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샘 제 5 장

2003.05.03 01:42

전상미 조회 수:1512 추천:125

" 저 청월(靑月) 임니다"
찻집 주인은 고은미에게 정중하게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존경하는 선배 시인이 지어주신 호 임니다. 나는 님의 창가를 밝히는 한줄기 푸른 달 이라는 뜻이래요. 이 찻집 이름도 청월 인것 아시죠?"
찻집 대문앞에 조그맣게 한문으로 써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강진우는 모과차를 마시면서 빙그레 웃는다. 웃음속에 어떤 비밀이 엿 보였다.
대여섯명의 남자들이 떠들석하게 찻집안으로 들어오자 청월은 실례함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그들을 맞으러 일어섰다. 그들에게 가는 청월의 뒷모습은 아주 육감적이었다. 팽팽한 엉덩이가 바지속에서 터질것 같았다.
"청월은 아주 착하고 재주가 많은 여자임니다. 저렇게 체격도 좋고 아름다운 여자가 왜 아직까지 혼자인지 아십니까? 존경하고 사랑하는 남자가 있지요.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한 시인이시죠. 청월보다 나이가 30 은 많지요. 인물도 좋고 인격도 훌륭하지요. 지금 모대학 교수로 있어요. 청월은 그 시인의 시와 그의 그림자 속에서 살지요. 그는 부인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더구나 그의 부인은 의사인데 아주 미인이래요. 청월이 성형수술을 안해도 예쁜얼굴인데 성형수술을 했담니다. 이 찻집을 낸것도 혹시나 그 시인이 오실까 해서래요. 내가 알기에는 찻집을 낸지 거의 3 년이 되는데 그 분은 한번도 오지 않았대요. 저기 온 저 사람들도 문인이 아니면 미술가들 일 거에요. 예술가들의 모임장소이기도 함니다. 청월의 사랑이 하도 푸르고 깨끗해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있어요. 청월은 욕심을 내지 않지요. 그냥 바라보고 끔꾸는 사랑이지요. 요즈음 세상에 그런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데. . . . ."
고은미의 눈에는 강진우가 청월의 사랑방식을 부러워 하느것 처럼 느꼈다. 청월이 강진우를 바라보는 뜨거운 눈빛은 무엇일까?
잠시 후 청월이 다시 왔다.
"강회장님이 여자분과 같이 오신것은 처음임니다. 그래서 제가 놀랬어요. 이렇게 품위있고 멋있는 분을 모시고 오실려고 그랬나보죠?"
청월은 고은미를 찬찬히 살핀다.
"제가 강회장님을 몇번이나 저녁초대를 했었는데 한번도 허락을 하지않았어요. 얼마나 섭섭했었는지. . . ."
강진우는 빙긋이 웃을 뿐이다. 청월이 솔직하고 거침없이 하는 말들이 유쾌하게 들렸다. 말하는 입술이 매력적이었다. 많은 남자들이 탐하고 있을듯 하다는 생각이다.
시인이라는 분은 정신적으로 사랑하고 강회장은 남자로서 사랑하고 있다는 짐작이 들었다. 청월이 강회장을 바라 볼 때 마다 끈적끈적한 색시함을 분출했다. 고은미는 질투심으로 가슴이 벅차옴을 느끼자 혼자 당황했다.
청월과 나이차이가 20 년쯤 나는데 그 세월의 거리감을 느낀다. 젊은은 아름답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느꼈다.
고은미가 30 을 넘고 40 넘어 50 이 됬을 때도 결혼과 이혼 사업등으로 자신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 그러나. . .지금 고은미는 나이가 먹었구나 하는 현실감을 맛 보았다.
어느 여자를 만나도 자신감에 당당하고 우쭐감을 가졌었다. 그런데. . .청월이 앞에서 그 당당함이 사라지려고 한다.
빨리 이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다. 강회장이 무슨 느낌을 받았는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은미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찻집을 나왔다. 청월의 날카로운 눈길을 뒤로 두고. . . . . .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12,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