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오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10
전체:
101,234

이달의 작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추억을 먹고산다는말이 맞는 모양이다. 시간이 갈수록 새삼스레 옛날일들이 그중에서도 의아해했던 일들이 떠오르고한다. 그래서 치매환자들이 현실과 과거를 혼동하는 이유가 근간의 일은 잊어버려도 뚜렷이 떠오르는 옛기억들이 현실인 것처럼 착각되기 때문일것이라. 아무튼 오래전의 두가지 일들이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라 신기한 마음으로 글을 올린다.


국민학교 3학년때 같은짝이었던 친구 김득ㄱ가 먼 동네로 전학을 갔다. 먼동네라야 지금같아선 운전해서 15분거리 정도였을까? 아무튼 전학이라기보다는 득ㄱ의 집안이 가난해 (당시엔 거이가 다 가난했지만) 돈안내고 다닐수 있는 보ㅎ공민학교(주로 교회에서 극빈아동을 대상으로 하던 무인가학교)로 옮긴다고 했다. 득ㄱ가 물론 짝이기도 했지만 성격이 상당이 활달하고 시원해 우리는 금방 친한 친구가 되었다. 지금처럼 정보시대도 아니고 누군가 먼동네로 떠나면 인연이 끊어지는것으로 받아들일수밖에 없던 시대였기에 그의 전학은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몇달간 나에게 많은 정신적 공백을 가져왔었다.


어느덧 방학이되어 느닷없이 일이생겨 그 먼 동네를 갈일이 생겼다. 득ㄱ가 다닐 보ㅎ공민학교앞을 지나면서 득ㄱ를 보고싶은 생각이 더욱 절실해졌다. 바로그때 우연이 땅바닥에 있는 도화지 한장을 발견했다. 누구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 호기심으로 그것을 집어들고는 뒷면을 보았다. 아뿔사! 거기엔 믿을수 없게도 3학년 1반 김득ㄱ라고 써있지 않는가? 그 그림을 들고 하도 신기해 몇번이나 반복해 보면서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그 학교앞, 같은학년, 흔지않은 이름의 득ㄱ. 이것이 또다른 동명이인일수가 없다는 생각에 나의 짝/ 친구였던 득ㄱ의 그림임을 확신하면서 한동안 흥분이 되었다. 마치 득ㄱ가 그날 그시간대에 내가 지나갈것을 알고 자기 그림을 보라고 일부러 그자리에 놓아두고 간것처럼.


아무튼 그 그림을 집에까지 가지고와 귀중한 memorabilia로 한동안 잘 간직해놓고 자주 꺼내보곤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세상에 우연의 일치가 많긴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옛날의 그작은일이 참으로 신기롭기만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 The Tower of Babel (바벨탑) 강창오 2020.03.01 12009
103 뒷뜰얘기 (1) 산비둘기 Clawy/ Wood pigeon [3] 강창오 2017.02.25 8021
102 “가는세월, 그누구가 막을수가 있나요?” [4] 강창오 2017.01.16 1254
101 미주한국문인협회/ The Korean Literature Society of America [5] 강창오 2016.04.05 1077
100 가는 원숭이, 오는 닭/ The year of the Monkey vs the Rooster [2] 강창오 2016.12.27 963
99 혼혈아 급우였던 신복ㄷ [1] 강창오 2016.08.27 883
98 글쓰기를 접으려했다가/ I nearly packed up writing 강창오 2018.06.29 824
97 일찌감치 찾아온 봄/ Early arrival of spring season, huh! [3] 강창오 2016.04.07 677
96 hurrah, I am in Hong Kong/ 홍콩에 왔다 [1] 강창오 2016.08.17 634
95 Where I stand at this, the most glorious morn! 강창오 2017.03.20 601
94 띵똥 – Koreans idiosyncracy [2] 강창오 2016.09.02 572
93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4] 강창오 2016.05.28 435
92 수요일 탄생 아기 / Wednesday's child [5] 강창오 2017.02.10 336
91 Falling in love the moment/ 사랑하는 순간에서 영겁으로 [2] 강창오 2016.05.17 320
90 레스터 풋볼클럽의 위대한 승리/ Leicester Football Club, The great victory 강창오 2016.05.03 310
89 금연/ Anti smoking [1] 강창오 2016.04.15 261
88 性右說 性左說 – The right or the left [4] 강창오 2017.01.26 260
87 UFO, ghosts or entities etc. on Smart phone/ CCTV 강창오 2020.08.19 256
86 The Punch of the Opera 강창오 2020.03.13 251
85 동양인은 모두 중국인과 도매금? stereo type as a rich Chinese [1] 강창오 2016.08.14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