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해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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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소설 / 칼럼 미화(美華)여대 동창들

2020.11.05 10:41

이산해 조회 수: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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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름다움은 영원한 기쁨이니" 李山海 작


여자들은 코리안이었다.

모두 6명이었다.

외모는 50대 후반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명문 미화여대(美華女子大學校)동창들이었다.

 

여자들은 LA 윌셔가(Wilshire Boulevard)에 위치한 맥다방(맥도날드 빵집)에서 음담(淫談)을 주고 받으며 박장대소(拍掌大笑)했다. .

주된 화두(話頭)사랑이었다.

여자들은 갈색 폴리우레탄 스탠으로 목재의 결을 살린 타원형 테이블에 둘러 앉아 수다를 떨었다.

이들은 대화의 수위가 높아 질수록 더욱 대범 하게 속내를 드러냈다.

자신들의 이부자리 방사(房事)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까발렸다.

 

코로나 19탓인지 여자들 주변에는 나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여자들보다 진즉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던 나는 본의 아니게 이들의 입담을 생생하게 청취(?)할 수 있었다.   

여자들은 내가 코리안 남성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모르긴 해도 나의 외모가 후졌기 때문 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나는 이들이 거리낌없이 내뱉은 걸쭉한 음담(淫談)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머리 속에 카피 했다.

그러고는 이들이 심각하게 주고받은 대화가 비단 이들만의 속성(俗性)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 카피한 내용을 코리안들에게 알리기로 다잡았다.

하여, 나는 아무개 소설가의 붓을 빌어 이들 여성들의 애환(哀歡)을 전한다. 

 

여자들은 주문한 시니어 커피를 마시며 목청을 돋구었다.

이들 가운데 파마머리를 뽀글뽀글하게 지지고 볶은 여자가 쉬지않고 속사포를 쏘아댔다.

어제말야…. 5번이나 홍콩 같다 왔어.”

순간, 파마 머리와 마주한 단발머리 여자가 끼어들었다.

여자는 이마와 목 눈가 등에 잔주름 하나 없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피부도 20대처럼 잡티 한점 없이 곱고 매끄러웠다.

예단컨데, 서울(?)을 부지런히 드나든 것 같았다.

무릎 위에는 루이비똥 가방이 놓여 있었다.

루이비똥이 말했다.

어머, 그레이스. 남들은 한번도 가기 어려운 홍콩을 하룻밤 사이에 5번이나 갔다왔다구? 그 말 진실이야? 내가 알기로는 당신 서방 남자 구실 못한다고 하던데…..”

그러자 파마머리가 이마에 핏대를 고추 세우며 말했다.

이봐요. 헬렌 초이여사. 그대가 어찌해서 내 남편에 대해 그리도 잘아셔? 혹시 썸이라도 탄거야?”

 

두 여자의 구설(口舌)을 귀담고 있던 나머지 여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레이스 장이 제대로 한방 질렀네!”

 

분위가 갑자기 중구난방으로 흐르자 여자들 가운데 갈색 뿔테 안경을 착용한 쌩얼의 여자가 탁자를 두드리며 주변을 환기 시켰다.

그만들 하고 계속해서 홍콩 스토리나 들어보자구.”

뿔테 안경이 주변을 살피며 검지 손가락을 입술 가운데에 붙이자 모두가 입술을 오무렸다.

그 틈을 타 열기가 식은 시니어 커피를 달싹거린 파마 머리가 커피잔을 내려 놓으며 말꼬리를 이었다.

어제가 우리 32주년 결혼 기념일이었어. 우린 결혼 기념으로 베벌리 힐스에서 멋진 저녁식사를 하고 산타모니카 해변을 드라이브 한 뒤 랜초(LA의 대표적 부촌 중 하나)로 돌아왔지. 그리고 집에서도 어언 1시간 가량 와인을 즐기며 분위가를 고취시켰어. 그러고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침대로 뛰어 든거야.”

 

파마머리가 목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분위기를 띄우자 저마다 침을 삼키며 사타구니를 조이기 시작했다.

 

()이 오른 파마 머리가 계속했다.

