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전 시 부문 심사평

2017.08.19 05:19

동아줄 김태수 조회 수:42


2017 본보 문예공모전 시 부문 입상작

2017-0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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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미주한국일보문예공모전 시 부문 심사평

시 부문 심사평/ 한혜영(시인)

올해는 다른 때에 비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다소 부족해보였다.

그런 중에도 거론할 만한 작품은 여전히 있었고, 예심에서 걸러진 원고들을 대상으로
논의에 들어갔다.

그런 결과 당선작은 김 예린 님의 두부가 차지했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어머니의 일생을 환기시키는 과정이 자연스러우면서 품위가 있다. “일생을 짓누르던 돌덩이를 내려놓고/생의 마지막 부드럽고 순한 모습으로 가셨다를 읽다보면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이밖에 함께 보낸 작품도 고른 수준을 보이고 있어 믿음이 갔다.

가작으로는 문 숙희 님의 봄의 연서와 김 태수 님의 을 뽑는다.
봄의 연서는 모진 계절을 이겨내고 새잎이 돋는 나무를 통해서 인생을 말하고 있다.
착실하게 꾸려나간 점이 좋았으나, ‘새로 돋는 잎이라는 부제는 필요가 없어 보인다.

김 태수 님의 은 오랜만에 대하는 시조여서 반가웠다. 정형시의 한계를 뛰어넘어 이 탄생하는 과정과 의 역할을 잘 아우른 점이 돋보였다.

장려상으로 손 지아 님의 숨은그림찾기와 김 미영 님의 게임기를 선정했다.
손지아 님의 숨은그림찾기는 시어를 다루는 솜씨는 좋으나 지나치게 관념적인 것이 흠이다. 주관적 감정의 객관화, 즉 시는 자기표현에 그치지 않고 독자와 더불어 나누는 정서임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 김 미영 님의 게임기는 제목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주제를 잘 살리고 있다. 본문 어디에도 게임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면서 게임으로 인한 폐해를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장르가 동시여서 일반 시와의 경쟁력에서 다소 밀린 점이 아쉽다.
이상으로 수상자 전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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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좋은 작품들을 만나 기쁩니다"
나태주(시인)

이번에도 태평양을 건어 온 미주한국일보의 신춘문예 시 응모작 원고를 읽었습니다.
해마다 맞이하는 아름다운 선물이며 즐거운 작업입니다. 응모 편수가 예년에 비하여 조금
적었지만 그 질적인 수준만은 충분했습니다. 대번에 우열이 가려졌습니다.
역시 좋은 작품은 누구에게나 좋은 작품입니다.

후보작품을 고른 뒤 미국 플로리다에 계신 한혜영 시인과 전화 통화로 입장작품을 골랐습니다. 역시 합의가 빨랐고 상호 이견이 없었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오래 함께 일을 한 이력이 나타나는 것이겠고 시를 보는 안목이 닮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이 사람에게 좋은 작품은 저 사람한테도 좋게 마련입니다.
이번에 뽑은 작품은 다섯 편. 순위는 있지만 그 순위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쩔 수없이 그렇게 한 것임을 아시기 바라며 또 선에 들지 못한 작품도 선에 든 작품만큼 훨씬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뽑는 사람들의 안목에서 그럴 뿐이었다고 생각하시고 오래 마음 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김예린씨의 작품 두부는 인생을 바라보는 눈길이 깊고 웅숭깊으며 시의 언어가 아름답고 적확합니다. 이런 점들이 남다름 감동으로 연결되는 요인이겠습니다. 다음으로 문숙희씨의 봄의 연서또한 톡톡 튀는 감성과 언어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으며, 김태수씨의 은 시조 작품인데 언어를 매만지는 솜씨가 그의 작품 제목인 만큼이나 매서웠고, 손지아씨의 숨은그림찾기는 시의 품격이 높았으나 시의 내용이나 구성에 있어 조금쯤 난해한 구석이 있지 않았나 하는 말이 심사위원들 사이에 오갔으며, 김미영씨의 게임기는 동시 작품인데 그 발상이나 표현이 매우 귀엽고 간결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모두의 건필과 앞으로의 대성을 빕니다.
문제는 등단이나 출발이 아니고 끝까지 가는 마음이고 정진하는 순간순간의 빛나는 자기 노력입니다. 부디 모국어를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지금처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시는 끝없는 자기 응시이며 자기 사랑이며 동시에 측은지심(부처님), (, 공자님), 긍휼히 여김(예수님)과도 가깝다는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겸손한 마음, 봄비 같은 마음 없이는 인생의 거센 강물도 건너기 힘들며 시의 길에서도
환영 받기 어렵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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