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해요

2007.11.02 19:16

나태주 조회 수:309 추천:29

잊지 못해요


나태주


바다, 큰 바다 건너 비행기 타고
찾아온 그 마음 잊지 못해요

몇 번이나 만났다고  
고국의 시인 한 사람
쓰러져 앓고 있다는 소식 듣고
급하게 위로금까지 모아서
가져오신 그 발길 잊지 못해요

병원비용에 쓰일지
장례비용에 쓰일지 모른다며 모았다는 돈
그건 돈이 아니라 사랑이에요
하느님께 통사정해 매달리는 간구懇求이구요

바다 건너 형제여 자매여
그 사랑 그 간구로
나 이렇게 일어났어요

집에 돌아와 밥도 먹고 물도 마시고
걸어서 외출도 하고
못 만났던 사람들 만나 웃으며 이야기도 해요
가끔은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을 사먹기도 해요

새로 만나는 세상이 얼마나 신나고
재미나고 고맙고 반짝이는지 모르겠어요.
2007.10.13



*지난 3월, 내가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 엘에이에 사는 문우들(구자애, 성영라, 윤석훈, 이정아, 조만연, 조성희, 조옥동, 하정아 님, 그리고 또 김호길 선생)이 걱정을 하며 위로금을 모아 귀국하는 성영라 씨 편에 보내준 일이 있다. 성영라 씨는 부산 친정을 찾아가는 길에 대전의 을지병원에 구재기 시인과 함께 찾아와 혼절해 있는 나를 위해 울먹이며 영어로 찬송가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 날은 2007년 3월 16일, 금요일이었다.

*영라 선생님
그날 나한테 불러준 노래(찬송가) 가사 원문으로 좀 보내주세요. 요즘 병원 생활 일기로 재생시키고 있는데 거기에 넣으려고 그럽니다.
제 이메일은 tj4503@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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