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그리기(수 필) 한판암/백효진

2006.11.13 09:40

タカシ 조회 수:584 추천:42

태극기 그리기(수 필) 조회수 : 12
작가명 : 한판암   (원본은 서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등록일 : 2006-11-14


태극기 그리기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런 저런 행사장에서 '국기(國旗)에 대한 경례'라는 진행자의 근엄한 목소리를 싫도록 들어왔고, 수없이 '애국가 제창'을 했었다. 거북살스러운 공식적인 행사는 차치하더라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동요(童謠)인 '태극기'를 부르지 않았던가.



/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
/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
/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
/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 /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교실 정면에는 교훈과 급훈이 좌우에 자리하고 중앙에 떡 버티고 있던 존재가 태극기이며, 매년 반복되는 국경일마다 대문에 내걸었던 친숙한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가 태극기 모양을 그리고 색깔을 나타내보라고 종이와 연필을 넘겨준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아마도 대부분이 엉터리 태극기를 그려놓고 계면쩍음에 고개를 숙이고 적당한 변명 거리를 찾으려는 묘수 생각에 골몰할 것이다.



  나의 생에서 생업을 위한 전공(專攻)은 '컴퓨터' 쪽이다. 따라서 학생들과 함께 하는 공부도 인문사회 계열과 달리 딱딱하기 짝이 없는 내용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매학기 실시하는 중간이나 기말고사 문제를 어느 모로 살펴봐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구석이 조금도 없다. 이런 삭막함을 벗어나 보려고 가끔 학생들이 치러야 할 시험문제 말미에, 전공과 관련이 없으며 순수한 상식에 해당하는 보너스 문제를 한 개 출제한다.



  보너스로 출제되는 상식문제의 정답을 썼을 경우, 원래 전공과목 점수에가 대략 '3점'을 더해 준다. 출제되는 문제는 이런 유형이다. "우리나라의 초대(初代) 대통령에서부터 현재의 대통령까지 이름을 순서대로 정확하게 쓰시오", "우리대학의 교훈은 '진리, 자유, 창조'이다. '진리, 자유, 창조'를 한자로 쓰시오" 등과 같은 문제가 주류를 이룬다. 이런 문제는 정답 여부를 막론하고 스스로 해당분야에 대해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는 맥락에서 학생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



  이번 학기는 3학년 대상 과목의 중간고사에 상식문제 하나를 출제했다. 태극기에 대한 문제로 "태극기의 모양을 그리고 색깔을 정확하게 문자로 표시하시오"라는 내용이었다. 시험에 응시한 학생은 쉰 다섯 명이었는데, 정답은 열 한 사람으로 비율로 따지면 20%였다. 어려서부터 그렇게도 많이 봤었고 그 중요성을 귀가 아프도록 들었다. 그리고 길거리나 대문에서 수없이 펄럭였고 동요로까지 부르던 대상이었는데 고작 그 정도였다. 하물며 태극기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기대하는 것은 언어도단이 아닐까 싶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라서 태극기를 다시 뜯어본다.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백의민족(白衣民族)의 민족성을 이름을 뜻함이다. 한편 태극기의 중앙에 자리한 '태극문양(太極文樣)'에서 적색(赤色)은 양(陽)으로 하늘, 청색(靑色)은 음(陰)으로 땅을 의미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음과 양의 조화를 상징하며,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작용으로 생성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란다.



  한편 태극문양 주위에 위치한 '건곤감리(乾坤坎離)를 뜻하는 4괘(四掛)의 의미'를 '건곤(乾坤) 괘(掛)'와 '리감(離坎) 괘(掛)'로 구분하여 대략적으로 살피려 한다. 결국 이 4괘는 '천지일월(天地日月)', '춘하추동(春夏秋冬)', '동서남북(東西南北)',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조화를 나타내고 있다.



  '건곤(乾坤) 양괘(兩掛)'는 '무궁한 정신'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우리나라의 국운이 천지와 함께 영원 무궁하기를 바라는 기원이 포함된 것이다. 이 중에서 건괘(乾掛 : 막대기 세 개 형태)는 하늘(天), 봄(春), 동(東), 인(仁)을 나타내며, 기면(旗面)의 왼쪽 윗부분에 배치한다. 한편 곤괘(坤掛 : 막대가 여섯 개 형태)는 땅(地), 여름(夏), 서(西), 의(義)를 이르며, 기면의 오른쪽 아랫부분에 배치한다.



  '리감(離坎) 양괘'는 '광명의 정신'을 타나낸다는 것으로서, 우리나라가 늘 일월(日月) 같이 영원토록 빛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이들 중에서 리괘(離掛 : 막대기 네 개 형태)는 해(日), 가을(秋), 남(南), 예(禮)를 뜻하며, 기면의 왼쪽 아랫부분에 배치한다. 그리고 감괘(坎掛 : 막대기 다섯 개 형태)는 달(月), 겨울(冬), 북(北), 지(智)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기면의 오른쪽 윗부분에 배치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삶에 직접 유용하게 쓰이지 않는 물건이나 사실들에 대해서 제대로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오늘날은 옛날에 비견할 수 없을 만큼 배움의 기회나 양이 폭증했다. 그러나 삶의 방편을 찾거나 이해득실이 걸린 문제에 대하여 손해를 당하지 않으려는 계산에서 얄팍한 지식이나 무의미한 상식을 쌓았던 게 아닐까. 따라서 바탕이 되는 덕목이나 지식에 대해서는 아는 척 혹은 배운척하는 교만을 앞세운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볼일이다. 하기야 인기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은 자기 손금 보듯이 줄줄이 꿰고 있어도 큰 파장을 일으키는 국가적 위기문제에 깜깜해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이런 사회에서 젊은층이 태극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아무런 시비의 대상이 될 리 없을 것 같다. 그러므로 해묵어 무뎌진 낡은 기준과 잣대로 기성세대와 견줄 수 없이 판이한 신세대들을 재거나 가늠해 보겠다는 가당치 않은 욕심 자체가 부질없는 집착이며 자가당착이 아닐까.



2006년 10월 2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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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시) 조회수 : 8
작가명 : 白孝眞   (원본은 서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등록일 : 2006-11-13




태극기









백효진














파란 햇살이 피어 오른다.




둥근 빨간 태양은 아름답다!









아침의 평화는 몸을 굽히고




겨울의 땅에 속삭인다.









나는 선잠에서 깨어났다,




아! 벌써 어머니 같은 하얀 눈이




아침의 골짜기에 보입니다.














2004년 10월 22일 오전 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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