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에 달 비치듯 어려오는 그 모습들

2006.01.01 15:05

구름나그네 조회 수:463 추천:30

새 해


구름이 날아가듯
한 해가 가면

하늘은 파아랗듯이
배움은 쌓이고,

꽃망울이 맺듯이
새해가 열리면

푸르른 하늘 이고
피어날 고운 꿈밭.


바람이 지나가듯
나달이 가면

하늘이 높아가듯
자라는 슬기.

꽃잎이 피어나듯
계절이 여물면

드높은 하늘 향해
발돋움할 새날의 꿈.


강물에 달 어리듯 그렇게 숱한 해가 바뀌고
하늘빛은 쌓여서 물빛으로 푸르러도
강물에 달 비치듯 어려오는 그 모습들............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 반짝반짝 정다웁게
비치이더니, 웬일인지 별이 하나 보이지 않고......"
그 옛날, 시골이었던 뚝섬 봉은사에 있을 때,
물결이 잘랑대는 어스름 강가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어느 꼬마랑 함께 젖어 부르던 노래며,

한번은 가을철의 석굴암. 밀감이 참 귀하던 때였는데
밀감 한 개, 초코렛 하나, 밤과자 몇 개를 한사코
내 손에다 쥐어주고 간 부산에서 왔다던 5학년
꼬마 소녀의 그 아련한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한번은 또, 물이 불은 시내에서 잘 건너는
등교길 아이들을 불러 세워 "얘들아, 물이 불어
위험할지 모르니까 스님 손잡고 같이 건너자"
아이들은 좋아라고 나란히 손을 잡고 건너는데,
거의 다 건너서는 내가 그만 넘어져
아이들의 옷을 죄다 적셔주고 말았던 일.
그래도 그 웃음 반, 울음 반의 투정으로
흘겨보던 그 눈빛들......... 지금은
다들 그만한 아이들을 기르고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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