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 차에 대하여

2015.10.12 06:53

동아줄 김태수 조회 수:229

pcp_download.php?fhandle=M1NRemtAZnMxMC5

♣ 우리의 전통차에 대하여 ♣
** 좀 길어도 공부 삼아 끝까지 음미하시길! _()_ **

우리들 일상용어에 다반사(茶飯事)란 말이 있다.
이는 으레 있는 일이나 흔한 일이라는 뜻이다.

"차 마시듯, 밥 먹듯"이란 말로서, 밥보다도 차를
더 많이 마셔서 차를 앞에 말했다.

밥은 하루 세 번 먹지만 차는 혼자 있을 때,
사람을 만났을 때, 애경사에 참석 했을 때,
목마를 때 등 시도 때도 없이 마셨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일상적인 일을 다반사라 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쓰는 흔한 주방 용기(用器) 중에 하나인
"주전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주전자의 한자어는 注煎子(주전자)이다.

한자의 자(子)는 존칭이다.
그래서 공자(公子), 맹자(孟子) 할 때 자(子)란 존칭을
붙이는데, 우리말로 하면 "선생님" 또는 "님"이란 뜻이다.
주(注)는 "붓는다."란 뜻이고, 전(煎)은 "끓인다."는 뜻인데---
왜 붓고 끓이는 그릇에 선생님이란 존칭의 자(子)자를
붙였을까?

그릇에다 자(子)자란 존칭을 붙인 경우는 오직
"주전자(注煎子)" 뿐이다.
이는 주전자가 차를 끓이고 붓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의식주를 풍족하게 하는 데
자연을 욕심껏 이용하고 착취했다.
그런데 차나무는 사람들의 이런 일차적인 욕구에
부응하지 않았다.

뿌리는 약이 아니었고, 나무는 집을 지을 수 없었으며,
열매는 식용이 아니었다.
다만, 이른 봄의 여린 잎을 차로서 허용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차는 결코 단순한 마실거리가 아니었다.
인간이 추구하는 정신적인 과정의 중심에 늘 차가 있었다.

134324144B78D8901E1E13

그리고 차는 인간으로 하여금 탐욕과 성내는 것과
어리석음을 스스로 바라보게 하는 내면의 성찰을 통해
지혜를 증득케 하였다.

차(茶)자를 파자(破字)하여 분석하면
초두(艸) 아래 사람인(人)을 넣어 중심을 잡고
그 아래 나무목(木)자를 썼다.

즉 나무(木)의 어린 싹(艸)을 사람이 가공하여
마시는 것이 "차(茶)이다.

흔히 조상께 올리는 제사와 명절 때의 의식을
다례 또는 차례라 이름하는 것은,
여러 가지 제물이나 음식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삼는 것이 차(茶)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 하에 일본 놈들은, 우리의 민족성이
은근과 끈기를 바탕으로 한 올곧은 선비정신에 투철한 것이
차(茶)를 상음(常飮)하는 것에 기인 한 것이 아닌가 우려되자,

우선 제사에, 정신을 혼미하게하는
술을 쓰도록 전통을 바꾸기로 작정,
그 것도 지네들의 전통 술인 "정종"을 쓰도록 함으로써
그 후 부터는 제사상에 "차(茶)"가 올라가는
"차례(茶禮)"가 아니라
"술(酒)"이 올라가는
"주례(酒禮)" 가 되고 말았다.

차 내기가 번거로우면 정종 대신 차라리 우리의 고유 술인
"막걸리"로 대신할 일이다.

우리의 자생 차나무는 뿌리의 직근성 때문에 예로부터
"불이직수(不移稙樹)라 하여 사람들이 옮겨 심지 않았고,
차나무 역시 뿌리를 옮기면 차라리 죽음을 택했다.

그래서 조선시대 말까지 딸이 시집가는 가마에 친정아버지는
차씨를 넣어 주어 시댁에 심게 했는데, 이는 차나무의 뿌리처럼
한 곳에서 깊게 정착하여 남편과 사별하더라도 재혼하지 말고
지조를 지키는 삶을 살라는 가르침을 무언중에 암시한 것이다.

차나무의 뿌리는 여느 나무보다 깊게 내린다.
대개 자생 차나무의 뿌리는 지상으로 자라난 몸체줄기보다
두세 배는 더 길다.

18423A104B7690A0012B03

이 세상의 어떤 나무도 뿌리가 지상의 키보다 더 큰 것은 없다.
다른 나무의 뿌리가 미치지 못하는 깊숙한 땅 속으로 뻗어 들어가
담백한 수분과 무기질을 오염되지 않은 지력과 함께 빨아올려
전 몸체로 올려 보냄으로써 그 기운이 찻잎이 되고
열매가 되는 것이다.

