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정 꿈꾸는 바람개비.jpg

작가소개

전남 묵포 출생.
1993년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에서 시로 등단, 미주중앙일보에서 소설이 당선되었다.
한국아동문예 아동문학상, 가산문학상, 고원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동화집 「빛이 내리는 집」과수필집 「향기등대」가 있고, 동인 작품집으로는 「다섯나무 숲」(재미작가 5인 소설집)과 「참 좋다」(재미작가 5인 작품집)가 있다.
미주아동문학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글마루문학회 회장, 미주가톨릭문인협회 회장, 미주한국문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책소개

정해정 작가님의 「꿈꾸는 바람개비」는 향기로 버무려진 시화집이다. 꽃의 향기와 타향(미국)과 고향의 향기, 가족의 향기, 신앙의 향기로 범벅이다.
해드림에서 출간한 작품집을 통해서만 벌써 네 번째 정해정 작가님과 만난다. 두 번은 재미작가들의 동인집 「다섯 나무 숲」(재미작가 5인 소설집)과 「참 좋다」(재미작가 5인 작품집)로 만났고, 두 번은 개인 수필집 「향기등대」와 이번 시화집 「꿈꾸는 바람개비」로 만난 것이다. 「향기등대」도 저자의 그림과 함께한 아주 예쁜 컬러 양장본 수필집이다. 우리 해드림에서 만들어 낸 작품집 가운데 가장 예쁜 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문인화가 답게 정해정 작가님의 개인 작품집에는 작가와 화가 두 인격체가 아름답고 화려하게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풍부한 유머조차 엿보이는 정해정 작가님은, 적잖은 연륜에도 문학을 이어가는 꾸준한 열정이 무엇보다 존경스럽다. 작품집을 통해 벌써 몇 해째 그 열정을 지켜 본다.
이번 「꿈꾸는 바람개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면, 개인적으로 ‘금낭화(씨엄씨 밥풀꽃)’를 꼽는다. 어렸을 적 할머니에게 들었다는 ‘금낭화’에 얽힌 전설을 시로 재구성하였는데, 애잔한 사연을 구성진 전라도 방언으로 위트를 가미하여 표현하였다. 금낭화는 사실 며느리밥풀꽃 혹은 꽃며느리밥풀과는 다르지만 같은 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정해정 작가님은 이를 ‘씨엄씨 밥풀꽃’이라 하였다. 시(詩)의 파괴성을 활용한 셈이다.

 

출판사 서평

장소현 원로시인이 말하는 「꿈꾸는 바람개비」
그윽한 연륜의 짙은 향기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첫 시집으로 팔순을 축하하는 일, 결코 흔한 일이 아니지요. 더구나 등단 30년 만에 수줍게 내놓는 첫 시집이라니 더욱 뜻깊습니다.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에서 시 <바람개비>가 당선작으로 뽑힌 것이 1993년이니, 햇수로 어느덧 30년의 됩니다.
긴 세월 묵힌 시들을 떨리는 마음으로 내놓는 작가의 진중하고 겸손한 마음가짐이 참으로 소중하게 여겨져 감탄스럽네요. 그러니 연륜의 향기가 짙을 수밖에 없지요.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

