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해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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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베벌리 파크(Beverly Park)     

 10.

베벌리 힐스에 대표적인 부촌 베벌리 파크 저택(邸宅) 빨강색 페라리가 접근했다.

이탈리아 페라리 사가 지난 2015년도에 제조한 8기통(V8)488 GTB스포츠카였다. 원화로 대략 4억원에 근접하는 사치품이었다.

페라리는포세이돈의 삼지창과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서 등장하는 요정 싸이렌의 형상을 음각(陰刻) 목조(木造)대문 앞에서 멈췄다.

페라리가 그르렁 거리는 엔진의 알피엠(Revolutions Per Minute::엔진 회전수) 낮추자 동시에 육중한대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페라리가 다시 그르렁. 페라리는 비단 위를 걷 듯 유연하게 저택 안으로 스며 들었다.페라리가 구동(驅動) 멈춘 곳은 거실(리빙 룸) 연결된 차고 안이었다.

남녀가 날개처럼 활짝 펼친 문에서 각기 빠져 나왔다.남녀는 기다렸다는 듯 서로 부둥켜 앉고 입술을 훔쳤다. 사내는 손으로는 격렬하게 여자의 젖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Y존을 더듬었다.

사내가 거칠게 손을 놀릴 때마다 여자는 괴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한동안 차고에서 유희(遊戱) 즐긴 남녀는 이내 동작을 멈추고 안으로 들어섰다.

 

같은 시각

대저택 인근에 주차한 검정색 포드 250 카고 벤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세어 나왔다.카고 벤은 다름아닌 스티브 형사 일행의 잠복 수사 차량이었다.

벤 트럭에는 CCTV 카메라와 모니터를 비롯한 고성능 감청 레이다 영상 녹화기 다양한 종류의 도청과 감청기기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스티브 형사는 소피아 형사와 도청과 감청을 전문으로 다루는 스페셜리스트 요원들 그리고 이곳 대저택의 방범 시스템을 관리 운용하는 회사 전문가를 동원해 집안을 감청(監聽)하고 있었다.

저택 곳곳에는 집 주인인 사내가 외출한 틈을 고성능 디지털 CCTV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상태였다.따라서 카고 벤 트럭 안에서는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빠짐없이 훔쳐볼 있었다.

한편 리빙룸으로 들어선 남녀는 기다렸다는 걸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사내가 옷을 벗기 시작하자 검정색 원피스를 몸에 걸친 여자도 겉옷을 벗고 차례로 속옷을 벗었다.검정색 브래지어검정색 팬티검정색 스타킹 검정색 이었다.

걸치고 있던 모든 옷을 벗어낸 남녀는 알몸 상태가 됐다.남녀는 발가벗은 상대의 몸을 번갈아 훔쳤다.

사내는 여자의 몸을 훔치며 마른 침을 연거푸 삼켰다.

아름다운 몸이었다.그리고 완벽했다.마치 조각 같았다.여자의 나신(裸身) 밀로가 조각한 비너스(아프로디테)상을 연상케 했다.

키는 대략 175 이상으로 추정됐다.여자로서는 신장(身長)이었다.어깨 아래로 흐르는 짙은 흑발과 우유 빛같은 깨끗한 피부는 여자의 건강을 표징(標徵)했다.

단단하고 도발적인 젖가슴잘록한 허리그리고 익은 박을 반으로 쪼개 놓은 듯한 탐스러운 엉덩이는 황금비율(0.7)이었다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완벽해 보였다.

여자의 Y존도 아름다웠다.

현대의학의 손이 탄 양 날개는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었다.그리고 무모(無帽)였다.역시 브라질리언 왁싱을 한 탓일 것이다.

모든 것이 아름다운 여자처럼 사내도 단단한 외모였다.180센티미터는 족히 보이는 장신의 사내는 식스팩 복근을 드러냈다.복근은 인체의 내장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만 한편으론 건강미를 나타내는 힘의 상징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리스의 명장(名將)아킬리우스의 우렁찬 가슴처럼 돌출된 상반신 가슴과 강인함이 엿보이는 팔뚝 근육 등은 사내의 야생미를 돋보이게 했다.

남녀는 잠시 서로를 훔치다가 걸음으로 샤워 탑에 갔다.그리고 샤워기의 물줄기로 서로의 몸을 적신 비누칠을 하기 시작했다.

