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좋은 친구

2008.07.26 15:33

최기춘 조회 수:88 추천:8

좋은 친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최기춘 나이가 들면 건강, 아내, 돈, 취미, 친구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나는 어린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친구는 삼색친구도 중요하지만 구색친구도 있어야한다는 말씀을 자주 듣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어린 시절 함께 자란 동네친구, 학교 다닐 때 사귄 동창생, 군대친구, 직장친구, 취미가 같은 바둑, 낚시, 등산, 골프, 테니, 술친구 등 각양각색의 친구들이 있다. 어떤 친구가 좋은 친구일까? 항상 같은 취미를 갖고 취미생활을 하면서 더불어 즐기고, 즐거울 때 즐거워해 주고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해 주면 꼭 좋은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독일제국의 초대 총리를 지낸 철혈재상 오토폰 비스마르크는 어느 날 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가 늪에 빠진 친구가 구원을 요청하자 구해주기는커녕 친구에게 총을 겨누었다고 한다. 어이가 없는 그 친구는 죽을힘을 다해 늪에서 빠져나온 뒤 비스마르크에게 크게 화를 냈다. 그러자 비스마르크는 “그것 봐, 너 스스로 할 수 있지 않아?” 하더란다. 어려움을 당하면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극복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했다는 것이다. 친구가 어려울 때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하게 이겨낼 방법을 생각할 수 있도록 친구를 이끌었다는 이야기다. 어느 연구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수한 사람들의 장수비결은 친구의 수가 많은 것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사람이 살면서 어려운 일이 부닥쳤을 때 그 어려움은 나눌수록 줄어들고 즐거움은 나눌수록 커진다. 그러므로 어려운 일이나 즐거운 일이 생겼을 때 함께 걱정하고 즐거워 할 친구가 많으면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기쁨은 배로 늘어나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친구들의 수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새로운 친구들이 불어나기도 하지만 우선 직장에서 정년퇴임하니 직장에서 사귀었던 친구들과는 만남이 뜸해지고, 나이가 들자 유명을 달리하거나 투병중인 친구들이 늘어나니 애석한 일이다. 언젠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 강의를 하시는 김 학 교수님이 강의 중에 친구를 ‘꽃 같은 친구’, ‘저울 같은 친구’, ‘산 같은 친구’, ‘땅 같은 친구’로 분류해서 말씀하시어 퍽 공감이 갔었다. 꽃 같은 친구는 화려하기는 하지만 꽃이 빨리 지는 단점이 있고, 저울 같은 친구는 그때그때 잇속을 다져 왔다 갔다 하니 논할 가치도 없는 친구고, 산 같은 친구는 가기는 쉽지 않지만 가면 아름다운 꽃과 나무, 산새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풍요롭고 듬직하게 변함이 없으니 좋은 친구며 땅 같은 친구는 매일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무 때나 변함없이 받아주니 제일 좋은 친구라고 했다. 그 설명을 듣고 친구에 대해 곰곰 생각해본 적이 있다. 친구 간에는 신의를 지켜야한다는 붕우유신(朋友有信), 쑥도 삼과 함께 자라면 스스로 바르게 자란다는 봉생마중 불부자직(蓬生麻中不枎自直), 가난할 때 사귄 친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빈천지교 불가망(貧賤之交 不可忘)이란 고사성어는 물론,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 등 친구에 관한 교훈적인 말들도 많다. 그러나 친구끼리는 나이가 들수록 입을 벌리는 횟수보다는 지갑을 벌리는 횟수를 늘려야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자주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불러 맥주라도 함께 마시면서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고 건강하며 즐겁게 보내고 싶다. 나는 다른 친구에게 과연 어떤 친구로 비쳐질까?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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