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오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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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강창오

 

저녁

단잠의 평온으로 가리웠던 겟세마네 언덕

한치의 흑암은 요동치며 토해냈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했노라고

세상끝까지 주의 파숫꾼이 되겠다던 자만과 허위는

한꺼번에 무너져 구릉타고 질주했지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남들은 주를 버릴지언정 나는 따르렵니다

사랑합니다, 주는 아십니다

새벽닭은 세번의 맹세를 하나하나 도려내며 울어제쳤지

나는 그를 알지못합니다

당신이 말한것도, 깨닫지도, 저주스럽도록 모르겠오

 

정오

빌라도가 손을 씻으며 주는 무죄하다고

군중은 소리질러, 그의 피를 우리와 우리자손에게 돌리시오

살육과 탄압과 야유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듯 등등했다오

골고다로 향하는 십자가의 여정은 참으로 길고 험난했다오

 

언덕에 우뚝선 십자가는 수난과 치욕으로 얼룩져보였오

세상을 구원하겠다던 성자의 종말이 무참하기만 했오

, 진리, 생명자체가 슬픔속에 잠겨 종적을 잃어보였오

나를 버리나이까? 다이루었다 절규하며 떠나시었오

 

아침

암흑을 가르는 여명의 광채가 유난이 달랐다오

사망의 그늘이 생명의 빛으로 이어지는 순간들

엠마오로 향하는 길이 너무도 분주했오

슬픔과 낙망으로 무덤가를 걸어가던 여인의 얼굴들이

 

한순간 무엇과 바꿀수없는 소망과 희열로 점철됐다오

무덤문이 열리고 부활한 주님을 직접 목격했다오.

영원한 삶의 새소망을 전파할 최초의 증인들

이들의 발걸음은 나르듯 빠르기만했오

영광과 승리의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