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노니는 哀歡
2007.02.25 21:01
시간에 노니는 哀歡/ 백효진
동네 어느 무지 낡은 집을 지나면
인적 없어도 삶의 체취가 풍겼다
밤엔 하나의 탁한 창에서 세어 나오는
노란 전기등
외엔 인적을 볼 수 없는 이 판잣집에
지나간 전설의 정원사가 파묻혀 있는가
작지만 시간이 노니는 듯한 정원에
파랗고 분홍 나팔꽃이 사뿐하고
단단한 매화나무 가지에 앉은
검은 고양이가 유들유들한 몸으로
옛날 강가의 나룻배 모양으로 심어진
붓꽃-밭의 풍경으로 파리처럼 날개를 비벼대고
크레용으로 그린 푸른 구름처럼 손질된
두 그루의 키 작은 소나무가
먹음직하게 큰 이파리로 자란 깻잎들의 味覺에
근심 털어내는 듯 노을의 혓바닥에 잠긴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집 앞을 지나다가
정원에 나온 백발 노파를 처음 보았네
초록과 빨강으로 판자벽을 앵무새처럼
얼룩지게 하던 방울 토마토를 따-모으는
등 굽은 노파의 무지 가느다란 손가락에
내 맘 툭 떨어지는 응시로 낙엽처럼 어찌할 바를 몰랐네
동네에서 툭-떨어진 바깥-世를 본 것처럼 정체 모를 哀歡.
2005년 6월 21일 오전 8시 55분
동네 어느 무지 낡은 집을 지나면
인적 없어도 삶의 체취가 풍겼다
밤엔 하나의 탁한 창에서 세어 나오는
노란 전기등
외엔 인적을 볼 수 없는 이 판잣집에
지나간 전설의 정원사가 파묻혀 있는가
작지만 시간이 노니는 듯한 정원에
파랗고 분홍 나팔꽃이 사뿐하고
단단한 매화나무 가지에 앉은
검은 고양이가 유들유들한 몸으로
옛날 강가의 나룻배 모양으로 심어진
붓꽃-밭의 풍경으로 파리처럼 날개를 비벼대고
크레용으로 그린 푸른 구름처럼 손질된
두 그루의 키 작은 소나무가
먹음직하게 큰 이파리로 자란 깻잎들의 味覺에
근심 털어내는 듯 노을의 혓바닥에 잠긴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집 앞을 지나다가
정원에 나온 백발 노파를 처음 보았네
초록과 빨강으로 판자벽을 앵무새처럼
얼룩지게 하던 방울 토마토를 따-모으는
등 굽은 노파의 무지 가느다란 손가락에
내 맘 툭 떨어지는 응시로 낙엽처럼 어찌할 바를 몰랐네
동네에서 툭-떨어진 바깥-世를 본 것처럼 정체 모를 哀歡.
2005년 6월 21일 오전 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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