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춤 . 1

아내룰 위한 序詩

 

                                              손 용 상

 

색 바랜 낙엽

소리 없이 떨어지고

길가에  흐드러진 코스모스는

여전히 흔들리는 슬픔이다

 

다시는 일어설 수 없었던 그날

내 모습 낙엽 되던 그날

그날도 가을이었다

 

가로수 이파리 눈 비비듯

그녀의 슬픈 동공이

병실 모퉁이

어딘가에 걸려 있었다

 

다시 가을

 

나 그대와 손잡고 동행하고 싶다

초침으로 헤아리는 여생이지만

이제라도 함께

어깨 부비며 나란히 걷고 싶다

 

무심코 살다가

꼭 가을이 되어서야 깨닫는 나는

아아

시간을 잃었던 천치(天痴).

 

2016. 10월 보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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