알몸이 된 상태에서 그이가 생전 하지도 않은 헤과망측한 짓거리를 하는거야. 글쎄 침을 잔뜩 묻힌 혓바닥으로 전신 구석구석을 훔쳤어. 나는 속으로 애구 더러워라 저 인간이 미쳤나? 갑자기 안하던 짓을 다하네하며 짓거리를 살폈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예전에 너희들과 함께 보았던 포르노 있지. 그 짓과 흡사 했어.”

이때였다.

왼손 손가락에 완두콩알 만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자랑스럽게 낀 여자가 슬쩍 추임새를 넣었다.

둥글 넙적한 얼굴에 색기(色氣)가 넘치는 눈이 한시도 쉬지 않고 좌우로 움직였다.

 

다이아몬드 반지가 말했다.

어머. 그레이스. 그 비디오 나도 기억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처럼 생긴 떡 벌어진 남자 포르노 배우가 일본 여자 포르노 AV에게 해주는 애무 말야. 지금도 그 장면을 떠 올리면 비너스가 근질거린다니까.아무튼 그건 그렇고그래서 네 남편이 너한테 어떤 짓을 했니?”

 

자신의 말을 자르고 끼어든 여자를 곁눈질한 파마 머리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이가 요상한 짓을 하니까 나도 덩달아 달아 오르대. 그동안은 남편쟁이가 곁에만 다가와도 마치 뱀이 달라붙는 것처럼 징글징글 했거든. 때문에 과거에는 비너스가 열리기는 커녕 한마디로 공포였다니까.그런데, 이날밤은 아주 달랐어. 무려 30분 동안이나 그이가 나를 달군거야. 그러고는 내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애원하자 그이가 나를 홍콩으로 보냈어. 그것도 쉬지 않고 내리 5번이나.”

 

입술을 깨물며 파마 머리의 홍콩 이야기를 귀담고 있던 여자들은 저마다 손톱을 물어 뜯거나, 몸을 비틀고, 애꿎은 다리를 꼬며 마른 침을 연거푸 삼켰다.

 

파마 머리는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곁눈질하며 더욱 목소리를 깔았다.

그렇게 남편이 나를 황홀경에 빠트렸어. 나는 속으로 너무너무 행복감을 느끼며 앞으로는 남편 밥상을 제대로 챙겨야 하겠다고 다짐했지. 그러고는 나도 포르노 여배우처럼 코맹맹이소리를 내며 아양을 떨었어. 아무튼 남편이 어디서 그런 힘을 빌렸는지 야수처럼 나를 향해 쉬지 않고 연자방아를 찧는거야. 그리고 30여 분이 지나자 남편이 내 위에서 엄청난 방귀를 내지르곤 침대로 떨어졌어.”

 

홍콩 스토리에 종지부를 찍은 파마 머리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아마도 남편과의 그 순간을 생생하게 오버랩 한 탓일게다.

 

여자가 불규칙적으로 쉼을 몰아 쉬자 루이비똥이 말했다.

그레이스. 허즈번께선 지금도 힘차게 연자방아를 돌리셔?”

파마 머리가 말했다.

빌어먹을! 그 놈의 연자방아….. 이젠 멈췄어!”

“……..?”

씨부랄. 알고보니 남편쟁이 조시 성인용품 가게에서 파는 인조였다구! 진짜보다 더욱 진짜 같은거 말야. 그걸 덧 씨워 사용한거야.”

어머머머. 저걸 어쩜 좋아.”

여자들 모두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파마 머리를 동정하며 혀를 찼다.

 

이들 가운데 연두색 투피스 차림의 또 다른 파마 머리 여자가 말했다.

헌데, 그레이스. 당신 남편이 사용한 거시기 말야. 그거 어디서 구했니? 혹시 알고 있으면 지금 말해줘.”

핏대가 곤두선 파마 머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년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아는 것은 그눔이 웨스턴에 있는 몸부림 바미스 현이랑 그 짓을 할려고 그것을 구입한거야. 더 이상은 몰라.”

 

파마 머리가 시큰둥 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자 여자들도 푹푹 한숨을 내쉬며 파마 머리를 위로했다.

 

한편 여자들 가운데 지금껏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며 동료들의 사랑담론을 즐기는 이가 있었다.

시인이며, 수필가이자 비뇨기과 여의사인 로레타 진이었다.

여의사는, 미주 한인문학연합회 이사이자 유력 노벨문학상 후보군에 거명되는 유명인사였다.

