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땅이여!
2005.09.19 22:33
하늘이여! 땅이여! 글 : 박동수 하늘은 말갛게 얼어 버렸다. 멀어져 간 천국의 소리 들리지 않네. 열기 품고 사는 긴 부리 불새라도 쪼아대면 행여 유리처럼 부셔질지 모르지만 언 하늘은 답답하다. 흩날리는 불확실성 대지는 회색으로 펼쳐지고 차디찬 언 하늘과 맞 닿아있네. 가끔은 피뜩피뜩 떨어지는 빗방울 피 빛으로 울고 어쩌다 화살처럼 날아온 언어(言語)의 비수 얼어버린 하늘 한 모퉁이를 뚫어대는 듯 했지만 어느새 가슴 빈약한 영들을 깔아뭉개고 앉은 차가운 부정의 시선에 까만 안개가 되어 어느 못난 호수 속으로 사라지고 방탄조끼 같은 거짓들의 냉소 속에서 화살은 녹아 핏물처럼 흘러내린다. 저 냉소적 하늘은 언제 엿물처럼 녹아 내려질까? 팔딱이는 작은 새들은 솜털까지 얼어붙어서 떨고 지혜의 넋들의 눈물조차 얼어 굳어진 회색의 땅 언제 별들이 주루룩 쏟아 내리는 푸른 하늘이 오려나. 펑펑 쏟아져 봐라 쇳물처럼 뜨거운 장대비 같은 거라도 후두두 떨어져 봐라 장작불에 달구어 태운 작은 새떼의 몸뚱어리라도 가슴속의 불길을 뿜어 제 몸 불사르는 불새라도 때로 몰아오려무나. 얼어버린 하늘을 녹일 수 있다면 새로운 창조이리라. 회색빛 공간을 질주하면서 뜨겁게 사르고 새로운 태양이 솟아 머무르게 하려무나. 천년을 돌부처처럼 앉았어도 숨 가쁘지 않은 맑은 소리들 눈물이 없는 마른 눈 의미모를 잔잔한 미소뿐이어도 가슴속 마음들이 싱그러운 녹색으로 되어 진다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이 회색의 세월 하늘이여, 땅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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