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오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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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뒷뜰얘기 (2) 푸른박새 / Blue tits

2017.03.03 07:27

강창오 조회 수:85

박새는 옛날 자연책에서나 들어봤던 이름일뿐 전혀 윤곽이 잡히지 않던 새였다. 그런데 우리 뒷정원에 산비둘기 다음으로 눈에 띠는 새가 바로 이 박새다. 박새류는 참새보다도 작은 크기에 얼핏 보면 모양새는 같지만 여러종류의 고운 색깔들로 다양하다. 색깔에 따라 이름들이 붙는데 대표적인것이 Blue tits으로써 일반인들은 웬만하면 다 이종류를 도맷금으로 Blue tits라고 한다. 박새는 다른새에 비해 둥지트는데 예민하다. 그래서 가든센터에 가면 박새둥지를 팔며 안전한곳에 설치하도록 권장한다. 한참전에 둥지를 하나 사다가 집 맨뒷부분 처마밑에 달아놓은 이후로 봄마다 박새들이 새가족 둥지로 이용해왔다. 봄철이되면 암놈 숫놈이 협동하여 마른 잔디를 물어다 둥지속에 자리를깐후 부화가 되면 쉬지않고 날아다니며 먹이를 나른다. 먹이를 물고 들어가면 서로 달라고 짹짹대는 새끼들의 소리는 그야말로 자연의 음악소리 그대로다. 시골에서 살아보지 못했지만 아마 시골집들의 처마밑에 둥지를 트는 제비들의 breeding 과정이 같을것이라 짐작한다. 새끼가 떠나야할날은 어미들이 일찌감치 둥지밖 아아취에 앉아서 인내를 가지고 새끼들이 나오도록 불러낸다. 먹이를 더이상 안물어다주니 한마리씩 용기를 내어 세상밖으로 나온다. 처음엔 구멍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처음보는 세상을 살핀후 서툰 비행으로 뛰쳐나와서 나와서 어미곁을 돈다. 마지막놈이 나오면 언제였드냐 싶게 다같이 나무숲으로 자취를 감추는것이 매해 반복돠는 과정이다. 아무튼 대부분 성공적으로 breeding을 마치지만 간혹 어떤해는 참사가 일어나곤한다. 둥지를 떠난후 청소를 하기위해 둥지를 열어보면 무슨 이유였든지 1-2마리가 떠나지 못하고 죽어 남아있는것을 본다. 그래서 매년 둥지를 열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금할길이 없다.

단한번의 경우지만 한해는 정말로 큰 참사(?)가 있었다. 얼핏밖을 내다보니 떠날때가 아닌데 어미박새들이 아아취에 앉아서 안절부절못하고 도는것을 보는 순간 둥지를 쳐다보았다. 아뿔사! 거대한 까치 한놈이 둥지옆쪽으로 걸터앉아 둥지를 열려고 팍팍 쪼아대지 않는가?  단번에 나가서 호통쳐 까치를 쫓아버렸지만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자기들의 둥지가 위협받았으니 그다음엔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튼 무사히 잘넘기기만을 바라며 몇일이 지났다. 우연이 둥지를 바라보는 순간 파리한마리가 둥지속으로 날아들어가지 않는가? 그순간 마음이 덜컹했지만 혹시나 몰라 몇일을 더기다려보다가 도저히 기척이 없기에 초조한 마음으로 둥지를 들어내 열었다. Oh my God! 이 저절로 나왔다. 거이다 성장한 6-7마리의 새끼들이 촘촘이 누워있는 떼죽음이 눈에 다가왔다. 거이 떠날때가 다되어 변을 당한것이다. 어미들이 둥지가 위협받으면 그 둥지를 버린다는 말을 들었긴 했지만 그것이 사실로 확인된것이다. 그놈의 bully 까치가 박새 한가족을 사그리 망쳐놓은것이다. 그이후로는 그둥지를 돌볼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입구구멍을 막았었는데 작년봄에 다시 박새들이 들락날락하는것을 보았다. 요행이 그 구멍을 열고 다시 Breeding을 시작해 나중에 잘 떠나는 것까지 보긴했지만 다시금 새식구를 맞아 환영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유는 요즘 봄의 때가 일찍찾아오기 때문에 새들이 준비하는 과정의 흐름을 읽기가 쉽지않다.
아울러 세상이 이상해져가니까 까치들조차도 부쩍 늘어나 판을 치기때문에 그냥 둥지에 대한 관심을 접게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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