 

전문시술 분야가 비뇨기인 여의사는 특히 LA 코리아 타운에서 남성들 사이에 기적의 손‘으로 불리고 있었다.

여의사는, 발기부전과 조루증세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남성들의 조슬 단 한번의 시술로 일으켜 세움으로써 당해인은 물론 그들의 여성들로부터 ‘구남주(救男主)’라는 칭송을 받았다.

 

여의사의 탁월한 의술은 비단 코리아 타운에서만 통한 것이 아니었다.        

입소문을 탄 명성은 외국인들에게 까지 널리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로는 기능을 상실한 헐리웃 무비스타 빅 조지를 비롯한 상당수 무비 스타와 사업가 그리고 정치인들이 여의사의 손을 빌어 더욱 강력한 기능을 회복했다.

 

이처럼 다방면으로 신의 축복을 받은 여의사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동창들의 끈질긴 권유로 자신의 일정을 모두 접고 자리에 합석한 것이다.

 

여의사가 말했다.

“너희들이 나를 보자고 한 이유를 비로소 알것 같아. 오늘의 주된 화제가 다름아닌 서방님의 발기부전 문제 때문이란 사실 말야.”

순간, 여자들 모두가 사전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이들 가운데 루이비똥이 심각한 표정으로 여의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로레타. 네 말대로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너를 보자고 해서 미안해.하지만 너는 우리의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잖아. 하여,부끄러운 말이지만, 네 앞에선 해야겠어. 진지하게 들어줘. 나는 남편이 서질 않아 무려 3년 동안을 석녀처럼 지내고 있어. 비너스에 곰팡이가 필 지경이라구. 너도 잘 알다시피 지금 내 나이 52세야. 한창 물이 오를 때지. 헌데, 그 인간이 물을 주지 않으니 돌아버릴 것 같애. 물론, 때로는 비너스가 너무 근질거려 아무도 몰래 외도도 했어. 너희들은 충분히 이해할 거야. 버몬트에 있는 호스트 바 대물(大物)’의 이정재와 사랑을 나눠보곤 했어, 허나, 그것도 한 두번이지….해서 말인데. 로레타, 너의 손을 빌리고 싶어.”

빅토리아. 어떻게 해줄까?”

루이비똥이 답했다.

날 잡아서 남편을 데리고 너한테 갈께. 수술해 줘. 이정재처럼 만들어 달란 말야!”

순간, 둘의 대화를 귀담고 있던 모두가 외쳤다.

로레타. 우리도 마찬가지야. 부탁해!”

 

여의사가 말했다.

진작부터 서방에게 잘하지 그랬어. 너희들이 애초부터 남편에게 소홀했기 때문에 빚어진 자업자득이야.”

 

그러자 모두가 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업자득이라니….무슨 뜻이야?”

 

여의사가 말했다.

지금부터 내 말 잘들어.너희들 서방 조시 성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너희들 탓이야.”

 

여의사가 이렇게 말하자 여자들이 발끈했다.

어머머머. 예좀 봐.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르게 하랬다고, 서방 조시 꼴리지 않는 이유가 어찌 내 탓이니? 까놓고 말하면 남편쟁이 조슬 세우기 위해 벼라 별 짓을 다했다구. 정력에 좋다는 해구신을 비롯해서 살모사와 뱀탕, 개고기 등 먹일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먹였어. 하지만 말짱 도루묵이라니까. 그거 처먹은 날은 더 안서더라구.빌어먹을.”

 

이들 가운데 하체의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요가 운동복을 입은 여자가 여의사를 곁눈질하며 말했다.

로레타.나도 2년이 다되도록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어. 그이도 조루야. 세우기가 무섭게 도달하기도 전에 죽어버려. 정말이지 미치고 환장한다니까. 너도 내 마음을 이해 할꺼야.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니 말야. 이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갈 수록 남편 꼴도 보기 싫더라구. 오죽하면 아침 밥상도 차려주지 않아.로레타. 내가 너무 밝히는 탓이라 하지마. 우리가 사는 이유가 뭔데?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아닐까. 그렇다면 행복이란 뭐지? 나는 감히 말할 수 있어. 서방한테 주기적으로 사랑받는 것. 이것이야 말로 행복이 아닐런지.”

 

여의사가 말했다.

