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파스의 겨울

2007.01.20 12:26

최영숙 조회 수:143 추천:7

여기는 멕시코라는 자존심도 없나봐요.
어찌나 추운지 대낮에도 코트를 입고 다닌답니다.
눈이 올 정도는 아니지만 산바람이 강해서 똑바로 걷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곳에도 가끔 가서 만나고 하면 할 얘기도 많을텐데
그렇지 못하니 늘 여기 심심한 얘기만 늘어 놓게 되네요.
옆 집 목장의 송아지가 울타리를 밀고 들어왔다든지, 산 불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불을 끄고, 차요테라는 야채가 무 맛이 나서
차요테로 고기국을 끓여 먹었다든지, 2 미터 짜리 뱀을 잡았는데
학부형이 신이나서 들고 갔다든지, 아니면 강아지 밥 주는 얘기...
근데 이 얘기는 지루하질 않아요. 강아지들 말예요. 밤 새우면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살아있는 자들의 얘기란 힘이 있잖아요.
너무 잘 키워 놓아서 손님들이 가끔 군침을 삼켜서 걱정이랍니다.^*^
어떻게 지내셔요?
신년 하례식 사진을 보니까 나마씨 하고 나란히 앉아서 뭔가 심각한 표정들이시던데...
아무튼 선배님, 새해에도 여전하시길 빌며 좋은 일이 많이 생기시고 좋은 일은 또한 같이 나누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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