주위를 둘러보면 시인이 참 많기도 많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인들이 그렇게 많은 시를 쏟아내는 데도 세상은 조금도 아름다워지지를 않으니 참 요상합니다. 그래서, 시란 도대체 무엇이고, 왜 존재하는 것인가 등을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시는 손가락이나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써야한다.”라는 멋진 말이 있습니다. 시는 글재주나 기교 자랑이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실제로 세상에는 말장난, 글재간 겨루기가 넘쳐납니다.
그래서 “시를 쓰려거든 더운 가슴으로, 진한 마음으로 쓰라”고 하는 가르침이 새롭습니다.
그런데 가슴으로 쓴 시보다 더 좋은 시는 ‘삶으로, 인생으로’ 쓴 시가 아닐까라는 엉뚱한 생각이 듭니다. 가령 늙으신 어머니가 지나가는 말처럼 툭 던지시는 한 마디가 그대로 뭉클한 시일 때가 많지요. 삶의 굴곡, 인생의 연륜에서 우러나온 푹 익은 깊은 맛 말입니다. 아무리 조미료를 뿌려대고 양념 패대기를 쳐도 묵은지의 곰삭은 맛을 낼 수는 없지요. 세월의 무게는 그렇게 아득하고 웅숭깊은 겁니다.
요새 한국에서는 나이 드신 시골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워서, 시를 쓰고, 그걸 묶어서 시집으로 펴내는 일이 더러 있습니다. 그걸 소재로 만든 영화도 나왔습니다. 일본에서도 할머니 시인의 시집이 대단한 화제를 모은 일이 있었지요.
이런 분들의 시를 읽어보면 연륜이 빚어낸 묵은지 맛 물큰한 시들입니다. 문장의 기교니 문학성이니 예술성이니 하는 따위의 어설픈 잣대를 들이댈 여지가 도무지 없는 시들이지요. 아무 말도 안 하는 것 같으면서 모든 말을 다하는 시…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정해정 시인의 시들도 그렇게 쉽고 소박하고 편안합니다. 추운 겨울날 따스한 아랫목에 무릎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두런두런 나누는 이야기처럼… 또는 정겨운 어머니의 주름진 민낯을 바라보며 잡은 손에 가득한 굵은 이랑을 쓰다듬는 아련함 같은…
그러나 한참 지나고 보면 문득 다시 떠올라 곱씹어보게 되는… 그런 다소곳하고 웅숭깊은…

그리운 마음들이
섬처럼
둥-
둥-
떠 있는데

섬이 울고 있다.
-<섬> 부분

시와 그림은 본디 하나

정해정 선생은 동화작가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소설, 수필, 시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하는 작가입니다. 형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죠. 그만큼 세상을 넓고 다각적으로 보려고 애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자유롭기 때문에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해집니다. 가령 <금낭화(씨엄씨 밥풀꽃)> <늙은 쌈닭> <왜 그랬을까?> 같은 시는 짧은 소설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지요. 이같은 여유는 작가에게 매우 큰 힘입니다.

바람개비에 감기는 바람은
꽃잎을 흩날리며
향기로 쏟아집니다

아이는 바람의 향기를 마시면서
바람개비 속으로 들어갑니다
하늘을 헤치며 훨훨 구름 속을 납니다
거기가 바로 엄마 품속인지도 모릅니다

눈부신 꽃밭을 봅니다
눈부신 별밭을 봅니다
별이 깜박이는데 아이는
흐르는 은하수 끝자락을 잡습니다

아이는 다시 잠이 들고
묘비 옆에서
바람개비 홀로 객지에 남아
뱅글뱅글 돌고 있습니다.
-<바람개비> 부분

거기에다 직접 그린 그림이 더해집니다. 그림과 글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세계인데, 이것은 매우 소중한 정신세계입니다. 옛 어른들은 이렇게 가르치셨지요.
“시와 그림은 본디 하나(詩書畵一體)요, 시 안에 그림이 있고(詩中有畫) 그림 속에 시가 있다(畵中有詩)”

나그네로 만난 친구가
누워 잠든 묘비 옆에
누군가 버리고 간
기우러진 유리잔 하나.

간밤에 살짝 지나간
소나기의 흔적인가
조그만
하늘 조각이 담겼네.

깊숙히 고인
친구와 인연이
왈칵
눈물로 쏟아질까봐

서둘러
그 잔에 붓을 담가
내 가슴에, 물 번지는
물 번지는 그림을 그리네.
-<수채화> 전문

그림은 곧 음악과 이어집니다. 정해정 시인의 경우는 고향인 남도의 가락이 시 구석구석에 자연스레 스며있습니다. 아예 구성진 남도 사투리로 쓴 <섬 타리에서 온 편지>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시들에도 장단이 구성집니다.

오메, 가을 편지가 왔네
나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 있다네
70년 지기 동무들

더러는 먼저 가고,
더러는 양로원에 살고
그래도 남은 동무
머시메 가시네 합해서 몇 명
푸른 하늘 머리에 이고
가을노래 함께 부르는
우정이라는 피를 나눈
어릴 적 내 동무들…

