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사

그는 흥행사다

우주에서 우주로 옮겨 다닌다

행성에서 행성으로 옮겨 다닌다

명황성로부터 데려온 머리만 있는 외계인들

B29-1에서 데려온 몸통만 있는 외계인들

천왕성의 손과 다리만 있는 외계인들

지구에 도착하는 순간 인간들은 그들을 보기위해 몰려간다

인간들은 흥분하고 열광한다

새벽부터 줄이 서고 기이한 외계인들이 떠날 때까지

표는 매진되고 관람은 계속된다

“Anno Domini, Anno Domini"

"before Christ, before Christ!"

각기 제 행성으로 돌아간 외계인들

이번에는 어디가 좋았어?

여러 별을 다녔는데 지구라는 곳 제일 이상하더라

몸에 온갖 치장을 하고 피부에게다는 옷이라는 것을 걸치고 다니는 거야

철창 밖으로 나서면 절대 안돼

이성 지성을 지녔다는데, 그것을 악마의 도구로도 쓴데

구경하면서 얼마나 웃었다구 보면 볼수록 신기해 당신도 내년에 가봐

흥행사가 돈을 만지며 중얼 거린다

인간처럼 돈 벌이 잘되고 호기심 많은 동물도 없다

3차 대전으로 지구가 소멸되기 전에

복제해놓을 필요성을 느낀다

다른 행성에 갖다놓아도

천년이 일초 같은 시간을 지나면 곧 현대로 들어설 것이다

우주에서 가장 관리가 어려운 종족이군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