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퓨전수필 특집/성영라 편집인

2014.04.29 06:18

성영라 조회 수:171 추천:8

2013 재미수필문학가협회 봄나들이
러닝 스프링스(Running Springs) 산속 14인의 부자들

1박 2일, 먹고 사는 일의 빠듯함을 뒤로하고 산을 향해 이륙했다. 엘 에이, 밸리,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서 2시간 이내 거리. 하늘은 청명하고 햇살도 마치맞게 우리들 발걸음을 설레게 한다. 구불구불 산 길에는 노란 야생화 무리가 한창이다.

‘삶의 체험을 진솔하게 표현해야하는’수필쓰기를 하는 우리들에게 하루 하루는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소중한 보석이면서 때때로 버거워 낑낑대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피붙이같다. 하여, 잠시 떠나기로 했다. 더 사랑하기 위해서, 더 풍요로워지기 위해서. 우리만의 공간에서 문우의 정을 나누고 문학도 이야기하자. 더 맑고 단단해져서 돌아오리라.

호숫가 옆 소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단아하고 멋진 산장에 이르렀을 때, 하마트면‘열려라 참깨’주문을 외칠뻔했다. 1박2일 우리의 감성을 110프로 풍성하게 할 보물창고임에 틀림없으리.

정성껏 준비한 갈비와 야채쌈, 된장찌개, 반찬들로 한껏 배를 채우고4행시 짓기와 수필쓰기 워크샵이 진행되었다.

봄빛 햇살 아래 짦은 낮잠처럼
나의 삶은 꿈처럼 지나간다.
들한 개울가 저 멀리까지
이리저리 행복 찾아 헤매온 나날들     -김화진, 봄나들이 4행시-


  봄나물이 아직인 빅 베어 산장에서
  나이도 잊은 채 서로가 동무되어
  들어주고 밀어주고 서로를 위해
이 밤이 영원토록 기억되는 밤이 되길  -안창택, 봄나들이 4행시-

글쓰기 고민을 나누고 진지한 토론이 오고 가고, 기타에 맞춰 목청껏 노래도 부르며 그렇게, 수런대던 오후가 흐르고 두런대던 밤이 익어가고 있었다. 14인의 부벼대던 온기만으로도 충분히 훈훈하던 밤. 정도 웃음소리도 두터워지고 있었다. 마당에는 별빛이 깊어지고 우리들 가슴은 행복으로 그득하고...... .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알랭 드 보통의 말이 가깝게 다가오던 밤이었다.

한밤을 건너 이른 새벽까지 정담을 나누었음에도 7시 경부터 아침을 준비하던 따뜻한 손들에게 감사한다. 곱게 화장까지 마무리한 그녀들의 부지런함이라니……. 덕분에 아침부터 만찬을 들고 더욱 든든해진 몸무게를 의식하며 가벼운 등산에 나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밀어주고 잡아주고 청정한 공기 마시며 산을 오르다보니 앙증맞은 야생화들이 눈에 띄었다. 납작 엎드려 마치 땅에 밀착된 듯 별처럼 피어난 보라와 노랑 꽃들. 너무나 연약해보이는데 막상 뽑으려니 꼼짝도 않는 품새가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나 보다. 다들 신기해했다. 문학에의 도정으로 향하는 우리들 발걸음도 이러하기를…….

다른 나무의 가지 끝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겨우살이도 만났다. 자연은 참으로 위대했다. 우주는 신비로 가득했다. 그 아득한 비밀을 한 삽 한 삽 캐내어 수필로 옮길 수 있는 가슴을 주소서, 기도하게 되던 봄날 아침이었다.

아쉬움을 달래며 다시 땅으로 착륙했다. 사람, 별, 꽃, 구름, 나무 이야기 고루고루 쓰다가 가을에 또 떠나보자고 새끼손가락 걸었다.

수고해주신 회장님, 사무국장님 이하 임원진, 회원님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드린다. 이번 봄나들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함께 할 수 없었던 회원님들~~ 다음 번에 꼬옥 같이 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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