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는데/시
2018.12.14 08:19
첫 눈이 내리는데
김수영 (2018년 12월 5일)
목화 솜처럼 하얀 눈이
장독을 덮고
초가지붕을 감싸고
까치밥으로 남은 빨간 감에도
싸리문 위에도
소리없이 내린다
온 천지가
소복입은 여인처럼
너무 하얘 눈이 부신데
내 마음에 발자국만 남기고 떠난 이여
그 발자국은 화석이 되어
하얗게 눈꽃을 피우고
사뿐히 걸어오는 환영만
아른거린다
가을에 낙엽실어 보낸 엽서에
초겨울 눈으로 불꽃놀이를 하나요
문풍지를 흔들다 잠이 든 바람
죽은 듯 고요만이 가득한데
내 마음 속에
눈꽃은 계속 피어 오르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98 | 허수아비 | 김수영 | 2011.10.16 | 796 |
297 | 어머니, 나의 어머니 | 김수영 | 2011.05.07 | 794 |
296 | 짜장면 | 김수영 | 2011.07.07 | 791 |
295 | AMTRAK 기차를 타고 태평양 연안을 누비다 | 김수영 | 2011.04.09 | 791 |
294 | 소나무 찬가 | 김수영 | 2011.08.12 | 788 |
293 | 낙엽 | 김수영 | 2010.09.10 | 782 |
292 | 돌아온 탕자 | 김수영 | 2012.01.06 | 781 |
291 | 화롯불과 인두 | 김수영 | 2014.01.14 | 776 |
290 | 축배의 노래 | 김수영 | 2010.07.21 | 772 |
289 | 어느 노신사의 호의 | 김수영 | 2010.02.27 | 772 |
288 | 울음 요법 | 김수영 | 2010.09.11 | 762 |
287 | 지진 | 김수영 | 2011.03.13 | 757 |
286 | 등대지기 | 김수영 | 2011.05.23 | 752 |
285 | 명품 인생 | 김수영 | 2010.02.15 | 749 |
284 | 가장 아름다운 소리 | 김수영 | 2011.10.23 | 745 |
283 | 동춘서커스단의 비운 | 김수영 | 2010.02.10 | 745 |
282 | 십자가의 고난 | 김수영 | 2011.04.21 | 744 |
281 | 백일홍 | 김수영 | 2010.08.31 | 743 |
280 | 하필이면 왜 | 김수영 | 2011.11.13 | 740 |
279 | 국화꽃 향기 속에서 | 김수영 | 2010.09.08 | 7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