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교육의 새로운 지평

2006.10.29 19:42

구름나그네 조회 수:345 추천:44


  천지만물이 하나같이 외형과 실상을 지니고 있듯이, 우리들 또한 외형적인 인간 그 이면에 나와 대상 그 모두를 갈무리한 진여자성의 세계가 깔려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교육체계에 있어서도 외형적인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방법적인 敎의 측면과, 내면의 세계를 열어내어 인간적인 성숙을 도모해 가는 育의 측면으로 양 축을 이루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전 세계적인 지식정보화 교육의 추세에 떠밀려 육의 측면이 거의 상실돼버린 상태입니다. 진정한 교육은 배움으로써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정보들을 받아들이며 비움으로써 본래적인 인간의 영역을 개발해내는, 그것은 마치 들여놓아서 있는 가구들과 본래부터 존재하는 공간의 영역이 적절히 안배된 그러한 방의 기능을 살려내는 교육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필자가 감히 실제적인 내면의 세계를 체득한 바로, 그 완전무결한 자아로의 회귀의 길을 아주 쉽고 간단하게 우리의 교육체계에 이어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동안의 잘못된 인식을 올바로 전환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기보다 생각의 둘레를 좀 비워두는 데서 감성과 지혜의 영역이 살아나 인간적인 성숙이 이뤄지게 됩니다. 방안에 필요한 가구와 물건들을 들여놓아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욱 소중한, 사람이 기거할 공간을 비워둬야 하는 거고, 나무도 큰나무로 키우기 위해서는 여백의 둘레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곧 이성과 감성, 배움과 비움이 조화와 중용을 이룰 때 가장 이성적이고 가장 감성적인 인간으로 길러질 수 있고, 거기서 다시 절대인간의 경지로 뛰어오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빈자리의 위력을 알지 못한 채 그저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지는 데만 주력해 왔습니다.

    애초에
    하늘이 없었다면
    온 누리 가득 땅이었다면

    땅은 있었어도
    새싹 하나 자라날
    틈이 없었을 테니

    태양이 있었다 해도
    빛을 뿌릴 공간이 없었을 테니

    세상은
    그대로
    어둠이었겠지요

    세상은
    그대로
    죽음이었겠지요

  그러므로 우리들은 실로 죽음 속에서 간신히 살아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텅 빈 하늘이었기에
    하늘은 모든 걸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 엄청난 땅덩이를
    해와 달고 별자리를
    꽃무리로 펼쳐놓았지만
    하늘은
    하늘은 끝이 없었습니다

    하늘은 하늘대로
    땅은 땅대로
    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하늘은 땅과 함께
    땅은 하늘과 함께
    서로 손을 맞잡고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존재의 실상을 살펴 진리에 순응하여 살아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진정 살아있는 삶 속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 여기, 필자가 깨달아 얻은 일원절대의 자리를 과학적인 규명으로 일목요연하게 짚어드릴 수 있으니 잘 새겨들으시기 바랍니다. 대개 형상이 있고 영역이 있는 세계만유는 반드시 형상이 없고 영역만 있는 허공 안에 싸안겨 있을 수밖에 없고, 형상이 없고 영역만 있는 그 가없는 허공은 반드시 형상도 없고 영역도 없는 그 무엇에 싸안겨 있을 수밖에 없는 법인데, 그것은 우리들이 살아오면서 잠시잠깐도 떠나 있을 수 없었던, 하늘땅보다도 소중한 우리들의 마음자리였습니다. 거기서 실로 만유시공이 벌어져 나왔으므로 만유시공이 오직 한마음자리입니다. 바다에서 파도가 일어났으니 파도까지가 온전히 바다이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믿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이미 만분에 구천구백 구십구분을 이루어 얻은 것입니다. 제발 그렇게 믿고 살아가야 합니다. 제발 그렇게 믿고 나아가야 합니다.

  진정 그렇게 믿고 나아간다면! 한 등이 능히 천년의 어둠을 몰아내고 한번의 지혜로움으로 족히 만생의 어리석음을 쓸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만큼 앞서의 잘못된 인식을 올바로 전환하고 나서 문득 문득 빈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면, 그러다가 홀연히 되돌리게 되면, 우리 모두가 길이길이 영원한 행복을 누려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장차 영원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의 인간시대에서 성인시대로 획기적인 인류교육의 새 지평을 열어가야 합니다. 그러한 인류교육의 핵심체가 바로 비움의 철학입니다. 생각하는 마음은 범인의 마음이고 생각 없는 마음은 성인의 마음이며, 그 성인의 마음--무의식계는 우리들 의식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본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의식과 대상이 맞서있는 자리가 現象界인데, 의식과 대상이 함께 무의식으로 잠겨든 그 實狀界로 돌아오고 보면, 실상계 안에 현상계가 함께 구현돼 있어서 우리는 실로 현상계에서 실상계를 살아갈 수가 있는 걸림없는 대자유인의 생애가 펼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하늘과 땅 사이 천품만류 가운데 인간이 가장 높고 거룩한 존재라고 일러오고 있습니다. 그러한 존재자의 위상을 비록 사람마다 구현해 내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적어도 그러한 존재자인 인간으로서의 길만은 교육체계 안에 높다랗게 세워져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인간으로서의 길을 세워놓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들은 돈과 명예에, 또는 명분 있다고 생각하는 욕망을 향해 목숨을 걸고 살아가고들 있나 봅니다. 그래서 옛말씀에도 ‘남을 위하고 자기를 위하는 일이 비록 조그만 선행은 될지라도 묵묵히 대도의 길로 되돌리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장 높은 진리는 가장 가까운 데 있고 가장 거룩한 성과는 가장 힘들이지 않는 데서 이뤄진다는 사실도 우리 함께 올바로 인식하기를 간곡히 바라오며, 어디서 한번 대담의 장을 마련해 주신다면 만인의 대중과 함께 이 자리에서 죽음 없는 세계로 되돌리는 길을 명명백백하게 짚어드리겠습니다.

  이 둘 아닌 최상선법을 예전에는 천만인 중의 그 한 사람에게 은밀히 전해져 왔으나, 이제는 오랜 세월동안 대승의 믿음이 다져져 온데다가 또한 과학적인 규명이 이뤄져 있으므로, 천만인이 다 함께 믿고 받아들일 수 있어 홀연히 유심세계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누구나가 저마다의 일상생활 중에서 제불조사의 일용삼매를 수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필자가 지난 한 해 동안 적지 않은 분량으로 묻혀버린 대도선의 세계에 대해 고증을 들어가며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었지만, 다시 요약된 한 장의 문안으로, 대담식으로 풀어내어 책의 말미에 붙여두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누구나가 쉽게 대도선의 세계를 이해하고 믿고 받아들여, 우리 모두의 본래 지닌 깨달음의 세계로 되돌아가게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들 내면에 그 영원무궁한 생명의 실상과 다함없는 행복의 요람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는데도, 멀리 밖을 향해 부산히 배우고 닦아가느라고 내 안의 도를 등져버리고 있으니, 가위 서울 안에서 서울을 찾기 위해 서울을 떠나는 격이고, 머리를 가지고 제 머릴 찾아 천리만리를 달려 나가는 꼴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 모두가 지금, 스승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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