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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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참 슬픈 일

2021.07.17 03:19

정종환 조회 수:35

꽃들이 만개한

어느 날

화단 조그만 한 구석

볼품없는 돌들 사이

덫에 걸린

쥐 한마리

이미 충혈된 눈빛

포기한 몸부림의 잔물결

이 공기를 타고

다가온다

몇 일 전부터

집안에 악취를 풍기고

한밤중 놀라 자빠지게 하고

밥맛을 잃게 한 것도 모자라

친구들 발길도 끊어놓은

쳐놓은 덫에

드디어 걸렸다

이대로 놔 두면

굶어 죽거나

다른 동물들 먹이감 되겠지

그러나

쥐띠인 나는

그냥 풀어줬다

공부방으로 올라가는

어둔 계단에서

다시 눈 마주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