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2020.04.12 09:42

강창오 조회 수:61

몰카

어제 텔레비젼에서 볼거리를 찾던중 방송리스트에서 BBC의 Spycam을 선택해 클릭했다. 우연하게도 열자마자 갑자기 한눈에 들어오는 낮익은 배경. 한글의 간판으로 얼룩진 서울강남거리. Stacy Dooley 라는 여기자가 한국을 방문해 몰카의 피해자들과 가해자들 그리고 몰카의 범인들을 추적해내는 IT  전문 의병(?)들을 상대해 인터뷰해서 만들어낸 특집이었다. 통계적으로 거이 일년에 6000 – 7000 건의 몰카 범행이 적발된다고했다. 범인들은 주로 공중화장실이나 단체의 탈의실 혹은 모텔에 몰카를 설치해놓고 찍은 동영상을 만들어 팔거나 voyeurism 으로 개인의 성적욕구를 채우는등이 목적이었다. 그 범인들은 물론 젊은 청년들이나 평범한 모범시민들이 주류이지만 사회고층직의 의사나 판사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인터뷰과정에서 한 IT 의병이Dooley 여기자가 묶고있는 호텔방을 한 예로 그것을 증명했는데 그 방에서만 발견된 몰카가 33개였고 이것에 대해 전혀 몰랐던 그 여기자는 그만 경악을 금치못했다. 화장실의 빗을 비롯하여 구석구석 바늘구멍만한 틈에 몰카들이 설치되어있다는 사실에 그 프로그람을 보는것만으로도 가히 전율을 느끼게 하는것이었다.

인터뷰의 대상이었던 한 여성은 자신의 성행위가 노출되어 인터넷에 올랐는데 놀랍게도 범인은 다름아닌 그녀의 파트너가 몰래 자신들의 성행위를 촬영해 올린것이었다. 또 다른 예로는 한 종합병원에서 여직원의 탈의실을 몰카로 촬영하다 적발된 범인이 바로 그병원의 임상병리사였다. 아무튼 이 같은 결과로 대다수의 피해자들이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잃고 사회생활을 단절하는가하면 심지어 수치심에 자살에까지 이른다는것이다.
아무튼 조그만 희망은 소수의 IT 의병들이 이 범행자들을 끊임었이 추적해 경찰에 신고하는데 문제는 이 몰카범인들에 대한 법률적 제한이 상대적으로 미약한것이다. 법적인 해석은,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치지 않고 단지 사진 촬영한 것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몰카 범행자가 4번에 걸쳐 적발될 경우에만 성폭력으로 징역 5년에 처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범행자가 3번까지만 범행을 저지르고 손을 뗀다 하더라도 그 3번째까지의 범행으로 당하는 피해자수는 무지기수고 아울러 총체적으로 당하는 피해자수는 가히 짐작할수가 없다.

나아가서 Dooley 기자가 소수의 범행자를 상대로 인터뷰를 했다. 물론 그 범인들은 이러한 범행을 오래하다보니 고질화되어 멈출수 없는 정신적 질환을 겪기도 하는데 문제는 이들의 해명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의도는 아니었기때문에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것이다.

이 특집을 다 보고 난후의 심정은 세상이 갈때까지 갔구나 하는 한탄뿐이었다. 세상이 이지경까지 이르게 된것은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자고 만들어진 인권법이 편법만용되면서 한창 빗나갔기 때문인것은 말할것도 없다. 지구의 모든 선진 민주국가들을 기준으로해서 너두나두 모두 자신들의 인권을 내세우니 이 인권문제 앞에서는 이런 가해자들이 특권층이요 법조차 그 앞에서는 맥을 못추는 상황인듯하다.
참으로 슬프게도 이제는 전체적인 메세지가, 가해자에게는 인권때문에 법적인 제한이 못미치니까, 각자 알아서 피해를 보지말고 그렇치 않으면 피해자로써 죽을 사람을 죽고 살사람은 살아라하는식인것 같아 앞이 몽롱하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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