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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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빛바랜 작은 수첩

2021.05.05 18:15

Noeul 조회 수:13

빛바랜 작은 수첩 - 이만구(李滿九)

아주 낡을 때까지 쓰자 던 손지갑 
그 안에 끼인 오래된 수첩을 펴보니   
깨알처럼 써 놓은 글들이 
눈앞을 아른거리는 옛 기억 담고 있다 

묵은 손때 다닥다닥 붙은 표지 
잊지 말자고 박박 밑줄 친 메모 
이제는 곱게 단풍 든 빨간색 글씨 
텅 빈 가슴 떠도는 낙서
여태껏 무슨 사연 있길래 
보란 듯이 매달린 겨울 참나무 잎새 

한 장 한 장 넘기며 한참 바라보니 
예전에 등지고 떠나 온 빈자리마다 
세월의 낙엽이 수북이 쌓여있고 
스쳐 간 지난날들, 내 애증의 시간         
돌아올 수 없는 추억이 담겨있다 
 

한때는 고스란히 태우고 싶던 기억들 
그 속에서 헤집은 몇 개의 잿빛 진주 
아직 소중한 추억이라 만지작거리며 
다시 챙겨 넣는 내 빛바랜 작은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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