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의 밤

2008.03.13 01:42

성영라 조회 수:1283 추천:176

사막 한 가운데 서 있을 때
피라밋 꿈 꾸고 있을 때에도
떠나지 않던 얼굴 하나 있었다

카이로 골목
귀퉁이 돌아나올 때마다
한 마리 낙타로 변한 당신
내 심장에 묶여 있었다

딱딱한 낙타의 등허리에
지친 몸 내려 놓으며
멍 깊어지던 당신 얼굴 기억했다

당신 쓰러져가던 시간 속에서도
나 자유롭고 싶었다
당신 없는 카이로의 밤 지나고

석양 속으로 저물어가던 두 마리 낙타
새로이 떠오르는 태양

날개에 앉아 눈물겹게 정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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