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지내고

2007.09.26 10:15

현무 조회 수:283 추천:32

실로 간만에 온가족이 고향으로 향했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와 이제 네살박이 딸아이 그리고 나
올초 할아버지, 할머니 묘를 이장했고 애기도 어느정도 크고...
아버지께서 외아들인 관계로 고향에는 한발 건너 큰 아버지(몇년 전 돌아가심)의 가족들과 우리 가족들이 모이는데 숫적으로는 큰집 식구들이 월등히 많다
올해는 몇년전 결혼한 조카 녀석(큰집 큰형님의 아들)이 두살짜리 딸아이를 데리고 나타나서 졸지에 내가 할아버지가 되어버렸다. 촌수로는 조카며느리에게는 부담없이 반말을 해야하는데 영 말이 쉽지가 않아서 대충 얼버무렸다 ㅋ 나의 마눌 황성원씨도 비슷한 처지(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얘기해보니...)

여하튼 간만에 다들 모여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갔다.(물론 여자들은 집에 있고 남자들만 낫 같은 것들 좀 들고) 할아버지 할머니 묘 이장하면서 아버지께서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묘도 약간 손을 보고 비석도 세우고 하셔서 전 보다는 훨씬 정돈 된 느낌이다. 큰 집의 작은 형님(거창에 살면서 닭도 키우고 개도 키우고 함)이 벌초는 거의 해놓은 상태라 간단히 절(일부는 절, 일부는 묵념)하고 다시 큰집으로 돌아와 우리식구들만 할아버지, 할머니 묘로 향했다. 차를 타고 5분정도 가서 도로 옆 과수원 중간에 있다. 원래 있던 자리에 과수나무들이 많아 햇볕을 가리고 과수원주인의 요청도 있고 해서 조금 떨어진 양지바른 자리(전망이 좀 트였음, 원래 첫 묘자리도 전망이 좋았는데 나중에 과수원으로 바뀌면서 조금 어중간하게 되었음) 로 옮긴 것이다. 올초에 아버지가 2번 정도 거창을 왔다 갔다 하시면서 이장도 하고 새 단장도 했는데...
이런 이런 가보니 새로 깐 잔디들이 아주 억센 잡초(이름은 까먹었음)들에게 공격을 받아 완전 전멸한 상태, 다행히 큰집 작은형님이 잡초를 거의 제거해 놓으셔서 큰 문제는 없어 보였음(적어도 내가 보기엔) 근데 우리 아버지 입장에서는 그 새파랗던 잔디들이 간데 없고(아버지로서는 받아 들이기 힘든 상황) 잡초 덩어리들이 묘자리 부근으로 엎어져(벌초 후의 잔재물들) 있으니 속이 많이 상하신 모양이다. 묘비 앞에서 같이 온가족이 간단히 기도를 드리고 뭐 어쩌겠노 잔디를 다시 깔아야겠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사이 아버지께서 갑자기 낫을 들고 주변의 벌초 지꺼기들을 좀 더 외곽쪽으로 밀어내고 그 밑의 뿌리들을 완전히 소멸시키는 작업을 시작하시는 거다. 아 참 내 입장에서는 햇볕도 진짜 따갑고(정말 더웠음) 울 영인이는 나한테 안겨있고 솔직히 좀 피곤하고 ...., 큰 집에선 점심먹자고 기다리고...

- 제2부 - 좀 있다 올릴께요. 이제 회의가 시작됩니다.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60,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