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하늘 시

2017.12.16 03:58

이윤홍 조회 수:8536

아파트의 하늘

 

 

 

 

삼층 마흔 아홉 가구에

세 들어 살고 있는 하늘은

창문모양 그대로 직사각형이다

 

창문 크기만큼 제 모습을 보인다면

내 것은 맨 구석지기로 보이지도 않겠다

그러나 하늘의 나눔은 우리와 달라서

비록 세 들어 사는 곳은 손바닥 보다 작아도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볼 수 있는 만큼 누구나 다 소유할 수 있어서 좋다

 

하루 일 끝내고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지치고 무거운 몸으로

철커덩- 아파트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방마다 동그랗게 창 밝히고 있는 작은 불빛들

언뜻 눈물 글썽한 맘으로 바라보다 고개 들면

오늘도 땅에서 못 이룬 꿈들이 수많은 별들로 반짝 거린다

 

땅에서의 소유는 작아도

하늘로의 소망은 저리 크고 아름답나니

가만히 잠드는 가난한 방마다

밤새도록 들어서는 아파트의 하늘은 가없이 넓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2 윤슬 시 이윤홀 이윤홍 2018.11.03 8046
241 수평선 시 이윤홍 이윤홍 2018.11.03 8053
240 놔, 이런 여자를 만날꺼야 이윤홍 이윤홍 2018.09.05 7793
239 왜 날 사랑해? 이윤홍 이윤홍 2018.09.05 8220
238 윤동주-세코이아 나무 이윤홍 2018.09.05 7782
237 윤동주-잊혀진 열명의 거인(광복절 아침에) 이윤홍 2018.09.05 7905
236 드러누운 군주 이윤홍 이윤홍 2018.09.05 7896
235 시/너, 라는 여자 [2] 이윤홍 2018.09.05 7946
234 시/우리 이윤홍 2018.09.05 7976
233 Hyun Jeong- poem 이윤홍 2018.07.26 7717
232 현정이-시 이윤홍 2018.07.25 7357
231 모어 [1] 이윤홍 2017.12.29 7844
230 파도와 절벽 시 이윤홍 2017.12.22 8683
229 형상 시 이윤홍 2017.12.16 7900
228 한강 시 이윤홍 2017.12.16 7956
» 아파트의 하늘 시 [1] 이윤홍 2017.12.16 8536
226 감나무 시 이윤홍 2017.12.16 7798
225 흥행사 시 이윤홍 2017.12.16 31854
224 시/고인돌 이윤홍 2016.10.03 7720
223 시/눈물을 수선하다 이윤홍 2016.10.03 7933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604,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