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방문을 마치며-명산을 찾아서(2)

2008.06.03 03:14

권태성 조회 수:742 추천:59

나는 이번 고국 방문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었는데 그 중에서도 으뜸은 많은 산악인들을 만나서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보길도 여행 때는 고등학교 동기들 산악회에서 주최했기 때문에 산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두륜산의 경우는 카나다 뱅쿠버 산악회 이남기 부회장의 소개로 한국 노스페이스사가 한 달에 한 번 주최하는 백대 명산 찾아가기 5월 행사에 참여 할 수 있었다.
이번 5월 산행이 벌써 41회째 행사로 노스페이스사의 후원 하에 정용권 운영자가 행사를 주관하고 많은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는 진행요원들의 일사 분란한 통솔 하에 1박 2일의 여유 있는 일정에다 잘 짜여 진 프로그램으로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부산의 남기탁 약사님이 만일을 위해 의료담당으로 참여하셨고 남미의 파타고니아산 암벽 등반을 하고 돌아 온 이명선 산악인이 특별 강사로 참석하여 슬라의드와 함께 경험담을 이야기 해 주었다.
3천 미터가 넘는 산의 가파른 암벽으로 이루어진 정상을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겁 없이 도전한 3여성들의 용기와 도전 정신에 감탄과 존경의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제 우리 사회도 여성의 힘이 사회 곳곳 모든 분야에 걸쳐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게 되었다는 것을 실감 할 수 있었다.
토속 음식으로 맛있는 저녁도 대접 받았고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의 처음 만남은 어색했지만 저녁 늦게까지 한방을 쓰는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그들의 삶과 산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산새들 지져 김과 밝은 아침 햇살에 잠을 깨고 산속의 맑은 공기 마시며 잘 준비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이명선 강사의 지휘로 준비 운동을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전남 해남에 있는 두륜산은 처음이지만 지난번 보길도 여행 때 이곳을 지나갔기 때문에 일주일 간격을 두고 해남 땅을 두 번씩이나 밟은 결과가 되었다. 미리 알았으면 한 번에 두 곳을 다 둘러 볼 수 있는 일정을 잡았으면 시간을 많이 절약 할 수 있었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번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다음엔 좀 더 효율적인 계획을 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륜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남해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관이 수려한 산이었다.  정상 부분은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로프와 계단 등으로 안전장치가 잘 되어 있어 산행에 큰 불편은 없었다. 마침 철쭉 철이어서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활짝 핀 철쭉의 화사한 무리들이 등산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산에는 대흥사라는  큰 절이 있고 그 절의 유명한 스님이셨다는 초의 선사가 일생을 살면서 우리나라의 다도 문화를 정립했다는 일지암이 있어 지금도 스님들이 이곳에서 다도에 정진하고 있다 한다. 마침 아무도 없는 정자에 앉아 몇몇 회원들과 함께 탁자에 놓인 차를 다려 마시는 즐거움도 누렸다.  오가는 등산객들에게 셀프 서비스 차원에서 잠깐의 휴식과 함께 차 한 잔 하며 명상에 잠길 수 있게 배려해 주신 스님들의 훈훈한 인심에 감사했다. 특히 박선영 진행 요원의 고향이 이곳이라 그분의 자세한 설명이 있어 좋았고 특별히 주문해서 가지고 온 잘 삭힌 홍어회와 포도주로 휴식 때 마다 회원들에게 푸짐한 인심을 베풀어 주어서 산행의 맛을 한층 더 즐겁게 해 주었다.
사실 이번 두륜산 산행은 보길도 무박 여행 때 힘들었던 경험 때문에 광화문에 12까지 모이라 할 때 혹시 이번 에도 밤 12시에 출발하는 무박 여행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무박 여행이라면 핑계를 대고 빠지고 싶은 생각에 운영자에게 재차 전화를 걸어 낮 12시라는 것을 다시 확인을 했었다.
특히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나 혼자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모임이라 더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이고 그러다 보니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출발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정용권 운영자와 남기탁님 등은 처음 만났지만 뱅쿠버 산악회 이남기 부회장의 여행 수필지 "허패의 집단 가출"이라는 책을 통해서 그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이력과 성격 등까지도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어서 낯설지 않았다.
"허패"란 만화가 허영만과 그 패거리들의 줄인 말로 허영만 화백을 중심으로 산을 좋아 하는 친구들의 모임이다. 지난 해 여름 그 일행들이 카나다 록키를 찾아 와 한 달 간 산행을 하며 보냈던 여정을 이남기씨가 허영만 화백의 삽화를 곁들여 책으로 펴낸 것이 "허패의 집단 가출"이다. 산을 좋아 하시는 분들은 한번 쯤 권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카나다 록키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겐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이번 백산찾사 모임에 참석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수고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산에 흥미 있으신 분들에겐 한번쯤 참석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www.aplinenews.co.kr에 들어가시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번 41기 회원들이 알파인 뉴스에 홈을 마련하고 계속해서 좋은 만남의 기회를 마련한다니 기대가 되기도 한다. 비록 멀리 해외에 있고 41기에서 제일 늙은(?) 회원이긴 하지만 기회 있으면 적극 참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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