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천사의 날개

2008.03.27 14:31

채선심 조회 수:89 추천:8

  천사의 날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채선심 칭찬! 열 번 들어도 싫지 않은 단어다. 하지만 나는 별로 남을 칭찬해 준 적이 없고, 또 받아본 적은 더 없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진심으로 칭찬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   자기 고생을 면하려고 홀연히 자신의 자식을 버리고 떠나버리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자식을 위해 일생을 바친 부모를 귀찮다고 보호시설로 보내는 자식들이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 이들은 남의 자식을 둘씩이나 양자로 데려다 키우면서 친부모 이상의 사랑으로 키우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얼굴빛이 매우 너그러워 보인다. 언제 봐도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흐르는 부인은 보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내가 이곳으로 이사를 왔을 때부터 그들은 별로 넉넉지 못한 살림이었는지 초등학교에 다니는 1남 2녀와 다섯 식구가 날마다 아침에 신문배달을 했다. 남의 속사정은 모르는 일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신문배달이 수입원의 전부인 것 같았다. 그 작은 수입으로도 3남매를 훌륭히 키워 사회에 진출시키고 이제는 남의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면서도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걸 보면 정말 행복이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가시내와 짐승은 가두워 키워야 한다는 아버님의 사고방식 때문에 나는 진학도 포기하고 문학소녀의 꿈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꿈에 그런던 대학도 가고 14살 때 품었던 문학소녀의 꿈도 이룰 것이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벗삼아 도도하게 풍월을 읊은 황진이도 되어보고. 이 어찌 이 세상 최대의 행복이라고 하지 않으랴. 내 주위에는 여러 모양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얼마 안되는 수입으로도 삶을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지고도 더 채우지 못해 괴로워 하는 사람이 있다. 어렸을 때 어디선가 들은 말이 떠오른다. "돈을 쌓기만 하고 쓰지 않으려면 돌을 쌓아 놓은 거나 같다." 그들은 작은 아이를 먼저 데려다 키웠는데 첫째 시동생의 아들이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날씬한 게 참 예뻐 보였다. 아이를 낳고 얼마 가지 않아 엄마가 죽었다. 두 번째로 데려온 아이는 둘째 시동생의 딸인데 그 아이의 엄마가 보기 싫다고 학대가 심해서 데려다 키운다고 했다. 자기자식 3남매를 키워내고 그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한다. 마을 앞길을 걸을 때면 무슨 얘기인가 도란거리며 아이들의 옷매무새를 다독여 준다. 하얀 이를 들어내며 웃는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주위 사람들은 이들 부부를 참말로 천사답다라고 한다. 얼마 전에도 작은 아이가 대문사이로 나를 보더니 "아줌마. 사탕 하나 줄까요?"하고 물었다. "너나 먹어!"라고 해도 굳이 주겠다고 했다.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고 남의 아이들을 이처럼 아름답게 키워준 그 부부에게 천사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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