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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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나무 위의 식사

2018.03.11 17:41

Noeul 조회 수:25

나무 위의 식사  - 이만구(李滿九)
                                                
이층 책상 창문의 커튼을 걷어 올리면 
상쾌한 아침, 건물 그림자 진 뜨락에
커다란 소나무 몇 그루 눈 앞에 서있고
잔 가지 끝마다 작은 솔방울 매달려 있다

봄이 되어 싹튼 솔잎 위로 뾰쪽이 돋은 
녹색 솔방울들이 싱그럽게 기웃대고 
잔 바람 연한 솔잎 실타래가 살랑이는 
창가에는 완연한 봄빛이 어리어 있다

물 오른 나무 타고 오르내리는 다람쥐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잔가지 끝의 
솔방울 하나 따서 물고 큰 가지로 가서 
옥수수 갉아먹듯 야금야금 식사를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은밀한 아지트 인듯 
허리를 반쯤 구불리고 앞발을 세워 쥐고 
진지하게 연한 솔씨와 겉껍질 씹으며
부스러기 떨구다가 서로 마주친 눈길...

무엇에 들킨 듯이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끼웃거리며 황급히 아침 식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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