여자가 사내의 구석구석을 비누칠 하자 독일 소시지처럼 굵고 단단한 고깃덩이가 위로 솟구쳤다. 여자는 그곳에도 비누 칠을 물로 헹궈 냈다.

여자의 손길을 의식한 사내가 진저리를 치며 여자의 머리를 끌어 당겼다. 사내의 고깃덩이를 움켜쥔 여자도 망설임이 없었다. 마치 아이스크림을 핥는 것처럼 혀끝으로 귀두(龜頭) 핥았다.

전율을 느낀 사내가 허리를 뒤로 꺽으며 포효(咆嚆)했다.

사내가 말했다.나를 천국으로 데려가 !”

몸이 후끈 달아오른 남녀는 몸에 묻은 비누 거품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황급히 가죽 소파로 갔다.

소파 끝에 엉덩이를 걸친 여자가 재촉했다.기다리눈거야어서 넣어줘.”

사내가 말했다.물론이지.”

식스팩 복근 사내는 침대 끝에 걸터앉은 여자의 허벅지를 자신의 무릎에 얹혔다.

여자가 흥분한 탓일까초점을 잃은 동공(瞳孔) 좌우로 움직이며 사내를 애타게 요구했다.그리고 끝내 포효하며 파열음을 내질렀다.

고화질 디지털 CCTV 몰래 카메라는 현재 전개되고 있는 생중계(?) 장면을 완벽하게 담아냈다.포르노 밸리에서 XXX 영화를 그렇게 세밀한 부위까지 확연하게 렌즈에 담아 전송했다.

비단 남녀의 움직임 뿐만 아니었다.

남녀가 토해내는 격정의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포드 카고 트럭에 몸을 감추고 남녀의 정사(情事) 엿보고 있는 공권력들은 덩달아 흥분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역시 수사의 일환(一環)이므로 이성으로 욕망을 다스려야만 했다.

형사라는 직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싫든 좋든 모든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한다.지금 순간처럼 에로틱한 몰카도 엿볼 있으나 그보다는 피비린내 나는 주검의 현장을 떠도는 것이 형사들의 숙명(宿命) 것이다

따라서 형사는 냉혈한(冷血漢또는 초월자(超越自) 돼야 했다.

아무튼 몰카 현장의 분위기가 이상야릇하게 전개되자 스티브 형사가 헛기침을 해대며 주위를 환기 시켰다.신사여러분 지금 모두가 눈이 풀렸구만정신차리고 일들 하라구언더스탠?”

CCTV 몰카 모니터 화면에선 여전히 농도 짙은 장면이 재생됐다.

다리를 벌린 여자의 클리(陰核) 꽈리처럼 부풀어 올랐다.

사내의 손이 그곳에 닿았다.

순간소피아 형사가 몰래 카메라를 조작하고 있는 요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길버트렌즈를 줌으로 확대해서 클로즈업 시켜봐.”

요원이 말했다.

오케이바라던 바야!.”

길버트라 불린 흑인 요원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콘솔을 조작하자 디지털 모니터 화면에 여자의 생생한 비너스가 확대됐다.

모니터 화면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남녀의 성애(性愛) 주의 깊게 관찰하던 소피아 형사가 갑작스레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길버트여자에게 줌을 확대해 .”

요원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콘솔의 슬라이더를 위로 밀어 올렸다.

조금 전보다 여자의 비너스가 크게 확대돼 보였다.

순간소피아가 손가락으로 모니터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여자가 우리가 찾던 블랙 로즈야.”

그랬다.

사내가 혀끝으로 애무하고 있는 음핵 바로 위에 활짝 한송이 검은 장미가 선명하게 문신(文身) 있었다.

문신은 천연색이었다.

꽃과 잎의 색깔이 확연히 구분됐다.

장미 꽃은 짙은 검은색이었다.

갈래로 뻗은 잎은 푸른 색이었다.

클럽 스타더스트에서 심문한 조폭 하비야 훼르난데스의 자백이 오버랩 됐다.

블랙 로즈 문신은 여자의 은밀한 곳에 있어.’ 

증거를 확인한 수사팀은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수사를 지휘하는 스티브 형사는 소피아 형사에게 행동 개시를 알렸다.

후끈 달아오른 침실에선 이같은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전희(前戱) 몰두하고 있었다.

(계속)

이산해 / 추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