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그리움에

2005.03.14 15:16

이기윤 조회 수:587



회전그네 시동인회[-g-alstjstkfkd-j-]회전그네 시동인회 사화집 동인 6명의 시 90편 수록(종파 이기윤의 시 15편 수록) .......................................................... [발문(跋文)] 새 우주의 질서, 새 音이 이뤄진다. - 시인 양수창(梁達) 한동안 공사하는 소리가 결코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들리더니 어느덧 회전그네의 조립이 완성되었나 보다. 조금은 삐걱거리며, 그러나 경쾌하게 회전그네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회전그네 시동인회]가 발족되어 첫 번째 동인지를 문단에 내놓게 된 것을 보면서 힘찬 박수로 축하한다. 회전그네는 하나의 큰 축을 중심으로 각각의 그네가 달려 같은 괘도를 그리면서 돌아가는 그네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사용하였다. 이 글을 쓰면서 인터넷 국어사전에서 [회전그네]를 검색하였으나 나오지 않는 이름이다. 회전그네는 회전(回轉)과 그네가 만나 조합된 명사라고 할 수 있다. [회전그네]라는 조합한 단어의 탄생은 197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자가 동인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인천자유공원에 아침, 저녁으로 올라가 사색하며 시를 쓰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자유공원 놀이터에 커다란 철 기둥을 세우더니 그 위에 둥글게 만든 원주에 그네를 여러 개 매달았다. 그리고 완공되었을 때 그네에 사람들이 타고 빙빙 괘도를 그리면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네는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만 알았던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날마다 자유공원에 올라가 돌아가는 그네를 보면서 시를 생각했다. 그러다가 산문시 형식으로 탄생된 것이 [회전그네]였다. 회전그네를 타고 生은 돈다.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서며, 죽어서도 다시 죽는 선조들의 뒤에, 껍질을 깨며, 부수며, 속에서 속으로만 울리는 내 후손들의 음악이 들린다. 멈칫멈칫 음악이 서지는 곳마다 박수. 다시 모여서 음악이 되는 박수. 나와 아버지와 내 아들의 화음을 듣는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들과 어머니들, 내 아들의 아들 아들들의 딸년들, 不協和音으로 하나의 音이 낮아지면 그 옆은 다시 높아지고, 변질된 音이 껍질을 깨고 나온다. 깨지는 宇宙, 부서지는 秩序, 부서져서 다시 이뤄지는 새 우주의 질서, 새 音이 이뤄진다. 昏沌의 공기 사이 사이로 빠져나가는 生成의 音이 퍼진다. 끝간데 모르고 퍼지는 아들의 아들들의 合唱, 얼룩의 大地를 휩쓸고 돈다. 돈다. 내려 덮힌다. 회전그네를 타고 빙글빙글 내 주위를 돌며, 서며, 죽어서도 다시 죽는 선조들의 뒤에서, 궤도를 헐고 일제히 일어서는 내 후대들이여, 푸른 音階를 떨며 포롱포롱 날아오르는 푸른 새들이여, 하늘 깊은 속으로 生을 물고 날아간다. 돌아가는 그네에 인생이라는 중후한 주제를 삽입하여 시를 썼지만 제목을 정할 수 없었다. 몇 날 며칠을 어슬렁어슬렁 주위를 맴돌며 그네의 이름을 찾으려고 노력하였지만, 이름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네 앞에 만들어 놓은 팻말에는"줄 그네"라는 이름만 적혀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여러 날을 고민하며 이름을 찾다가 불현듯 생각난 단어가 있었다. 돌아간다는 단어를 바꾸면 "회전한다" 그러니 "돌아가는 그네"는 '회전(回轉) 그네'가 맞다" 박수를 치며 공원에서 내려와 시에 제목을 적어 넣었다. 제목을 정하는데 시 한편 쓰는 것 보다 더 어렵게 고뇌한 결과로 얻은 이름이다. 이 시는 당시 근무하던 대우그룹의 문예작품공모전에서 당당히 장원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근무지를 경남 창원으로 옮겼는데 1977년 첫 시집을 묶게 되었다. 그 때 시집 이름을 자랑스럽게 [회전(回轉)그네]라 명명하였고, 후기에서 "여기에 밝히고 싶은 것은, 李熙昇編 [국어대사전]에서도 눈 씻고 찾아보았으나 [회전그네]라는 단어는 없었다. 글을 써 놓고 애써 題目을 정하고 보니, 그럴듯한 말이 되었다. 근래(近來)에 [회전그네]라는 단어에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기에 책이름으로 내세우기에 주저하지 않았다"고 기술(記述)하였다. 그 이후 [회전그네]는 내 마음에 둥지를 틀고 살면서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갔다. 1980년대 10여 년 동안 절필(絶筆)하는 동안에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회전그네라는 단어는 결코 쫓겨나지 않고 건재하면서 사랑을 독차지 해 왔다. 2001년 1월 다음(DAUM) 사이트에서 카페 [시인나라 http://cafe.daum.net/sinala ]를 개설하여 운영하면서 닉네임을 [회전그네]라고 불러 무려 4년 동안 필자와 3만 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각인되고 사랑 받아 온 이름이 되었다. 그 이름을 지금 [회전그네 시동인회]에게 넘겨드리기로 하고, [시인나라]에서는 솔로몬이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대신 사용하기로 하였다. [회전그네 시동인회]가 결성되어 문단에 당당하게 힘찬 발걸음을 시작하는 분들을 바라보면서, 필자는 누구보다도 더 감회에 젖어 힘찬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회전그네 시동인회] 동인들은 2-30대의 젊은이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동인회를 결성하고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6명의 동인 가운데 40대가 1명, 50대가 2명, 60대가 2명, 70대가 1명으로 구성되었다. 필자가 젊은 시절에 등단하여 이미 25년이 넘어 중견의 자리에 서 있기에 필자에게 시창작에 도움을 받기를 자청하고 나선 불들로서, 필자에게 시를 공부하면서 뒤늦은 나이에 등단한 분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력을 보이며 동인회를 결성하여 힘찬 출발을 하였으니 젊은 동인회보다 더 보람 있고 기쁘고 감격하는 것이다. 필자가 시 [회전그네]에서 인생을 시로 형상화하려 했던 것을 [회전그네] 동인들이 멋진 삶으로 시를 완성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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