크리스탈 주. 네 말도 일리가 있어. 인간은 빵만으론 살수 없다. 지식도 필요하고 친구도 필요하고 사회도 필요해. 그리고 방사는 우리 나이에 비타민과 같은 활력제야. 따라서 너희들이 남편과 치루는 방사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해. 여자 나이 50이 왜 뜨겁냐 하면,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나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특히 비너스의 욕구가 절정에 치닫고 있을 시기지. 하여,너희들이 지금 처한 입장을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너희들에게 먼저 조언할 것이 있어.”

“…….?”

너희들은 남편을 발기부전 또는 조루증 환자로만 알고 있지. 물론 사람에 따라 그럴 수 있어. 너희들 남편의 나이가 대부분은 60대 초반이니까. 그러나 지금 세상이 어느 때니. 남자 나이 91살에도 아이를 생산하는 시대라구. 내가 수많은 60~70대 남자들을 다뤄보아서 알아. 이들은 멀쩡한 조슬 더욱 단단하게 더욱 크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지.이럴 때면 내가 그들에게 질문해. ‘그렇게 만들어서 어디에 쓰시게그러면 뭐라는 줄 알아. ‘몸부림바 미스 현과 질펀하게 즐기려고요.’이게 답이야. 놀랍게도 너희들 앞에선 도통 일어설 줄 모르는 조시 몸부림 바 미스 현 앞에서는 벌떡 솟구친다는 사실 말야. 너희들도 이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있어야 돼.”

오마이 갓!”

여의사의 조근조근한 설명을 귀 기울이고 있던 모두가 입을 쩍 벌리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팔짱을 끼고 있던 불테 안경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로레타. 대체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안에서 서지 않는 조시 밖에서는 불끈 치솟다니,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네.”

여의사가 말했다.

물론이야. 엘리자벳. 방금 네가 지적한 말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내가 앞서 한말은 사실이야. 물론 병적으로 발기가 안되는 경우도 있고, 세우자 마자 싸버리는 조루도 허다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술을 통해서 또는 아내의 지극정성 어린 손길을 통해서 얼마든지 치유할 수 있어. 너희 남편들이 위 두가지 병명으로 잠자리를 기피한다면. 그리해서 너희들의 비너스에 곰팡이가 핀다면 해결은 간단해. 남편을 내게 보내. 아니면 여타 비뇨기과에 데리고 가. 병원에서 치료를 하라는거지.”

“……….”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이 있어. 집에서 물리치료를 하라는 거야. 이들 병은 대부분 정신적 요인에서 비롯된 경우가 허다해. 때문에 나를 찾아 오는 환자들 대부분은 간단한 물리치료로 해결하지. 아예 선척적으로 고장이 난 조슬 제외하고 말야.”

 

파마 머리가 끼어들었다.

로레타. 그렇다면 내 남편쟁이는 어떻게 하면 되지?”

여의사 말했다.

우선 네가 선행해야 할 책무가 있어. 먼저 그 놈의 징글징글한 파마좀 풀어. 수십년 째 그러고 다니니 네 남편도 좋아할 리 없을 거야. 그리고 두번째는 너의 모든 것을 변화 시켜. 주구장창 입고 다니는 몸빼 바지도 벗어 치워. 외모와 밥맛 떨어지는 말 투, 그리고 교양없이 대하는 손짓 발짓도 당장 버려야 해. 너의 남편이 서질 않는 이유는 다름아닌 너 때문이야. 네가 징그럽기 때문에 남편의 조시 반응을 하지 않는거야. 그럼에도 남편이 몸부림 바에만 들어서면 어찌해서 불끈 치솟을까! ?”

 

조금 전까지 기세 등등했던 파마 머리가 여의사의 지적을 듣고는 고개를 바닥에 처 박았다.

그러고는 가늘게 흐느꼈다.

주변에서 그녀의 흔들리는 어깨를 다독였다.

 

여의사는 파마 머리를 흘끔 쳐다본 뒤 계속 말했다.