모든 세상 만물이 다 그렇듯이, 비전박토(非田薄土)나
자갈밭을 좋아하는 식물은 없다.
또한 동물도 악조건이나 시련이 거듭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척박한 땅에 의지해 뿌리를 내리고
땅 속 깊은 곳의 원시적 기운을 모아 잎으로 피워내는
차나무에는, 비옥한 땅에서 서식하는 여타의 식물에서
취할 수 없는 고귀한 정신이 있다.

인류가 오천년 이상을 한결같이 마셔온 음료수가
오직 차뿐인 이유가 바로 이 정신에 있는 것이다.

모든 식물은, 꽃이 피고 진 뒤에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씨앗이 된다.

그래서 꽃은 열매를 볼 수 없고 열매는 꽃을 보지 못하는데
오로지 자생 차나무만은 전년에 맺은 열매가 그 자리에서
1년이란 긴 시간을 기다렸다가 그 해에 새로 피어난
차꽃과 만나는 실화상봉(實花相逢)의 감동을 자아낸다.
그래서 차씨는 맺은 지 2년 만에 씨앗을 떨구는 나무다.

173DDD134B78D8900758CD

그와 같이 우리나라의 자생 차나무의 차씨는
후손(=차꽃)을 보아야만이 비로서 마음을 놓고 떨어지는,
아들 즉 후손에 대한 애착이 강한 우리 조상들의
근심과 한을 대변하며 그 한을 씻어온 나무다.

자생 차나무는 늦가을의 황량하고 스산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아늑하고 은은한 향기의 하얀 꽃을 피운다.

다른 나무들의 꽃이 다 진 뒤, 오상고절이라는
국화마저도 저버리고 만상이 겨울잠에 들어가
텅 빈 대지가 한없이 쓸쓸할 때를 기다려
모든 꽃의 마지막으로 피어나 아담한 자태로
온 누리를 밝힌다.

또한 차나무는 잎은 지지만 그 낙엽을 보이지 않는다.
차나무는 해가 바뀌어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의
좋은 기운을 맞아 새로 움을 틔워 새잎을 내더라도
묵은 잎을 무정하게 떨쳐내지 않고
더불어 튼튼한 나무로 자라나며 새움과 새잎 내기를
몹시 아끼고 절제하는 나무이다.

그래서 차나무의 묵은 잎은 외부로부터
인위적인 타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노쇠해서 스스로 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 차나무는 낙엽이 없는 나무이다.

122B98114B78D8901956F6

우리가 이땅에 역사를 연지 반만년,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이란 4대 강국들에 둘러싸여
온갖 침탈을 당해오면서도 대대손손 이처럼
오롯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유례를 찾기 힘든 단일 민족으로서 뿌리깊은
정신문화를 가꿔왔기 때문이며,
비전박토에서 잡초와 더불어 사는 전통차를
2천년 이상이나 마셔온 민족으로서,
그 차나무의 삶으로부터 투철한 자연공동체 정신을
보아 왔기 때문이다.

♧ 시나브로 핀 연꽃/詩人 拜1930C00E4B7DE1EB341CFA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 2017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동아줄 김태수 2017.01.11 284
32 뇌졸증 예방 신비의 약 만드는 법 동아줄 김태수 2016.09.13 265
31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2012 동아줄 김태수 2016.03.08 413
30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2011) 동아줄 김태수 2016.03.08 874
29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2008-2010) 동아줄 김태수 2016.03.08 1359
28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2005-2007) 동아줄 김태수 2016.03.08 1444
27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2003-2004) 동아줄 김태수 2016.03.08 1166
26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2000-2002) 동아줄 김태수 2016.03.08 845
25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 동아줄 김태수 2016.01.21 110
24 건강을 위해 버려야할 물건은? 동아줄 김태수 2015.12.26 50
23 번개탄, 곶감, 매실 액기스의 불편한 진실 동아줄 김태수 2015.10.16 301
» 우리의 전통 차에 대하여 동아줄 김태수 2015.10.12 229
21 수유칠덕 동아줄 김태수 2015.09.14 103
20 나무 젓가락의 불편한 진실 동아줄 김태수 2015.06.01 340
19 GMO - 유전자 조작 생물체 동아줄 2015.04.11 471
18 <문장 부호> 용법 현실화, "한글 맞춤법" 일부 개정안 고시 동아줄 2014.12.15 832
17 표준어 13개 추가 인정 동아줄 2014.12.15 314
16 천부경 해설(2) 동아줄 2014.12.04 617
15 소주의 진실 동아줄 김태수 2014.01.12 605
14 국어 현실 개선을 위해 언론계가 할 일 동아줄 2013.05.25 335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6
어제:
47
전체:
1,167,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