몇 번이나 더
가을편지를 받을 수 있을거나.
-<동무들> 전문

밝고 긍정적인 눈길

정해정 시인의 시를 비롯한 모든 글에 근본적으로 흐르는 것은 긍정적 시각입니다. 어쩌면 동화를 많이 쓴 작가이기 때문에 그런 시각이 강해지기도 했겠지만, 타고나기를 사랑이 많고 긍정적인 사람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나이또래 분들이 거의 다 겪었듯 전쟁의 짙은 상처, 사회의 소용돌이, 그리고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 나그네의 삶… 어찌 사연이 없고 슬픔이 없겠습니까만, 그런 어두움을 넘어 늘 밝은 곳을 봅니다.
시에서도 당연히 그렇습니다. ‘사랑’이라는 낱말을 직접적으로 쓰는 일은 거의 없지만, 전편에 짙은 사랑이 깔려 있습니다. 그리운 사람들, 정겨운 가족들, 고향, 아름다운 꽃들…
고달픈 이민살이의 이런저런 모습을 지긋한 눈길로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면서도 “코리아타운은 사랑이란다”라고 노래하는 식입니다.

코리아타운은 사랑이란다.

서울의 이태원보다

한국스러운
코리아타운은 사랑이란다.

겁도 없이 안개 속을 뚫고 온
낯선 이 땅.
코리아타운은 사랑이란다.

…<줄임>…

우리끼리
지지고 볶고
찌개내음 배어있는 그리움

코리아타운은 사랑이란다.
-<코리아타운> 부분

“우리끼리 지지고 볶는 그리움의 내음”이 시에도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그래서 편안하게 읽히는 겁니다
고향이나 먼저 간 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들은 한층 끈끈한 사랑으로 사무칩니다.
타향살이 나그네 삶을 사는 이민자들의 생각은 대개 두 갈래로 나뉩니다. 그 하나는 “떠나온 곳은 있으나 돌아갈 곳은 없다”는 상실감이고, 다른 하나는 “고향이 두 개”라는 긍정적 시각입니다. 정해정 시인의 눈길은 물론 후자지요. 일찍이 고원(高遠) 시인께서 노래한 “달 둘이 떠서” 세상을 밝히는 세계인 겁니다. 정해정 시인의 아호는 ‘달샘’인데요, 그 이의 샘에는 언제나 두 개의 달이 뜰 겁니다. 틀림없어요.
그래서 그 이의 시에서는 고향과 지금 살고 있는 미국땅 코리아타운은 똑같은 무게로 존재합니다.

이민 와서
처음으로 나무 몇 그루 사려고
화원에 갔네

아하!
고향친구 만난 듯 반가운 팻말
‘미스김 라일락’

오래전
해방 직후 미국 식물학자
한국 방문해서
아카시아보다 더 향기 짙은
라일락 묘목에 반해
자기 고향으로 가져갔다네

그 라일락 개량해서
‘미스김 라일락’이라
이름 부쳐 세계에 퍼트렸다는…
열심히 도와준 타이피스트 미스김
이름 따서 ‘미스김 라일락’

키 작고 향기 짙은
이 나무를 한국에서 다시 사갔다던가
원 세상에나....

나는 두 그루 사와 부엌 창문 아래 심었네

오월이면 여지없이
연보라 꽃잎 맺히고
천리만리 봄 향기 가득.

마음 어지러운 날
부엌으로 가
까치발 하고
창문 내다보면
여전히 반갑게 웃고 있네, 미스김은…
얼씨구 좋네!
-<미스김 라일락> 부분

하지만 정체성을 잃을 수는 없지요. 그래서 시인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미스김 라일락’의 토종 이름은 ‘털개회나무’라네. 나는 ‘털개회나무’인가 ‘미스김 라일락’인가 그것이 궁금해)라고.
어디 시인뿐이겠습니까?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물음이겠죠. 나는 누구인가?

믿음의 세계, 기도의 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정해정 시인이 바라보는 사랑의 끝자리는 결국 믿음의 세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이의 시들은 곧 기도인 겁니다.
그 분 발밑에 무릎 꿇고, 바람이고 싶다고 비는 간절한 기도… 남의 십자가도 불평 없이 짊어질 수 있는 은총을 갈구하며, 성수처럼 맑은 눈물을 흘리고 싶은 마음…

태초에 아무것도 생기지 않은
혼돈 속에서
그 분의 숨결이
바람이었듯이
살아있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바람이고 싶습니다> 부분

기도를 미사여구로 현란하게 꾸밀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간절하면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잔뜩 멋부린 기도는 잘 안 들으시지요. 그런 기도는 대개 간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시나 기도시 쓰기가 어렵다는 거겠지요.

