수 있느냐 며 내가 항의를 했다. 당신 아들이 잘못해서 부러진 손가락을 상대방이 그랬다고 뒤집어 씌워 돈을 갈취해 가려고 그런 수법을 어떻게 감히 쓸 수 있느냐며 호통을 쳤다. 당신 아들이 담당 의사에게 사실직고 함으로 그 의사가 직접 들었으니 의사가 증인이라고 했다. 그래도 끝까지 치료비 내어 놓으라고 강요를 하면 이쪽에서도 무고죄로 고발할 테니 알아서 하라고 하고 집사님과 나는 총총히 그 집을 빠져나왔다. 한 참 후에 오 집사에게 전화가 걸려왔는데 그 때 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고 치료비 내어 놓으라고 두번 다시 요구 하지도 않으니 마음이 편하다며 나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했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로서 비록 오 집사 아들이 그랬다 하더라도 자기 아들이 메디칼 보험이 있으니 치료비는 충당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어야 마땅하지 않았을까. 오 집사가 그 사람들처럼 나쁜 사람이면 무고죄로 고소라도 할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 착한 집사라 모든 일이 잘되어서 나는 여간 기쁘지가 않았다. 아무리 세상이 악하다 할지라도 믿는 성도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데, 그 분들도 이일 때문에 양심이 돼 살아나 하나님 앞에 새로운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 모두는 두 얼굴을 가지고 악역을 맡은 배우처럼 행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 마음 한 얼굴을 갖고 살아간다면 지킬 박사와 같은 표리부동한 사람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그 청년의 부모도 화인맞은 양심을 버리고 하나님 앞에 선한 청직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두 집사가 모두 아픈 자녀를 두고 있으니 서로 불쌍히 여기며 측은하게 생각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하나님도 얼마나 기뻐하실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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