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하늘만큼 땅만큼 예쁘니까

2008.08.11 00:57

이의 조회 수:107 추천:13

하늘만큼 땅만큼 예쁘니까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이의 ‘까르르! 까르르!’ 수시로 터트리는 웃음의 파장이 집안을 가득 채운다. 별로 우습지도 않은데 아이들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양이다. 우리 집에는 시시때때로 예쁜 핑크 공주 서영이의 웃음꽃이 가족을 행복하게 한다. 종일반이 끝나는 오후 6시부터는 서영이가 중심이 되어 움직인다. 서영이 엄마가 딸과 시간을 보내려 서둘러 집에 오는 시간이 밤 9시다. 서영이는 엄마가 필요할 때만 반가워한다. 엄마가 어쩌다 할머니와 얘기라도 할라치면 큰 소리로 노래를 하거나 책을 읽어 달라고 떼를 쓴다. 어디서 배웠는지 엉덩이 춤, 개다리 춤을 추면 하루의 피곤은 멀리 날아간다. 서영이와 시간을 많이 갖는 나는 딸에게 가끔 손녀의 일화를 들려준다. “요즘 내가 무릎이 아프잖니? 그런데 서영이가 차에서 내리며 업어줘 하더라.  그래서 할머니 무릎 아파서 못 업는다고 했더니 조금만 업어 달래더라, 그래서 업었더니 “할머니, 안 아프지? 내가 약이야!” 하지 않겠니?” 조그만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기에 그런 소리를 하는지, 신통방통하고 대견스럽다는 표정이다. 어느 정도 한글을 깨쳐 떠듬거리며 읽을 수 있는데도 할머니가 읽어주는 게 좋은 모양이다. 어렸을 때부터 잠들기 전 책을 읽어 주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 같을 책을 반복해서 읽자면 웬 잠은 그리도 오는지, 학교 다닐 때 멀쩡하다가도 책만 들면 잠이 오는 버릇이 도진 모양이다. 어린이 도서를 읽다보면 어렸을 때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내가 어렸을 때는 책이 얼마나 귀했던가. 어쩌다 만화책이라도 하나 생기면 가장 소중한 보물인 양 끔찍이도 귀히 여겼다. 책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은 복이 많다. 그래서 일찍이 똘똘해질 수밖에 없다. 설사에는 이질풀을 달여 먹으면 좋고, 덴 데는 부추를 찧어 붙여야하고, 칼에 빈 데는 쑥을 찧어 붙여야 한다고 이야기 중에 풀어놔 자연히 익히도록 책이 꾸며져 있으니……. 요즘에 버릇이 하나 더 생겼다. 나란히 잠자리에 누우면 할머니 볼이랑 팔을 살살 쓰다듬으며 ‘귀염둥이 할머니’라고 귀에 대고 속사이면 천국이 따로 없다. 서영 어미는 부러워하고 난 천하가 내 것인 양 착각에 빠진다. 할머니들이 모이면 돈을 내고라도 손자 자랑을 한다더니 그래도 괜찮을 듯싶다. 곤히 자다가도 유치원 갈 시간이다 하면 눈을 반짝 뜨고 일어나는 걸 보면 너무 대견하다. 옷도 주는 대로 입지 않고 제 맘에 드는 것으로 골라 입고, 어떤 날은 목걸이와 팔찌까지 차고 모양을 내며 기분 좋게 나간다. 그걸 바라보는 나도 행복하다. 서영이 아빠와 오빠는 잘 웃지 않는 남자들이다. 이들도 서영이만 보면 허허거리며 무골호인 같은 웃음을 흘린다. 이를 보면 어린이는 나라의 희망이며 집안의 보물임에 틀림이 없다. 어느 날 서영이가 부르는 노래 말이 너무 아름다워 나도 따라 부르며 익혔다.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 찬 것은 집집마다 어린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그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모를 거야 아이들이 해인 것을 하지만 금방이라도 알 수 있지 알 수 있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나나나나 나나나 낮은 밤인 것을 노래 소리 들리지 않는 것을 어린이가 해이고 노래라는 말은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린이 헌장 전문에도 이렇게 씌어있다.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 어린이는 누구나 당연히 사랑받아야할 권리가 있고 보호받아야할 의무가 있음을 법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인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노라면 우리나라의 보릿고개가 있었던 5, 60년대의 배고팠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프카니스탄 오지에 사는 아이들이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죽어간다는 이야기는 그 구절을 읽는다는 사실 자체가 면구스러웠다. 병이 난 아이를 업고 이틀 걸려 간 병원에서 하는 말이 영양실조니 집에 데려가 잘 먹이면 된다고 했다. 이 불쌍한 어린이들에게도 어린이 헌장을 지켜줘야 할 지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려오는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지구상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야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아갈 길도 열리게 되리라. 설음 중에 제일 큰 설움이 배고픈 설움이다. 그 어려움을 같이 나누는데 동참하여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은 일 중의 하나이지 싶다.                               (200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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