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2005.10.24 10:03
티격태격 다투면서 살던 노부부
근자에는 한 쌍의 원앙이 되었다
손을 꼬옥 잡고 산책도 하고
달콤한 과일을 입에 넣어주기도 하고
할머니는 살맛이 났다
국화꽃을 꺾어
머리에 꽂아 주던 날
아무래도 이상타며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물었다
"어르신 기분이 어떠십니까?"
"나는 요새 살맛 나지요"
"저 사람이 나를 받아주니"
할머니가
젊은 과수댁으로 보이는 것이
치매라고?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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