너희들이 진정으로 남편을 세우고 싶다면 그에 앞서 너희들이 먼저 변해야 돼. 지금 너희들 꼬락서니를 보라구. 세상에라! 누가 너희들을 보고 명문 미화여대를 나왔다고 하겠어? 어쩜 이다지도 후질구레하니.여지껏 이런 모습으로, 그리고 밥맛 떨어지는 행동으로 남편을 대하니 당연히 조시 반응을 안하지. 생각해봐. 밥을 먹자마자 남편 면전에서 꺼억 거리며 트림을 하는가 하면, 한술 더 떠 뻔뻔스럽게 뿍뿍거리며 방귀를 내지르고, 뿐만 아냐. 남편 앞에서 벌러덩 누운 채 불륜 드라마를 보며 온갖 육두문자를 날리는 등. 그러고도 남편 탓만 하다니….남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너희들이 먼저 대오각성해야 돼. 완전히 탈바꿈 해야 비로소 남편이 설 수 있다고.”

 

요가 운동복이 말했다.

로레타.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변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남편의 사랑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여의사가 답했다.

방금 내가 지적한 대로야. 진정으로 너희들이 남편의 사랑을 재확인하려면 무엇보다 환골탈퇴해야 돼. 그리고 너희들도 포르노 스타처럼 몸가짐을 확 바꿔야 한다.”

에이. 쪽팔려서 그걸 어떻게 하니?”

누군가가 정색했다.

여의사가 그녀를 째리며 말했다.

그런 마인드 때문에 남편 사랑을 맛보지 못하는 거야. 너처럼 썩은 도끼 튀 듯 하니까 네 남편이 질색을 하고 네 앞에 서기만 하면 발기부전이 되는 거라구. 네 남편이 몸부림 바에서는 벌떡 서는 이유가 뭘까. 다름아닌 미스 현의 포르노 수준 몸 서비스 때문이야. 언더스탠? 하여, 너도 포르노 스타처럼 남편을 유혹해 봐. 할 수 있는 모든 몸짓을 이부자리에서 하라는 거야. 쪽팔릴 것 없어. 내가 장담컨 데, 네 남편에게 기적이 일어날거라구. ”

 

여의사가 정색한 표정으로 말하자 상대도 어깨를 고추 세웠다.

오케이!. 닥터 로레타. 나도 내일부터 모든 것을 바꿀거야. 네 말대로 환골탈퇴해서 변화를 주겠어. 포르노 스타처럼 남편을 달구겠어. 그런대도 남편이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모두 네 탓이라고.”

 

여의사가 손바닥을 마주치며 소리를 높였다.

물론이지. 네 말대로 내일부터 변화를 줘. 그러면 사흘도 안돼 네 남편이 먼저 달려들거야

 

여의사가 주변의 시선을 하나하나 훔치며 희망에 찬 조언을 거듭했다.

지금의 너희 모습을 모두 벗어 던져라.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라. 그러면 전혀 반응치 않던 남편의 조시 그대들 앞에만 서면 불끈 치솟을 것이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필시 육체적 결함이므로 자신에게 데려 오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 후.

3개월 뒤.

 

맥 다방에서 다시 만난 여자들은 한결같이 함박 웃음을 터뜨리며 행복해 했다.

여의사 로레타 진의 가르침대로 이행한 결과 남편들이 일주일이 멀다 하고 자신들에게 달려든다는 것이었다.

특히 십 수년을 파마 머리와 몸빼 바지로 버텼던 여자는 완전히 환골탈퇴 해 영화 타짜에 등장 하는 여배우 김혜수처럼 변신했다.

몰라볼 정도로 섹시녀로 거듭나 있었던 것이다.

여타 동창들 역시 이름을 확인하지 않으면 몰라볼 정도로 완벽하게 탈바꿈해 있었다.

이들은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칼잽이들에게 얼굴 보정 재 공사를 했고, 모두가 무비스타 형()으로 바뀌었다.

 

뿐이던가.

남편을 유혹하기 위해 이쁜이 수술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수술은 서울에서. 

이처럼 여자들이 완벽하게 환골탈퇴하자 물 한방 나오지 않던 남편들의 수도꼭지에서 뜨거운 감로수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편 시인이자 수필가인 신의 손로레타 진은 올해 2020년 노벨 문학상 선정에서도 아깝게도 탈락했다.

이유는 미국이 배출한 여 시인이자 현직 예일대 영문학 교수인 루이스 글릭을 스웨덴 한림원이 선정했기 때문.

하지만 한림원은 로레타 진에 대해 충분히 노벨 문학상 요건을 갖춘 인물이라고 촌평하고 앞으로도 계속 주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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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해 /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