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나가는 아들의 태도

2021.07.22 16:23

노기제 조회 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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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3                                                 엇나가는 아들의 태도

                                                                                             노기제 (통관사)

 

   삐딱해진 아들의 요즘 생활 태도가 불안하다. 성실하게 학교와 알바를 오가며 불평 없이 잘 지내줘서 항상 감사하며 살았는데. 문제 청년들 맡아 혼신을 다하던 교회생활도 등 돌린 듯 엄마에게 오는 목사님의 통고 전화가 잦아지고 있다.  20대의 아들아이는, 실족하며 의지할 사람 찾아 헤매는 청소년들의 멘토였던 관계가, 요즘은 그들과 친구가 되어 막 나가는 생활로 함께 몰려다닌다는 소식이다.

   아들은 부유하게 좋은 가정환경에서 청소년 시절을 눈속임 속에서 지냈다. 남편의 폭력을 더는 참을 수 없어 이혼 후, 아들만 데리고 미국으로 도망 온 엄마에겐 경제력이 없다.  축척 된 현금도 건져오지 못하고 간신히 몸만 피해 나온 사정이다. 영주권도 없다.

   잘 살 때 알고 지낸 사업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겨우 최저 생활의 거처를 마련하고 실내 스왑밋에서 여자 옷 장사를 한다. 잠시도 쉼표를 찍을 수 없는 아들 교육을 혼절하기 직전의 상태에서 이어가고 있는 화려한 전 경제인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됐다. 단순한 고객이 되어 자주 왕래하다 보니 내겐 필요도 없는 옷가지들을 자꾸 사들이게 된다. 크게 도움이 안 되더라도 작은 위안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명품으로 감고 살던 옷가게 사장님의, 지난 시절의 눈높이에서는 비록 자신이 팔고는 있지만, 내가 사들이는 초라한 옷가지들은 쓰레기에 속할 것임에도 요것조것 계속해서 내게 권한다.  기분 전환용으로 한두 번 입고 버리라는 도움말도 준다. 물론 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아서인지 매출 올려주고 싶은 생각과는 반대로 어디다 쌓아 두어야 할지를 고민하곤 했다.

   어느 날, 얼굴이나 보고 가려는 심사로 들렀더니 가게가 휑하니 정리되고 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다 처분하고 있다며 필요한 것들 골라 가시란다.  헛걸음할뻔했다.  그동안 정을 쏟은 난 아차 싶었다.  소식도 없이 가게 닫고 사라지면 그만인 사이였던 거다.

   그 후로도 계속 내 머릿속에 분주히 뛰어다니는 그 아들아이가 기도 제목이다.  그렇게나 신실하던 아들이니 예수님이 간섭하셔서 엄마 품으로 돌아오도록, 예전처럼 방황하는 형제들을 도와주며 엄마의 기쁨인 아들이 되려면 내가 중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좋을지를 묻곤 한다.  엄마의 훈계를 순순히 받아들일 아들이 아님을 안다. 엄마 친구라고 전화하면 말도 안 섞는 것은 물론이고 엄마에게 큰소리로 대든다고 아예 연락하지 마시라고 부탁이다.

   하늘이 혹여 내게 어떤 임무를 주신다면 순종할 마음은 있지만, 나 스스로가 뭐 잘났다고 그 아들에게 연락하고 말을 걸 필요는 없다.  자연스럽게 콤퓨터에 능한 아들아이의 장점을 이용해서 역으로 내가 도움을 청해 본다.  글을 써서 저장하면서, 읽는 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사진을 첨부한다거나 육성으로 낭독을 해서 홈피에 올리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미리 사례를 넉넉히 했다.

 

 

 

     엄마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더라고  확고한 엄마의 마음을 은근히 아들에게 귀띰  해주며, 뒤돌아 그들 모자를 위해 기도를 한다. 가 소망하는 바는 엄마 세대나 아들 세대나 모두 그들의 모든 어려움을 하느님께 맡기며 동역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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