첨에는 가증스런 남의 십자가를 밀어내려고
내 몫이 아닌 십자가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줄임>…

주님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당신 발밑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내 십자가는 물론
경우에 따라 남의 십자가도
불평 없이 질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주님
이 사십일 만이라도
기레네 사람 시몬이 되게 하소서
성수처럼 맑은 눈물을 흘리고 싶습니다,
성수처럼 맑은 눈물을.

-<사순절에 드리는 기도> 부분

갈 길이 분명하게 정해졌으면, 그 다음은 한 눈 팔지 말고 열심히 가는 것이 마땅한 일이죠.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 묵묵히…
그렇게 열심히 쓰는 일만 남은 겁니다. 시가 되었건 소설이나 동화나 수필이 되었건 마음을 다해 정성껏 쓰는 일, 기도하듯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간절하게 글을 쓰는 일, 그렇게 살아가는 일… 결과는 그 다음 일입니다.
한국에서 발행되는 생태잡지 <녹색평론>의 발행인이자 영문학자요 문학평론가였던 고(故) 김종철 선생께서 후배 문인의 글을 읽고 보낸 답신의 한 구절을 여기 옮깁니다.

“”앞으로 이런 글 많이 쓰라고 권하고 싶네. 괜히 어려운 소리 하지 말고, 고향을 잃고, 잃어가는 슬픔과 고통을 솔직히 나누는 게 문학의 본질이 아닐까 싶어. 때가 되면 다 떠나야겠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앓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 말이야.“

이 말씀을 첫 시집을 펴내는 정해정 시인에게도 드리고 싶고, 그에 앞서 저 자신부터 가슴에 새기고 싶습니다. 끊임없이 아파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 그 슬픔과 고통을 솔직히 나누는 글쓰기…
너무 무겁고 어려운가요? 아닙니다. 간절하면 됩니다. 아무리 무거운들 십자가만이야 하겠습니까?
기도처럼 쉽고 간절한 글쓰기에 힘쓰는 이 땅의 문인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
-장소현 (시인, 극작가)

 

74_gs_img_jung.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3 김소희 시집-비커가 있는 오후 file 미주문협 2022.02.10 126
342 고대진 에세이-순대와 생맥주 file 미주문협 2021.12.30 120
341 유진왕 시집-그대의 노래 하나 더하시게 file 미주문협 2021.12.02 154
340 김외숙 장편소설-엘 콘도르(El Condor) file 미주문협 2021.11.08 144
339 김영교 수필집-물처럼 바람처럼 file 미주문협 2021.10.18 206
338 안규복 시조집-사랑은 작은 집에서 file 미주문협 2021.09.07 374
337 신현숙 시집-생각하는 의자 file 미주문협 2021.09.01 371
336 글벗동인 소설집-사람사는 세상 file 미주문협 2021.08.18 139
335 성민희 수필집-아직도 뒤척이는 사랑 [2] file 미주문협 2021.08.06 168
334 이신우 수필집-사랑의 물레가 돈다 file 미주문협 2021.07.11 158
333 김준철 시집-슬픔의 모서리는 뭉뚝하다 [3] file 미주문협 2021.06.20 644
» 정해정 시화집-꿈꾸는 바람개비 file 미주문협 2021.06.06 179
331 이희숙 시집, 동시집 출간-부겐베리아 꽃그늘, 노란 스쿨버스 [1] file 미주문협 2021.06.02 180
330 김수영 한영 수필집-잊을수 없는 스코필드 박사와 에델바이스의 추억 file 미주문협 2021.05.15 99
329 손용상 운문집-부르지 못한 노래...허재비도 잠 깨우고 file 미주문협 2021.04.24 170
328 서진숙 시조집-실리콘 밸리 연가 file 미주문협 2021.03.22 144
327 박윤수 회고록-늘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file 미주문협 2021.03.15 100
326 엄영아 수필집-수를 놓듯 연서를 쓰듯 [1] file 미주문협 2021.02.21 315
325 김미희 시집-자오선을 지날때는 몸살을 앓는다. [1] file 미주문협 2021.01.19 764
324 정찬열 시집 -길 위에 펄력이는 길 [1] file 미주문협 2021.01.04 258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2
어제:
0
전체:
45,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